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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만큼 제대로 썼습니다. 그래도 늦은 건 죄송합니다. (___);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업무를 대체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와 비례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주변기기 구매도 줄을 잇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무선 키보드입니다. 이미 쿼티 자판을 기본으로 탑재한 스마트폰도 있지만, 외장형 키보드의 속도를 따라올 순 없죠. 기종이 다르고 OS가 달라도 대부분 블루투스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하면 기종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블루투스 키보드들이 높은 가격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렴한 블루투스 키보드를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주)퓨전에프앤씨의 아이노트(FS-94KTB)입니다.
■ 애플 키보드와 배다른 형제
아이노트를 구매하면, 사진엔 없지만, 블루투스 모듈이 없는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범용 USB 블루투스 동글과 함께 제공됩니다. 또한, 키보드의 케이스를 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도 동봉되어 있죠. 아이노트 전용의 키스킨도 기본으로 제공합니다. 상당히 친절하고 풍성한 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구성에 비해 매뉴얼은 조금 부실한 편입니다. 윈도우 기반의 PC에서 아이노트를 처음 설정하는 법이 간략하게 담겨 있는 거 이외엔 다른 내용이 전혀 없죠. 사실, 블루투스 키보드 사용자 대부분이 안드로이드나 iOS기반의 모바일 기기에서 더욱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의미 없는 내용입니다. 매뉴얼에서 윈도우에서의 블루투스 설정법보다는 안드로이드나 iOS에서 키보드를 설정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요? 후에 이런 불친절한 매뉴얼 덕에 리뷰를 작성하면서 상당히 애를 먹게 됩니다.
■ 전원을 아끼겠다고 만든 절전 시스템이 오히려 독
아이노트는 AAA 사이즈의 건전지 두 개로 구동됩니다. 아이노트는 절전기능을 사용하여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집에서 사용했던 2주 동안, 건전지 때문에 애를 먹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문제는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생겼죠.
아이노트엔 특별히 전원의 on, off 버튼이 없습니다. 단지, 사진에 보이는 키보드 뒤편의 페어링 버튼만이 존재하죠. 아이노트의 절전기능은 버튼을 누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일정 시간 이후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타이핑을 하면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키보드를 가방에 넣고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키보드의 버튼이 눌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게 되죠. 가방을 매고 움직일수록 의미 없는 타이핑이 계속되면서 배터리는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필요한 순간에 가방에서 꺼내면 전원이 없어서 먹통이 된 아이노트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점은 분명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 기본엔 충실. 하지만, 조금은 어색한 타이핑 감각 아이노트 키보드는 아이솔레이션 방식입니다. 아이솔레이션은 소니의 바이오나 애플의 맥북에서 주로 쓰이는 방식이었지만, 최근엔 대부분 노트북에서 볼 수 있죠. 자판의 크기는 유지하면서 간격을 넓혀서 오타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아이노트에서도 그런 특징은 유지되어 컴퓨터 자판을 치듯 키보드를 사용하면 별다른 오타 없이 타이핑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리뷰 또한 아이노트와 갤럭시탭을 통해 작성되고 있죠.
하지만, 겉모습만 비슷하게 한다고 해서 아이솔레이션 키보드의 장점까지 모두 가져올 순 없는 모양입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했나요? 애플의 블루투스 키보드와 비교한 사진을 먼저 보면서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먼저, 자판의 깊이입니다. 자판의 깊이가 뭐 그리 중요한가? 라고 반문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키보드의 깊이는 소리와 타이핑 감각을 좌우하는 큰 요소 중 하나입니다. 아이노트는 애플에 비해 좀 더 자판이 좀 더 높죠? 그만큼 깊이 들어갑니다. 깊이 들어가면 키보드를 제대로 쳤는지, 그렇지 않은 지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면, 애플의 제품은 아이노트에 비해 그렇지 못하냐고요? 문제는 애플의 제품이 더 낫다는 점입니다. 애플의 키보드는 낮지만, 좀 더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한 마디로 유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알맞은 깊이로 들어가고 매끄럽게 올라오죠. 하지만, 아이노트는 자판에 미세한 유격이 존재합니다. 이 차이로 타이핑의 감각이 현저하게 떨어지죠. 자판이 위에 아래로 바로 힘이 들어온다면 큰 문제가 되질 않지만, 조금이라도 어긋나게 누른다면 영락 없이 버튼이 어딘가에 걸린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키가 깊이 들어가는 탓에 그 느낌이 더욱 확실하게 느껴지죠. 이 문제는 고속으로 타이핑 할수록 더욱 잘 느껴집니다. 안타깝게도 이 탓에 키보드 소음이 발생합니다. 멤브레인 방식임에도 "타탁타탁타탁"하는 소리가 진동하죠. 평상시엔 큰 문제가 없지만, 도서관이나 조용한 강의실에선 문제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개인의 취향이라 무엇이 더 낫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시원한 타이핑 감각 때문에 더욱 비싼 값을 지불하고 기계식 키보드를 고수하는 분도 있으니까요.
■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큰 돈을 써서라도 명품을 구매합니다. "왜? 명품을 사는가?"라고 물으면, "써 보면 안다"라고 대답합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아쉽게도 아이노트는 명품의 반열에 이르긴 힘든 제품입니다.
사진의 방향키가 그걸 좀 더 여실히 보여줍니다. 아이노트의 방향키는 일정한 높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버튼은 버튼 간의 간격이 존재하지만, 방향키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 탓에 위, 아래 잘못 누르는 경우가 발생하곤 합니다.
애플은 이 부분을 버튼을 깎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위, 아래 버튼을 깎고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간격을 만든 거죠. 앞서 얘기했던 '작은 차이'입니다. 별로 어려운 방법이 아니지만, 이 방법을 통해 오타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음 버전에선 아이노트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면 좋겠네요.
■ 버튼 하나, LED 두 개가 아쉽다
마지막으로 전원버튼과 LED의 유무입니다. 앞서도 얘기했듯, 아이노트는 전원버튼이 없는 탓에 쉽게 키보드가 켜집니다. 애플은 따로 전원 버튼을 마련하여 간단하게 이 문제를 해결했죠. 동그란 받침대 부분에 전원버튼이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작은 두 개의 LED 버튼을 통해 키보드의 동작 상태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Caps Lock 버튼 위에 작게 있는 LED로 현재의 Caps Lock의 동작여부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키보드 상단의 LED로 키보드의 전원 여부와 페어링 상태를 구분합니다. 아이노트에서도 본받아야 할 부분입니다.
■ 부실한 매뉴얼은 매우 시급한 문제점
앞서 얘기했던 매뉴얼의 문제를 다시 지적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아이노트로 아이폰과 페어링 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키보드 또한 잘 작동합니다. 하지만, 매뉴얼 어디를 찾아봐도 한/영을 변환하는 방법은 나와 있지 않더군요. 키보드의 한/영키를 눌러도 반응이 없습니다. 애플의 블루투스가 쓰는 방법인 커맨드+스페이스 버튼을 눌러도 소용이 없더군요. 대략 20분 정도를 그야말로 삽질했습니다. 카페에서 리뷰를 작성하면서 옆에 계신 분이 계속 째려볼 정도로 키보드를 난타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방법을 알게 되었죠.
윈도우+스페이스바를 이용하면 iOS에서도 키보드로 한/영을 변환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선 그냥 한/영키를 누르면 됩니다. 윈도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매뉴얼에서 이런 방법을 알려줬다면 전 20분간의 삽질을 안 해도 되었겠죠?
블루투스 키보드를 쓰는 환경이란 게 기껏해야 iOS, 안드로이드, 윈도 등의 세 종류란 걸 생각한다면 매뉴얼의 부실함은 꼭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문구에서 모든 OS에서 호환된다고 해놓고 정작 사용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 모든 단점을 커버할 저렴한 가격과 범용성은 강점 실컷 단점을 얘기했지만, 애플의 블루투스 키보드와 아이노트를 비교하는 건 조금 억지일지도 모릅니다. 두 제품의 가격차이가 대략 4배가량 차이가 난다면 더욱 그렇죠. 판매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애플의 블루투스 키보드는 88,000원의 소비자 가격으로, 아이노트는 공동구매를 통해 24,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장점입니다. 24,000원을 주고 맞바꿀 수 있는 생산성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죠. 또한, 애플의 블루투스 키보드는 애플 제품에 최적화 되어 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나 윈도우에선 경우에 따라선 먹히지 않는 키가 존재합니다. 별로의 키 매핑이 필요하죠. 하지만, 아이노트는 대부분의 OS에서 큰 문제 없이 잘 작동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디테일한 부분의 단점들이 많은 장점을 깎아 먹고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전원 버튼과 LED의 부재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완성도 그리고 부실한 매뉴얼 등이 그런 단점들이죠. 가격을 생각한다면 이런 부분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지만, 좀 더 가격을 높이더라도 단점을 개선한다면, 충분히 소비자는 그만큼의 가격 인상을 이해할 겁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주변기기 구매에는 절대로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걸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죠. 아이노트의 판매처인 (주)퓨전에프앤씨에서는 아이노트를 2년 동안 무상으로 A/S합니다. 대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사후관리는 매우 칭찬 받을 만 합니다. 아이노트의 다음 버전이 기다려지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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