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키보드는 PDA 사용자들이 찾는 주요 악세사리중의 한가지일 것입니다. 아마도 메모리와 통신장치 다음으로 찾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PDA가 필기인식을 주된 입력장치로 사용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필기입력이 불완전하기도하고 불편하기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데스크탑 키보드 생활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상대적인 불편함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요즘들어 이러한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하듯 키보드가 내장된 모델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모델은 키보드가 필요하면 따로 구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구입할 수 있는 키보드가 있다는 건 행복한 쪽일 것입니다. 세상에 나온지 얼마 안되는 룩스는 얼마전까지만하더라도 그림의 떡이었으니까요.) 또 한가지 문제점은 데스크탑용 키보드와는 달리 PDA마다 연결하는 케이블이나 방식이 서로 다르기때문에, 다른 PDA로 바꾸고 나면 대부분 기존의 키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마찬가지로 두 대이상의 PDA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겠군요. 이 점이 적어도 필자로서는 키보드 구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또한 아무리 외장형 키보드라 하더라도 크기가 너무 크면 휴대하기 곤란하게 되고 반대로 너무 작으면 누르는 키자체가 너무 작아져서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크기와 크기에 맞는 키배열도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려해 볼 것은 역시 비용이겠습니다. 이러저러한 것들을 고려한 결과 룩스를 사용하는 필자가 선택한 것은 포켓탑 무선 키보드였습니다. 필자의 경우 카시오페이아 E-115가 첫 번째 PDA였지만 그때는 거의 구할 수도 없었고 별 필요성도 못느꼈었습니다. PDA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바꿔탔던 iPaq 3660의 경우, 몇몇 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아이팩 전용에다가 크기도 크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던지라 미루고 미루었습니다. (솔직히 확장팩달린 아이팩과 키보드를 함께 가지고 다닌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엄지손키보드라고 불리는 SnapNType키보드가 나온 직후엔 작은 크기 때문에 잠깐 사용해보았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의 것이 못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언젠가 무선 키보드가 외국에서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국내 판매를 기다렸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작년 10월 후지쯔의 포켓룩스를 구입하였고,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아이팩의 확장팩 때문이었습니다.) 룩스구입에 따른 자금압박에서 벗어난 올 2월에 포켓탑 키보드를 구입하였습니다. 다른 키보드에 비해 좀 비싸긴 하지만 작은 크기와 키의 터치감, 산뜻한(!) 외모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기종에서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매력은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3660은 별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지만, 룩스의 경우 유럽판 롬이어야 했었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룩스사용자 게시판에서 알았습니다. 필자의 것은 이미 유럽판 롬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불행하게도 나중에 구입한 그 CDMA확장팩(아이온)은 AP(Asia-Pacific) 롬만을 고집하였습니다. 덕분에 키보드는 집에 있는 3660과 함께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언젠가 룩스 드라이버도 만들어주겠지 생각하며 몇통의 메일을 제작사에 보내봤지만 시큰둥한 답변만 받았었습니다. (솔직히 여담이지만 이 포켓탑 키보드는 팜모델 지원하는 것에 비해 포켓PC용 지원이 많이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원되는 기능키 개수도 적고, 최근 모델에서 아직 불안정하다고 리포트되기도 하고, 유럽 룩스는 되는데 아시아 룩스는 안되고, 패키지 내용물도 차이가 나고...) 며칠동안은 키보드없이 잘 버틸 수 있었지만, 사용못하는 키보드를 그대로 둘 순 없었습니다. (얼마짜린데... -.-) 그리고 이리저리 방법을 찾아서 돌고 돌아 약간 제한은 받지만 쓸 만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포켓탑 키보드가 쓸 만한 제품임에도 아직까지 리뷰가 없다는 점과 룩스 사용자들에게도 얼마 안되는 희망을 드리기 위해 리뷰를 ... 자 시작 하겠습니다. 

1. 포켓탑 무선 키보드, 첫인상

포켓탑 무선 키보드는 한마디로  쓸 만한(usability가 있는) 물건입니다. 키보드가 갖추어야 할 대부분의 기능을 PDA만한 크기에 모두 담고 있을 뿐 아니라 PDA와는 적외선 포트로 연결하기 때문에 기종이 다르다고 새로운 키보드를 추가 구입할 걱정거리도 덜어주었습니다. 키보드 자체의 질도 꽤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키보드가 대체로 작기 때문에 손이 큰 사람은 불편해할 수도 있겠지만 외국의 리뷰를 보면 그러한 불평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접으면 은색의 날씬한 맵시를 풍기며 펴면 검은 바탕의 키배열로부터 고품격의 품위(?)가 배어져 나옵니다. 사용하는 배터리는 AAA크기의 알카라인 전지로 제작사의 말을 따르자면 키를 누르는 경우에만 전력을 소비하도록 저전력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무선 연결이 단점일 수 있는 느린 응답시간(키를 눌렀을 때 실제 반응하는 시간)도 필자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느끼지 못했습니다. 3660처럼 무선포트가 머리에 달린 경우 스탠드의 반사판을 통해 연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만 룩스나 도시바 모델처럼 옆구리에 달린 경우에는 화면을 돌려사용해야하는 데, 이때에는 함께 제공되는 화면 전환 기능 (설치된 파일 이름으로 보건데 Nyditot Virtual Display를 가져다 사용한 것 같습니다.)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벽등을 이용하여 반사시키는 방식으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가 지금 그렇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게도 120g으로 가볍습니다. 키보드의 키 감도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키조합을 통해 다수의 단축키와  응용프로그램을 직접 실행시킬 수 있는 키들도 제공하기 때문에 작업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한글 입력도 문제가 없습니다. 한영전환은 Shift+Space키를 이용합니다. 한글 자모는 키에 새겨져 있진 않지만 별도의 글자 스티커가 제공됩니다. 키 문자들은 양음각 대신 얇은 스티커형태로 부착되어 있습니다. 음... 한마디로 첫인상을 정리하자면 쌈빡하다고나 할까요... 

2. 패키지 내용물

포켓탑 무선 키보드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포켓탑 키보드

▷ 범용 스탠드

▷ 몇개의 경첩

▷ AAA 알카라인 전지

▷ 스타일러스

▷ 사용자 매뉴얼 (한영 각 1권)

▷ 드라이버 CD

▷ 케이스

여기에는 포켓PC 사용자가 아쉬어 할만한 점들이 있습니다. 제공되는 경첩들은 모두 팜용이고 2단 분리가 되는 스타일러스는 1단은 사용할 수 있지만 2단 분리 역시 팜 모델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어떻게 사용하는 지 궁금하면 매뉴얼이나 홈페이지 참조하세요. 필자가 포켓PC가 아닌 관계로 생략하겠습니다.) 게다가 촉이 두꺼워서 탭은 가능하지만 소프트리셋은 불가능합니다. 스탠드의 경우, 아이팩에 확장팩을 추가한 채로 스탠드에 올려놓으면 두께로 인해 반사판을 가려서 연결이 불가능합니다. 받침대와 반사판을 좀더 넓게 하고 좌우로도 움직이도록 할 수 있게 한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3. 키보드 스펙

▷ 크기 : 1.43 x 8.2 x 11.7 cm (접었을 때) 0.95 x 0.82 x 23.0 cm (폈을 때)

▷ 무게 : 120 그램

▷ 키보드 형식 : QWERTY 배열

▷ 키 왕복거리 : 2.1 mm

▷ 키 간격 : 17 mm

▷ 배터리 : AAA크기 1.5V 알카라인 전지

▷ 배터리 지속 시간 : 3개월 (하루 두시간, 분당 120타 기준 = 3 * 30 * 2 * 60 * 120 = 1296000타)

▷ 단축키 : 4개 (Fn키를 사용하면 추가로 4개를 더 사용할 수 있다)

▷ 사용자 정의 가능 키 : 9개 (Cmd키와 조합; 포켓PC에서는 사용제한)

▷ 작동 온도 : 0도 ~ 50도

 4. 자세히 보기

네줄에 키를 배열시킨 포켓탑 키보드는 QWERTY 형식을 사용합니다. 일반 키보드의 숫자키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과 유사합니다. 키들은 두가지 혹은 세가지의 색상으로 레이블되어 있습니다. 세줄의 배열은 영문자, 맨아랫줄은 스페이스바와 각종 메타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숫자입력의 경우, 맨 아래의 Numlock 키와 함께 누르거나 Shift+Numlock을 누른 다음에 맨 윗줄에 쓰여진 붉은 색의 숫자 또는 키보드 우측의 숫자키패드를 이용합니다. 처음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작은 크기의 키입력시 나타나는 오타 문제와 함께 약간 불편한 사항입니다. 특이한 점은 스페이스바가 다른 키들과는 달리 마치 톱니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키보드를 접었을 때 서로 맞물리게 하여 덜 눌리도록 고안된 부분입니다.

키보드의 좌측에는 일반키이외에 Esc키와 녹색의 Punctuation, Cmd, 붉은 색의 Numlock 키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Cmd키는 일반적으로 다른 영문자와 조합하여 텍스트 매크로를 불러오는 데 사용하며, Punctuation키와 Numlock 키는 각각 동일한 색상의 키를 눌러서 숫자나 기타기호를 입력하는 데 사용합니다. 조금만 더 살펴보면 녹색키와 붉은색키는 대부분 반대편인 우측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측 푸른 색의 Function키는 좌측 키와 조합하게 되어, 양손을 적절히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보다 많이 사용하는 숫자와 기호들은 오른손으로, 그렇지 않은 Function키 조합은 왼손으로 누르도록 배려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좌측 상단의 볼록한 부분은 배터리를 삽입하는 곳이며, 그 우측 옆에 있는 작은 버튼은 눌렸을 경우  키입력을 방지하도록 합니다. 키보드를 접었을 때 이 버튼은 자동으로 눌려지는 데 이렇게 함으로써 접혀진 동안에 서로 맞물려 눌러진 키들로 인한 전력 소모를 방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키보드의 우측부분에는 상단에 네 개의 단축키와 엔터키, Function키등이 있습니다. 단축키를 사용하면 지정된 프로그램을 곧바로 실행할 수 있으며, Function키는 다른 (푸른색의) 키와 함께 다양한 동작을 하도록 만들어 줍니다. 가령 Function+백스페이스키는 PDA를 끄도록 하며, Function+t는 곧바로 투데이 화면이 화면에 나타나도록 합니다. 이 우측에는 두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 데, 한가지는 엔터키가 작다는 점이며 다른 한가지는 우방향 화살표(->) 바로 옆에 Del키가 있어서 잘못 누를 확률이 높다는 점입니다. 

5. 사용하기

포켓탑 키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종에 맞는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합니다. 드라이버 CD가 주어지긴 하지만 가능한한 제작사 홈페이지(http://www.pocketop.net)에서
새로 받아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포켓PC 2002의 경우 SIP(soft input panel)
형태로 사용하기 때문에 드라이버를 설치한 후 키보드 사용을 위해서는 SIP 창에서 Pokcketop Keyboard를 선택해주어야 합니다.

반면 아이팩 3660등의 경우에는 SIP대신 독립적인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아래 화면에서 키보드를 사용하려면 Enable Keyboard Driver를 체크해주어야 합니다.

 두 경우 모두 드라이버가 설치된 후에는 반드시 Settings->Connections->Beam 페이지를 열어서 체크상자를 반드시 선택되지 않도록 한번더 선택하도록 합니다.

드라이버가 설치되었다면 이제는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스탠드에 PDA를 올려두고 키보드를 입력하도록 합니다. 포켓탑키보드는 IrDA를 이용하므로 키보드와 PDA의 위치가 서로 잘 맞아야 합니다. 바로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면 스탠드의 반사판이나 화면 회전 기능 등을 이용하도록 합니다. 필자가 사용한 경험에 의하면 평평한 곳이고 PDA나 키보드 고정된 위치에 놓인 경우 키보드 바깥쪽의 고무와 경첩이 잘지지해줍니다. 키보드 적외선의 경우에도 좌우상 약 30도 정도씩, 거리는 약 40cm 정도(룩스 기준)까지는 연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용중 접히지 않도록 하는 고정쇠가 없고 PDA와 물리적으로 결합해 주지는 않기 때문에 (적어도 포켓PC용으로는) 무릎위에 놓고 작업해야하는 환경이나 차안에서는 불편한 게 사실입니다.

한편 아이팩의 경우 확장팩두께에 따라서는 사용이 불가합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적외선의 특성과 주위 환경을 잘 이용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령 필자의 경우, 우연하게도 일하는 자리가 바로 벽에 붙어 있는지라 룩스를 크레이들에 꽂아놓은 상태로 바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키보드 단축키를 이용하여 사전과 계산기, 주소록 참조 등의 작업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른 바 포켓PC가 탁상PC화라고 할 수 있겠군요.

PDA의 적외선 통신은 배터리를 소모하므로 이에대해서도 체크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100% 충전 완료된 상태에서 지속적인 입력 작업을 수행시 10분에 약 4-5%정도 감소하는 것(룩스 사용, 약10cm 거리 유지)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더 빨리 입력할수록 배터리는 더 빨리 소모되겠지만, 일반 적외선 통신에 드는 배터리 소모를 생각해보면 적은 양이군요.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입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위해서는 라이트를 가능한한 오래 켜두어야 합니다. 키보드 입력과는 상관없이 설정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라이트가 꺼지더군요. 아래 동영상은 입력 데모입니다. 디카의 동영상이라 짧고 화질이 별로 안좋습니다만 구경할 만합니다.

 6. 결론

이상으로 포켓탑 무선 키보드에 대한 사용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필자는 전체적으로 꽤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내리겠습니다. (10점만점에 한 8점정도?) 작은 크기에 탄탄하게 잘 구성되었으며 키 감도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적외선 연결을 이용하여 보다 많은 수의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무선연결이지만 응답시간도 빨랐습니다. 하지만 반면에는 이러한 무선 연결에 따른 위치 제약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여기에는 블루투스등의 기술이 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사용하는 동안 포켓PC 지원이 팜 모델에 비해 조금은 부실한 점들도 느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모델의 지원도 아쉬운 점중의 하나입니다. (룩스용은 아직 없으며, 아이팩 5450용은 최근에야 공개되었습니다.) 키보드 배열은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하지만 엔터키가 조금 더 크고 Del키가 자주 사용하는 화살표키에서 좀 멀리 배치했으면 더 좋았을 듯 합니다. 열외로 한가지 더 아쉬웠던 점은 포켓PC서 사용할 수 있는 타수 측정 프로그램도이 있었으면 하는 점입니다.

▷ 장점

    1. 쌈빡한 외모

    2. 만족스러운 키 감

    3. 단축키 및 단축키 조합

    4. 무선 연결사용으로 키보드 세팅이 간편

    5. 무선 연결로 다수의 PDA에서 사용

    6. 화면 전환 기능 제공

▷ 단점

    1. 적외선 연결에 따른 위치 제약

    2. 팜에 비해 부실한 지원 - 드라이버, 내용물, 키보드 환경 설정, 단축키 설정 등

    3.  Del키 및 엔터키의 배열

    4. 가격이 좀 세다.

    5. (작은 크기와 단축키 조합으로 인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6. 확장팩 두께에 따라 사용할 수 없다.

A. 룩스에서 포켓탑 키보드 사용하기

마지막으로 후지쯔의 포켓 룩스에서 포켓탑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비법(꽁수)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포켓탑 키보드가 많은 모델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제대로된 키보드가 없는 룩스 사용자에게는 큰 불편입니다. 더구나 유럽판 롬을 가진 모델에서는 작동하지만 AP롬 모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거부하는 것은 같은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더욱 난처한 일은 그런 제약이 없을 줄 알았던 CDMA 확장팩(아이온)은 반대로 유럽판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기술적으로 이해하기 쉽진 않지만 필자는 AP롬으로 돌아선 후 약 10일동안 고민에 빠졌었습니다. 팔아 버리기에는 쓸 만한 키보드 하나 버리는 것같아 아깝기도 했고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때문에 더욱 전전긍긍했었습니다. 그래서 고민끝에 안되는 이유라도 알아보기위해서 모험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정리된 내용은 지극히 필자 개인에 제한된 것이므로 다른 사용자 분들께서 하시다가 문제가 생기더라도 필자의 책임이 아님을 먼저 말해두겠습니다.

가장 먼저 포켓탑 드라이버가 SIP형태로 제공된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필자의 짧은 지식에 의하면 SIP 프로그램은 레지스트리에 IsSIPInputMethod라는 키를 가집니다. 먼저 유럽판롬으로 바꾼후 레지스트리에서 검색을 통해 포켓탑 IM을 찾았습니다. 물론 COM 객체이기 때문에 연결된 CLSID등도 함께 찾아서 Export해두었습니다. 관련된 키 그룹이 6개 나왔네요. (그 내용중에는 SampleIM이라는 엔트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름은 개인적으로  상용프로그램에 걸맞지 않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필요한 파일 찾기. 드라이버 zip 파일의 .cab을 열어서 필요한 목록을 작성하고 복사했습니다. 다시 AP롬으로 환원한 후에 복사해두었던 레지스트리 정보와 파일들을 복사했습니다. 소프트리셋 후 SIP 패널을 보니 역시 Pocketop Keyboard가 엔트리에 들어있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탭을 했지만 엇, FUJITSU Pocket LOOX는 아직 지원을 안한다는 메시지만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실패한 후, 마지막 방법은 (비겁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해당 드라이버 파일을 디스어셈블했습니다. 필자는 이거 해석하느라 난생처음으로 ARM 인스트럭션도 공부했다는 군요. (헷갈리게 만드는 분기명령... -.-) 그리고 알아낸 것은 일차적으로 iPaq, Jornada, Toshiba 그리고 듣도보도 못한 무슨 기종 하나, Dell 등의 것을 확인 한 경우 바로 적외선 포트를 열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모델 대신 FUJITSU Pocket LOOX라는 문자열을 추가해 두었습니다. 그러나 유럽판 롬에서 정상 작동하는 걸로 보아 단순히 문자열 비교만 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또 찾고 찾아서 적외선 시리얼 포트(룩스에서는 COM4: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다른 모델도 그런지는 확인하지 못했군요) 연결하는 부분에서 AP롬은 아마도 잘못된 포트번호나 정보를 전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COM%d: (%d는 C언어의 그것) 라는 문자열을 확인하고 대신 COM4:로 수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설정을 한 후 다시 리셋을 하여, 필자의 키보드가 제대로 작동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첨부된 파일 가운데 .reg파일을 제외한 나머지 파일들을 \Windows 밑으로 복사합니다. (폴더형태 유지 요망)

2. 여섯 개의 레지스트리 파일을 룩스에 import합니다. 필자는 Resco Explorer 2003에 따라오는 Resco Registry를 이용했습니다.

3. 이 상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긴 하지만 확인차 소프트리셋을 합니다.

여기까지하면 한가지 상황만 제하면 포켓탑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원인을 분석하다가 포기한 부분이기도 한데, 그것은 디오펜의 IM이 메모리에 로드되어 있는 상황(디오펜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 구석의 한글 입력창이 한번이라도 활성화 된 경우)에서는 포켓탑 키보드를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포켓탑 키보드가 한번이라도 활성화 된 경우라면 우습게도 디오펜이 작동하지 않더군요. 물론 한글 출력은 문제 없으며, 포켓탑을 이용한 한글 입력도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서로 동시에 로드가 되지 않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 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아마도 유럽판 롬과의 차이점이 바로 여기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시 원인을 아시거나 추측할 수 있는 분은 손~) 따라서 포켓탑 키보드를 이런 식으로라도 사용하려는 분은 반드시 "설치시 디오펜을 default로 설정하는 부분에서 반드시 No"를 해주어야합니다. 디폴트로 설정하면 항상 메모리에 로드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포켓탑을 디폴트 IM으로 설정한 후 소프트리셋을 하면 시스템이 그냥 행(hang)해버립니다. (당연히 하드리셋) 이로보아 분명히 현재의 드라이버가 롬하고 충돌하는 부분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 적힌 방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디폴트로 설치된 경우라면 언인스톨 후 주의하며 다시 설치합니다. 막상 엄청 불편하리라 생각했지만, 포켓탑으로 한글 입력하는 과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포켓탑과 필기 인식은 서로 사용 환경이 많이 다르기때문에 그다지 별 어려움없이 지금껏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의할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디오펜과 포켓탑은 상극이다. --;

이상입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적은 내용이지만 룩스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