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셋 델꼬 차 없이 제주 여행.

많은 분들이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주셨더랬지요.

짧은 것도 아닌, 거의 일주일 가까이에 달하는

5박 6일 일정에 애 셋의 짐 또한 만만치 않을 터.

렌트카 빌려서 짐 싣고 다녀야

그나마 어디라도 다닐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많은 분들이 우려를 나타내셨는데.. 

저희가 차가 있다가 없는 집이라면 모를까,

애당초 차가 없던 집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ㅋ

이미 단련될대로 단련된 바..ㅡ_ㅡ;; 

일단 짐은.

직접 들고 가지 않아도 되는 옷짐들은

여행 일주일 전에 미리 첫번째 숙소로

한박스 싸서 택배로 보냈습니다.

제주도는 택배 들어가는데

이틀에서 길면 나흘 정도 걸린대서

여행지에서 입을 옷들과 대강의 짐들을 미리 싸서

택배로 보내놓고, 캐리어 하나와 등보따리 둘 정도로

짐을 최대한 줄여서 이동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섯 식구가 짐을 가지고 일반 택시를 타기란

매우 눈치가 보이는 일입니다. ㅡㅜ

그나마 저희는 막둥이가 아직 어려서 어찌저찌 타지만,

사실상 일반택시에 5인 탑승은 정원초과지요 ㅡㅡ;

제가 조수석에 타고,

아빠가 막둥이를 데리고 타고

두녀석들 나란히 앉고 보면

그 자체로도 답답..

그 상태로 보통 한시간 이상 거리는 코스 이동을

일반택시로 할 경우.

막둥이의 진상 퍼레이드를 감당할 여력 없어

10년 장롱면허임에도 렌트를 해야하나

순간 고민..

3월의 제주는 비수기에 속해서

경차의 경우 하루 1만원 렌트도 가능하다는데,

대강의 비용을 따져봐도 렌트가 저렴할 수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택시비와 렌트비용 비교를 위해

네이버 길찾기 서비스 이용!

..여행 준비의 일등 공신은..네이버 지도였슴다. ㅋ

대강의 거리, 이동 시간, 택시비 예상까지 한번에!! ㅎㅎ

 

저희 일정 중 가장 긴 코스가 되는

성산항-중문까지를 검색해봤어요.

먼저 지도에서 포인트 하나를 찍고 길찾기 검색을 해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위의 그림처럼 최적 이동 경로 및 이동 시간,

예상 택시비 등이 나옵니다.

네이버 지도상에는 성산항에서 중문까지

예상시간 1시간 40분, 택시비 5만원 정도가 나오지요.

그런데. 실제로 저희가 이동한 코스는 좀 달랐습니다.

현지 도로 사정에 해박하신

제주 토박이 택시 기사님이 가신 경로는

대강 요런 코스.

 

제가 기억하는 포인트들,

성읍민속마을과 1100도로를 넣고 보니

이런 경로가 나오더라구요.

네이버 지도 검색상으로는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첫 사진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걸로 나오는데,

실제로 이 루트로 해서 1시간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오히려 네이버 지도가 추천한,

해안도로 따라 섬 외곽으로 도는 코스보다

중간 중간 말들 널부러져 노는 목장도 보고

성읍민속마을 언저리도 보고

볼꺼리는 훨씬 많아서 좋았어요.

5년전에 택시 관광으로 중문에서 성산항 갈 때가

해안도로 따라 가는 네이버 추천 코스였는데..

...지루해서 죽을 뻔.. ㅡ_ㅡ;

그냥 냅다 잤음.. ㅡ_ㅡ;

이렇게 네이버 지도 검색해서

여행 일정을 짰는데,

네이버 지도가 엔간한건 다 떠서. ㅋ

심지어는 숙소 펜션 이름만 검색해도 바로 뜨더라구요.

지도로 볼 때는 막연하기도 하고

긴가민가 했는데 실제로 보니

네이버 지도 꽤 믿을만 했어요. ㅎㅎ

물론, 최적 경로와 예상 택시비는 오차가 좀 있습니다.

네이버 지도상에 뜨는 택시비보다

약 5천원 정도 덜 나온 듯.

이렇게 대강, 이동하는데 택시비는 얼마나 들겠구나,

거리가 이 정도 되는구나를 파악한 후.

다섯 식구가 짐 싣고 탈 수 있는 이동수단이

뭐가 있을까 알아보던 중 레이다망에 걸린

대형택시!!! (일명 점보택시. 콜밴 아님. 콜밴은 짐을 주로 실음)

 

 

제주공항 택시 대기장에 가면

일반택시 건너편으로 대형택시들이 주르륵 있어요.

보통 7인승에서 최대 9인승으로

제주에 대형 택시가 생긴지는 약 3년 정도라고 해요.

차 없이 제주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하루동안 택시로 이동하는 택시관광을 이용하는데,

보통 오전 10시 부터 오후 6시까지인

이 택시 관광 비용은

일반 택시가 하루 12만원입니다.

이 대형 택시는 15만원으로 3만원 차이죠.

일반요금은 기본요금이 3,300원이고,

택시비 최종 요금은 일반택시를 이용했을 경우보다

약 1.5배 정도 더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가 공항에서 성산항까지 이동했을 때

대형 택시비가 53,000원 나왔는데,

일반 택시비는 약 3만~3만 5천원 정도 나와요.

가장 긴 코스였던 성산항에서 중문까지는

약 7만원 정도 나왔음. (일반 택시는 5만원선)

 저희가 이용했던 박재덕 기사님의

쌍용자동차 로디우스 9인승 차량입니다.

제주공항에서 만난 기사님이시고,

우도에서 나오기 한시간 전에 기사님께 전화 드려서

성산항에서 만나 중문까지 이동하기도 했어요.

여행 출발 전 대형택시 검색해도

이용후기라든가 나오는 정보는 거의 없었고,

제주 대형택시 전화번호 알아서 대강 요금 문의 등을

하기는 했는데 미리 예약하지 않은 이유는.

5년전 제주여행 택시관광에서 씨게 데였기 때문입니다.. ㅡ_ㅡ;;

그때는..택시 기사님 두분 모두 다 운이 없었어서.. ㅡㅡ;;

이번에는 예약 안하고.

제주공항에서 직접 기사님 뵙고

마음 맞는 기사님 찾아 움직이면 된다고 맘 먹고 갔었음. ㅎㅎ

다행히 조용조용 하시고 친절하신 기사님 만나

편안하게 여행했어요. ^^

백발 성성하신 기사님.

제주 토박이시면서, 영업용 차량 운행만 30년 넘게 하셨답니다.

예전에는 대형 트럭으로 제주 특산물을 육지로 보내는 일을 하셨대요.

귤이나 한라봉 등, 제주 특산물을 대형 트럭에 실어 배를 타고

구리 청과물 시장 같은 곳으로 가져다 주시면.

다시 제주로 오실 때는 구리 인근 지역의 물건들,

예를 들면 마석의 가구라든지 육지 상품들을 싣고

다시 제주로 오시는 식으로. ^^

제주에서는 거의 처음격으로 대형 택시 일을 시작하셨답니다.

..역시 우리는. 운이 참 좋아. ㅋ

기사님 차량 조수석에 있었던

무사고 운전 인증!

 

저 뱃지들이 무사고 년수를 나타낸다는데..

기사님은 무려 30년 무사고 경력이시라능!!

서방도 보고는.

30년 짜리 뱃지는 처음 본다고 신기해 하셨음. ㅎㅎ

일반 택시보다 비쌀까봐 사실 엄두를 못냈던 대형택시.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대형 택시를 이용했던 것이

너무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일반 택시였다면 좁은 차안 갑갑해서

막둥이가 진상 부렸을지도 모르고,

다섯 식구 낑겨 타기도 불편했을 터인데

 

 진상 갑 막둥씨도 너무도 편하게 장거리 이동. ㅎㅎ

 

현지 도로 사정에 빠삭하신 기사님이시다 보니,

네비 없이도 지름길 따라 슝슝~

보통 제주 오는 여행객들이 렌트 필수이고,

네비에 의존해서 길찾기 하느라

사실 운전중에 지치고 싸운다는 이야기도 적잖이 들었는데.. ㅡㅡ;

현지 기사님께 운전을 부탁 드리고,

이동하는 중간 중간 창밖 풍경 설명도 해주시고,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시 되는 상황에서

든든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현지의 베테랑 기사님이다 보니

차로 이동하는 순간조차도 그냥 관광 코스가 된 듯 해요.

..만약.. 무리해서 렌트를 했더라면..

10년 장롱면허 서방 불안해서 덜덜덜 떨며 갔을 듯 ㅡㅡ;

실제로.. 성산항에서 중문 가는 와중에도

그 생각이 덜컥 들었던 것이.

 

 



제주도의 교차로 쯤에서는 심심찮게 보이는 사고의 흔적.

실제로 저희도.

중문 가는 1100도로 어귀에서

허씨 성 가진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어서

브레이크 한번 밟았습니다. ㅡㅡ;

마지막날 제주 벙개 때 만난

제주 이모야들도.

이놈의 허씨들 때문에 못살겠다고 한마디씩 하셨음. ㅋ

진짜로 제주 도로를 다니는 차량 태반이

차량넘버 "허"달고 있는 렌트카들인데,

전국의 베라별 운전자들이

모두 제주에 모여있대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ㅡㅡ;

보통, 제주도는 차도 안막히고 그냥 직진만 하면 되서

운전하기 편하다고, 초보도 운전해서 다닐만 하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ㅡ_ㅡ;;

생전 첨 오는 곳, 도로 사정 모르는 외지에서 운전할 때는

그만큼 더 주의가 필요하고

네비 찍고 뭐하고 길 찾는다고 산만해지기 쉬운데,

제주도는 차 없다고 방심하고 풀어지는 운전자들도 상당해서

사고가 한번 나면 정말 제대로 크게 납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의 자잘한 접촉 사고 스케일이 아닌 거지요.

실제로 5년 전 제주도에 갔을 때.

서귀포에서 중문까지 택시 타고 가던 중

사고 현장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멀찌감치서 볼 때는

어 사고 났었나부네..했었는데.

이게. 사고 났었나부네..가 아니라

지금 막 사고 터진 현장에 경찰이나 구급차 오기도 전에

저희가 목격하게 된 거였어요. ㅡ_ㅡ;

택시 기사님..

어..어..? 이거 방금 난 사고인가분데? 하시며

택시에서 내려 대신 신고해주시고 대충 사고 수습해주셨더랬는데..

정말 등골에 소름 쫙 끼쳤던 당시 사고현장.

 

 



대형 트럭 한대와 승용차의 사고.

 

 

대형 트럭은 운전석 부분이 확 제껴져 있었는데..

완전 깜짝 놀랐던게..

 

 

 

운전자가 차안에서 내리지도 않은 상태였었어요. ㅡㅡ;

진짜 사고난 직후에 저희가 도착한 듯 ㅡㅡ;

다행히 기사님. 무사히 차에서 내리셔서 걸으시는 걸 보니

크게 다치시진 않았나부다 가슴 쓸어 내렸는데..

대형 트럭에 제대로 받친 승용차의 모습이..

 

 

 

반파.... ㅡ_ㅡ;;;;;;;;;;;;;

조수석에 사람 탔으면 어찌 됐을지... ㅡㅡ;;;;;;;

상황을 보니.

도로변에 한 아가씨가 정말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요.

아가씨 혼자 차 렌트해서 여행중이었던 듯 한데..

다행히 아가씨도 육안상으로는 큰 부상 없는 듯 해 다행이었으나

이 사고 목격 경험 때문에라도.

아무리 애 많고 짐 많고 차없이 제주는 불편하다 해도.

택시비 더 들이고라도 대형 택시로 이동한 이유이기도 했음. ㅡ_ㅡ;

사고라는게.

내가 원하지 않는다 해서 안나는게 아니잖아요? ㅡㅡ;

말 그대로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예기치 못하게 일어나는 것이

사고이다 보니, 돈 얼마 아낀다고 머리 쓰다가

오히려 골로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로 대형택시 결정. ㅡ_ㅡ;;

무사고 30년 경력의 운전 실력 베테랑이자

현지 도로 사정에 빠삭하신 전문가이신 기사님 인솔 하에

무시무시한 초보들 들끓는,

자기네 동네 아니라고 마구 내달리는

"허씨"들의 위협 속에서도 

저희는 매우 편하게 숙소간 이동을 했습니다. ㅎㅎ   

 

5년 전에 택시 관광 할 때는 기사님들..

짐도 안내려주시고.. ㅡㅜ

그래서 내가 애 업고 짐 내리고 그랬는데.. ㅡㅜ

이번 제주여행에서 만나 뵌 택시 기사님들은

짧은 거리 이동일지라도 모두들 매우 친절하셨어요. ^^

중간에. 매우 괄괄하신 기사님 한분 뵙기는 했는데 ㅋ

조수석에 앉아 운전 힘드시죠? 등등 말 벗 되드리고

이야기 들어드리고 하면서 좋은 만남 되었습니다. ㅎㅎ

비수기라서 손님이 없을 때라

더 신경 써주신 걸까? 싶기도 했으나.

그냥 내가 반갑게 맞아 드리면

기사님들도 반갑게 맞아주시는 듯 해요. ^^

이동하는 중간 중간 창밖 풍경 설명해주시고

제주도에 대한 이런 저런 재미난 이야기들 많이 해주시고

안전하게 저희 가족 태워주셨던 대형택시 기사님 소개.

기사님께 명함 인터넷에 올려도 될까요? 여쭤보고

조금이라도 도움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올려 봅니다. ^^

 

 

 

 

명함 뒷면 사진. 정감있죠? ㅎㅎ

부모님 모시고 렌트 없이 여행하시는 경우라든가,

일반 택시 관광 생각하시는 분들 중

좀 더 넓은 차량으로 편하게 이동하고 싶은 분들은

다소 비용이 추가 되더라도 대형택시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제주도는 거의 차량렌트가 일반적이어서

일반 택시 기사님들도 손님이 많지 않아 힘드시고

대형 택시 기사님들은 그보다 더 힘드시다고 하네요.

택시 관광 예약하셨다가 취소하는 손님들도 많아서

하루 공치시게 될 때도 있고,

그럴 때면 마냥 제주 공항에서 손님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시니..

지금은 비수기라 차량 렌트 비용이 싸죠.

그러나 성수기쯤 되면 렌트 비용이나

택시 관광 비용이나 별 차이가 없어집니다.

특별히 운전을 좋아하시거나 드라이브를 원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코스 이동 수단으로 차량 이용이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택시 관광이나 대형 택시 관광,

시티투어 버스 등 대중 교통 수단 검색해보시면 좋을 듯 해요. ^^

제주 여행 팁 첫번째.

대형 택시 이용 후기. 끄읕~~

 





오늘의 교훈.



기사님께 뭐 받고 광고 해드리는 거 아님. ㅋ

저 나름 순수한 블로거임 ㅡ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