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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아버지께서 기대하시던 네비게이션을 그저께 구입해 드렸습니다. 수신기는 로드메이트구요, 갖고 있던 H2210을 스크린으로 쓰기로 했지요. H2200 시리즈 갖고 계신 분은 잘 알겠지만, H2200은 뒷면 배터리 문이 열리면 화면이 꺼집니다. 잘 보면 배터리 문이 닫힐때 문에 달린 조그만 돌기가 본체의 버튼을 누르지요, 이 버튼이 눌러져 있지 않으면 화면이 꺼지는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H2210이 좀 낡아서 문이 달랑거린다는 겁니다. 그 덕분에 조그마한 충격에도 화면에 쉽게 꺼집니다. 운전할 때 PDA가 갑자기 꺼져버리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에, 버튼을 고정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래서 긴급처방한 게, 보리 한 톨을 그 구멍속에 밖아 넣은 다음 순간접착제로 고정시키는 거였습니다. 성공이었습니다. 그런데 채 1분이 가지 않았습니다. PDA는 곧 먹통이 되었지요. 오늘 IPAQ 강남서비스센터를 찾아갔습니다. 자초지종을 말하고 기다렸습니다. 잠시후 젊은 기사분이 나오시더니 자기가 뜯어봤는데 순간접착제가 기판에 늘어붙었고 PDA가 방수는 아니지 않냐면서 기판을 갈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판 하나에 15만 얼마라고 하면서 차라리 중고를 사라고 하더군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기판은 너무 억울한 느낌이었습니다. 어차피 연결의 문제일텐데, 부품을 뜯어도 좋으니 연결만 시켜달라고 부탁했죠. 그랬더니 여기는 개조하는 곳이 아니라 교환하는 곳이라고 하면서 안된다고 하더군요. 다시 한번 잘 좀 봐달라고 하니까 또 다시 갖고 들어갔습니다. 5분 후에 다시 나오더니 역시나 안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차라리 기판을 사느니 드라이버를 사겠다고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좀 씁쓸했죠. 머 제 잘못도 있고 하니 어디서 드라이버 구해서 집에서 찬찬히 고쳐볼 생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다 불현듯 생각이 든게, 혹시 보리알이 순간접착제에 뿔어서 약해진 틈을 타 버튼이 다시 튀어나왔고 그대로 굳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타일러스펜으로 그 구멍을 열심히 압박한 결과 PDA 화면에 다시 불이 들어왔습니다. 그 기쁨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15만원 굳은 것 같기도 했고.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텁니다. 고치고 난 뒤 PDA를 찬찬히 둘러봤습니다. 그러다 제 눈에 들어온 스티커 한 장 'Warranty void if broken' 세월의 흔적을 머금어 누렇게 변색됬지만 손상 하나 없이 꿋꿋하게 붙어있는 그 스티커!! 제 PDA는 오래된 나머지 고무바킹 한 쪽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바로 볼 수 있죠. 결국 그 기사분은 두 번이나 제 PDA를 갖고 들어갔지만 한 번도 뜯어보질 않은 겁니다. 역시나 안된다고 열심히 설명하던 기사분의 표정 잊지 못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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