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배터리가 분리형이냐 아니냐는 큰 문제는 아닙니다. 엑스페리아에서 경험하셨듯이 해외에서는 배터리를 하나만 줍니다. 소니에릭슨은 한국시장을 위해서 메모리와 배터리, 여분의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충전거치대를 주었지만, 노키아는 엑스프레스뮤직에서 보셨듯이 배터리를 하나만 주었고, 충전거치대도 안줬습니다. 사실 배터리 충전기와 분리형 배터리의 장점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도중에 배터리가 다떨어졌을때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 할 수 있다. 라는 것이지요. 근데 이 논리가 좀 해괴합니다. 일단 보통 사람은 일과중에 휴대폰을 쓰다가 집에 돌아와서 충전한다는 사실만 봐도 굳이 두개여서 눈에띄는 장점은 없지만, 꼬치꼬치 왜 그런지 천천히 얘기를 해드리죠.
편의상 배터리 A와 배터리를 B로 나누고, 휴대폰에 꽂는 충전기를 어댑터, 배터리 충전거치대를 거치대라고 합시다. 기계를 샀다고 치죠. 사자마자 할 일은 장치내에 배터리 A를 꽂고 충전기를 꽂아서 충전하는것입니다. 일단 기계를 써야하니까요. 그럼 보통 2시간에 85% 완충에 서너시간 걸리니, 네시간 정도 걸려서 완충된 배터리 A가 있습니다. 충전기를 거치대에 꽂고 배터리 B를 충전해야 '교체해가면서' 쓸 수 있습니다. 전화는 써야 하니까 충전기에서 배터리 A가 들어간 본체를 분리합니다.
그리고 거치대에 배터리 B를 꽂습니다. 보통 휴대폰의 충전기를 들고 다니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에 꽂아두고 출근하거나 잠을 자겠죠. 잠을 자는 동안이던 나가 있는 동안이던간에 즉, 배터리B는 배터리 A를 방전해가면서 충전해야 합니다. 충전기를 두개를 쓰지 않는 이상 전화기를 항상 켜둔다고 가정할때, 배터리 A나 B 중 하나는 방전이 되는 와중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즉 논리적으로, 두개의 배터리를 항상 휴대하면서 완충 상태로 유지시키는 방법은 없습니다. 더욱이 휴대폰을 휴대하는 와중이라면요. 집과 직장에 충전기가 있어서 항상 충전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즉, 밤 사이에 충전한 배터리를 하루나절 들고가서 쓰고 다시 충전하는게 일반적인 사이클입니다.
물론 두개의 배터리를 하나의 완전 충전하고 싶다면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선 기기안에 A를 충전시키고 A를 전화기에 꽂고 방전시키는 동안 B를 완충시킨 다음 다시 전화기의 A를 완충하면, 두개의 완충된 배터리가 생깁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언젠가, 한번 맘먹고 충전을 해야한다는거죠. 매일 그렇게 밤에 충전을 시킨다면 잠 자기는 글렀다는 거죠. 왜냐면 배터리를 B가 완충된걸 보고 다시 전화기를 연결해서 배터리 A로 갈아서 다시 충전해야 하니까요. 즉, 한번 정도는 어떻게 '백업' 삼아서 할 수는 있지만, 이짓을 매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혹시 캠코더의 배터리 충전기 보신적 있나요? 보통 캠코더는 본체에 연결 해서 충전을 하는데, 돈주고 파는 고속충전기는 배터리 슬롯이 두개입니다. 두개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지요. 이렇게 만든 이유가 바로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무튼 두개로 분리할 수 있으니 여유롭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배터리로 고민하는 기술자는 없을겁니다. 그걸 달갑게 볼 소비자도 없구요.
자, 어찌됐던 배터리 두개를 다 완충했다치고, 정말 배터리A가 신기하게 일과중에 다떨어져서 백업 배터리인 배터리 B를 썼습니다. 아, 배터리를 하나 여분을 가져와서 잘됐다. 저녁까지 다행히 다쓰고 돌아왔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단 본체에 꽂은 배터리B를 본체에 꽂은채로 충전하고 잠이 들어야죠? 자, 다행히 휴대폰에 있는 배터리B는 다 충전 됐습니다. 그럼 이제 배터리 A는 어떨까요? 당연히 거치대에 꽂고 '나가야죠'.
배터리A와 B가 분리됨으로 인하여 생기는 편리함은 쉽게 말해서 하나의 배터리를 충전할때 다른 배터리를 본체에 끼울 수 있으므로, 선이 걸리적 거리지 않는다는 점밖에 없습니다. 즉, 머리맡에 휴대폰을 항상 꺼내놓기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어쩌면 아이폰같이 고정형 배터리나 배터리가 하나인 기종은 불편하실겁니다. 두개가 있으면 하나를 충전하는 동안 다른걸 방전시킬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대개는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충전하는 동안 잠들죠.
어찌됐던 다음날도 상쾌하게 나갔는데, 그 본체의 배터리가 또 신기하게 일과중에 떨어졌다면? 참고로 배터리A는 집에서 충전되고 있습니다.
결국 배터리가 두개여봐야 배터리가 길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 쳇바퀴를 해소하는 방법은 두가지로 나뉩니다. 애시당초 백업이 필요 없도록 배터리가 길던가, 아니면 배터리A와 B, 충전기와 거치대를 들고다니거나, 회사와 집 양쪽에 충전기와 거치대를 두어서 배터리를 쉽게 충전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죠. 그런데 휴대폰을 여러대 사용하는게 아닌 이상, 보통 사람중에서 충전기를 두개 이상 쓰시거나 거치대를 휴대하시는 분이 얼마나 계십니까?
이제 본론으로 와서 아이폰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아이폰의 경우, 충전하는 문제는 훨씬 쉽습니다. 전원에 꽂는 USB 충전기는 몇천원에 구할 수 있고, 회사에 있다면 컴퓨터에 꽂기만 하면 되니까 별도의 충전기도 필요 없습니다. 케이블만 들고 다니면 되고, 원한다면 아이팟 커넥터는 여러개 놓고 쓰는 사람들이 이미 많이 있습니다. 여행 다닐때도 어떤 의미에서는 하다못해 PC방이나 가지고 온 노트북으로 충전할 수도 있는 문제죠. 즉, 정말 문제는 배터리가 분리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배터리가 얼마나 가느냐는 겁니다.
여기서 제가 진짜로 걱정하는것은 아이팟 터치가 어플리케이션을 돌리거나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면 급격히 배터리가 소모된다는 것이죠. 아이폰은 어떨까? 라는게 제 솔직한 고민입니다. 한마디로 배터리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하루 일과를 버틸만한가지요. 배터리가 고정형이라는건 큰 약점이 안됩니다. 결국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 가느냐가 가장 큰 문제인거죠. 사실 제가 쓰는 휴대폰은 거의 배터리를 갈지 않고 썼었고, 최근들어서는 갈고는 있지만 백업용도가 아니라 방전되면 충전된걸로 갈고 나갔다가 다시 방전된 전지를 충전시키고 충전된 전지를 갈아 끼우는 식이었다는 겁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용자의 패턴은 이 두가지 패턴에 들어갈 것이라고 봅니다.
즉, 다시 말하면 아이폰의 배터리가 몇시간 가느냐에 초점을 맞춰야지 분리가 되느냐 안되느냐에 집착하는건 달을 보지않고 손가락을 보는것이라고 감히 말해봅니다. 아. 이 모든 골치아픈 문제는 자는 동안에 휴대폰을 끄신다거면 큰 문제가 안될수도 있지요.
신고:곰개
추천:곰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