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아이폰 스타일러스를 만들었습니다.

시중에 몇천원짜리도 있는데, 굳이 왜 자작하느냐 한다면,

일단 주문하는게 귀찮고 ㅡㅡ;;

항상 저의 지론인, 폐품을 활용하고 싶고,

시중에 나온 제품들의 평이 별로 안 좋았기 때문입니다.

(싸구려일수록 인식이 잘 안된다더군요.)

손가락으로 터치해도 충분한 아이폰을, 스타일러스를 써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게임할 때 손가락에 화면이 가려서 불편하더라고요. 그리고 펜글씨 쓸때도, 손에 뭔가 쥐고 쓰는게 편하죠.

스타일러스 대신 쓸수 있는것은 여러가지 있습니다.

고추,오이,쏘세지,키스틱 등등....

그런데, 콘돔에 물을 채워서 쓸수도 있다는 제보를 해주신 분이 있더라고요.

(bublebat님 감사합니다. ^^)

그래서, 그 말 듣자마자 당장 만들어봤습니다.

** 재료: 얇은 러버글러브(콘돔이나 고무풍선도 가능), 솜(또는 휴지),물, 볼펜껍데기

사무실에 널린게 러버글러브라서, 이걸로 한번 만들어봤습니다.

엄지손가락 부분에 물을 채우고, 휴지를 넣었습니다. 물만 채우면 너무 유동성이 커서 쓰기 불편할거 같아서요.

솜을 넣으면 더 좋겠죠?

물도, 전기가 잘 통하는 식염수를 쓰면 더 좋을거 같고요.

못쓰는 볼펜을 찾아봤습니다. 그 많은 볼펜 중에서 하나도 없더군요. ㅡㅡ;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다행히도 차 안에 못쓰는 볼펜이 있어서, 지하주차장까지 갔다왔습니다.

젖은 휴지뭉치를 채운 고무장갑을 볼펜껍데기에 밀어넣었습니다.

이게 가장 어렵더군요. 휴우~

완성품입니다.

터치는 비교적 됩니다.

그런데 좀 힘을 줘야 하네요.

아이폰의 정전식 터치는 지름 6mm 이상의 면적으로 터치가 되야 인식을 한답니다.

그래서 손가락으로 터치를 할때도, 어느 정도 살짝 힘을 줘야 터치가 되는데요.

제가 만든 이 스타일러스는 고무를 너무 팽팽하게 부풀려놔서, 터치패널위에 넓은 면적으로 터치가 안 되나 봅니다. 좀 힘주어 눌러줘야 고무가 퍼지면서 터치가 되는군요. 다음번에는 좀 느슨하게 만들면 적은 압력으로도 터치가 잘 될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드래그가 잘 안됩니다. 구조와 재질을 개선해야겠지요. 휴지를 괜히 넣었나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어디선가 물이 새네요. ㅎㅎ

물이 새서, 느슨해지니까 터치가 더 잘되요. 흘~

그림 그리는 어플로 그림도 그려봤는데, 잘 됩니다. 손가락으로 그리는것보다는 훨씬 편하네요.

다만 쎄게 눌렀을 경우 고무가 좀 밀리는데, 담번에는 내부에 단단한 심을 박아야겠습니다. 그러면 흔들리진 않겠죠.

다음번 개선판에서는, 방수도 철저히 하고, 좀 느슨하게 하고, 속에 심을 박아서 흔들리지 않게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이번건 워낙 즉흥적이라, 모양도 그리 이쁘진 않네요. ^^

그래도 윗주머니에 꽂아쓸수 있는 모양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