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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때 부터 대학 1학년 10월 까지 쫓아 다니던 여자가 있었습니다. 눈도 크고..키도크고.. 착하고.. 예쁘고.. 눈길 한번 안주는 그녀에게 미쳤었는지 1989년 10월 어느 연휴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야.. 울 아부지가.. 어디 산에 밤 주으러 간다는데... 너도 같이 가자...." 될대로 되라...가면 좋고 아니면..인제 내가 너 포기한다... 퉤퉤...이런 심정이었죠.. 어..? 그런데.. 의외로... "정말?? 재미있겠다! 몇시에 가는데?" 아... 축제와도 같았던 3일... 아버지 어머니꼐...저 여자친구 같이 가요! 수백번 말하고.. 세달.. 그야말로 불꽃같았던 싸랑!(사랑의 오타가 아닙니다.. 바로 싸랑!) 차이고...술먹고... 어쩌고... 세월은 흘러서... 2003년.. 십몇년이 흘렀죠... 아내와 아이들 캐나다에 가게 되어서 집을 내놓고 기다리던 중... 장모님과 큰아이 아내가 경주에 여행을 가고... 전 집보러 오는 사람 있을까봐 금토일을 집을 지키기로했죠.. 잔소리 쟁이 장모님 말씀 반대로 하느라... 음식 시켜먹고 그릇 안치우기... 둘째 난장판 만들어 놓은 것 신경 안쓰기.... 이런저런 전선 늘어놓고 거실에서 게임하기... 베란다 문 안열어 놓고 담배피우기... 빨래 걷어서 정리는 못하더라도 장농에라도 넣어두라는 말도 무시.. 세탁실에는 3일간 아들놈 저지레 해둔것 쌓아두기.... 아..지금 생각해도.. 아뭏든 그렇게 3일째 되는 일요일 오후... 부동산에서 연락도 없이 1층 현관에서 초인종.... 집보러 왔어요.... 켁... 안되는데요!!!! 지금 엉망인데요! 괜찮아요... 어차피 전망만 보면되요... 그래도.... 아..문부터 여세욧! 헉... 완전 포기하고 현관문 열어주고...9층 까지 올라오는동안 치우는게 불가능해서...그냥 넋놓고...기다렸습니다.. 띵똥... 문 여는 순간... 그 친구가 부동산 아줌마 옆에 서있는겁니다!!!!!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가슴에 폭탄이 떨어진 느낌... 얼굴에 땟국물이 질질 흐르는 둘째아들놈.... 떡진 머리에... 후줄근한 반바지...... 애안고있는 저... 눈이 마주치고... 당황한 저는... 애를 안고... 베란다로 피하고.... 피하면..이 망할 아줌마가 베란다로 데려오고... 안방으로 피하면 안방으로 데려오고... 결국 세탁실로...피신... 제일 쪽팔리는 일은 여기서 터졌습니다.. 세탁물 건조대..... 최대한 내려와 있던.. 거기에 이마를 부딪혔습니다.... 왼쪽 이마... 악...하는 느낌... 그리고..이마를 타고 내려오는 뜨뜻한...느낌.. 머리가 터진거죠..-_-... 피는 줄줄 나고.... 애는 놀래서 울고..(제가 아파서 지른 소리에..) 부동산 아줌마난리나고... (그 ...호들갑...) 결국 수건으로 피나는거 막고... 대충 돌려보내고... 흐...한참 시간이 흘렀는데...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쿵쾅쿵왕... 그런데.. 지금도 이상한게 있는데요.. 어쩜 그친구는 그 긴세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그리 하나도 안변했는지... 10년 쯤 뒤에 봐도 그 모습 그대로일것 같네요.. 아...옛날... ** P.S. 저를 돌아오라고... 짝사랑하는 사람이 하도 그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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