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주일 전에 먹은 점심 메뉴는 기억나지 않지만, 7년 전 세월호 뉴스를 보면서 점심을 먹었던 순대국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생각해보니 삼풍백화점 소식을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 성수대교 사고를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도 기억이 나는군요.
세월호 당시 딸이 4살이었습니다. 그 때 가장 큰 고민은 불과 10년 후면 저녀석이 저렇게 수학여행을 갈텐데, 어떻게 하면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에 대한거였습니다. 당시에 같이 교회 다니던 사람들하고도 많이 싸웠네요. 생명은 하나님께 달린 문제이니 두고 볼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당연히 생명은 하나님께, 또는 운명에 달린 문제이지만, 가까운 사람의 생명을, 더 나아가서 살아있는 사람들 모두의 생명을 최대한 지키고 보호하려고 하는 것도 당연한거 아닌가요?
사실, 개인이 할 수 있는게 얼마 없습니다. 사고 발생을 미연에 막는 것도 한계가 있고, 사고가 났다고 무슨 아이언맨처럼 날아가서 하나씩 들어올릴 수도 없고, 대부분은 애타게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죠. 그러니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국가에 세금을 내는겁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잘 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라고 하는거죠. 그런데 그 뒤에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는걸 보면 참 한심하더군요.
그래서, 그 때부터 뭐 하나라도 해 보려고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하려던건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과 제도에 대한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려고 했죠. 근데 설계 좀 하다 보니 이건 도저히 개인이 할 일이 아니네요. 그렇다고 법인 같은거 만들 재주도 없고... 그러다 보니 뭐 하나라도 만들어 보려다가 잡은게 리포트래시이긴 한데.... 이것도 뭐, 데이터 수집이나 하지 제대로 언론을 바로잡거나 하는건 개인으로써 할 수 있는건 전무하다시피 하죠.
세월호 사태를 보면서 개인이 느낀 무력감을 해결해 줬으면 하는 바램으로 뽑은 정권은.... 3년을 아무것도 못하다가 일 좀 하라고 180석을 몰아줬더니 여태 미적거리다가 정권이 끝나갑니다.
7년이 지나도록......
개인은 욕심은 앞서지만, 하고 싶은건 많지만 결국 힘이 없어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정권은 권력을 잡기 위해 필요할 때에만 나설 뿐 뒷짐지고 있을 뿐이고....
진심으로 사태를 해결하고 싶어서 나섰던 사람들은 최고권력마저도 자기 이득만 챙기는 하위 권력구조들 때문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이렇게 또 익숙한 무력감은 정치와 언론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싶어지고.....
다시 그들은 자기 성 안에서 부와 명예와 권력과, 심지어 안전까지 다 챙기는 동안.....
그걸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던 사람들은 다시 또 동일한 사건과 사고를 겪으면서 목숨을 잃어가겠죠.
뉴스타파에서 실시간으로 방송해 준 당시 상황들을 보면서 갑갑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어 한마디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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