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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의 어제 밤에 눈이 아주 많이 내렸고 녹지 않은 눈이 얼어서 곳곳에 빙판 길을 만들고 있었죠.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금욜밤을 술과 함께 달리고 한량처럼 집에 널부러져 있다가 그래도 저녁 약속이 집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이라 옷을 주섬 주섬 입고 아직은 숙취가 조금 남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왔습니다. 주변에 쉽게 찾을 수 있는 카페가 없어서 일단 잘 보이는 KFC에서 만나자고 하고 어제 숙취가 조금 남아있는데 풍기는 KFC의 닭튀김 냄새에 우엑거리면서 마냥 기다리는데 이 사람은 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네요. 택시가 안 잡혀서 좀 늦을 거라는 문자를 받고 에혀.... 저녁은 뭘 먹나...늦은 김에 화풀이나 하고 걍 빨리 대충 먹고 헤어져야 하나 아니면 뭘 제대로 먹어야 하나.. 춥고 배고 프고 속은 뒤집어지고 정신은 몽롱하고..... 여러 사람들은 오가는 와중에 머리가 아파서 멍때리고 바닥을 보고 있는데 한 사람의 긴 부츠의 처자가 뚜벅뚜벅오더니 제 앞에 서네요 "혹시........시쿠쿠씨?" "딱!" 타노스의 핑거 스냅처럼 뭔가 딱! 하더니... . . . . . . . . . . . 어느 순간에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제 와이프와 만난 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렇게 1년만에 결혼하고 또 거의 1년 후에 딸아이가 태어났네요. 불과 3년 사이에 말이죠~ ^^ 어젯밤에도 아침에도 와이프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와이프도 저와 비슷한 패턴으로 저를 처음 만나러 왔다더군요. 술을 엄청 드시고 ;;;; "그래서 참 인연이란 신기하다. 둘 중에 누구 하나 싫고 귀찮은 생각을 계속했더라면 우린 서로 남이었을 텐데..." 서로 신기해하면서 오늘 하루 열심히 살고 또 10년 후에 또 그 신기한 얘기를 지금처럼 살갑게 하자고 했죠. 이런게 인연인가 봅니다. 그냥 10년이란 시간 자체가 신기해서 올립니다. ^^ 모두들 오늘 하루 열심히 살자구요~ 10년 전 저를 찾아온 그때 그 처자(님) - 나름 20대였다고 하시네요.ㅋㅋ  추천:수연아빠 추천:모모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월레스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파군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다호니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Original 추천:주원아빠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꾸쟁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복합기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더불이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쎈보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홍타이지 추천:도전인생 추천:퍼플레인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제트옹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Cavalier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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