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대견하고

든든하고

안쓰럽고

믿음직한

한 켤레.











사단 수색대대 상병 된

큰아들 휴가 나왔습니다. ^^

어깨도 떡 벌어지고

허리도 죽 펴지고

구릿빛 피부에

배에는 빨래판,

팔다리에 알알이 근육이네요.



간만에 네 식구 모여 앉아 저녁 먹는데

먹는 양이 엄청나요... ^^

다 먹고 치우려고 했더니

'설거지는 제가 하겠습니다!' 옴화나... ^^

썩썩 시원시원하게 설거지를 하는데...

딱 군대식... 설렁설렁.. ^^ ㅋㅋㅋㅋ....



둘째 날 저녁에는

동생 데리고 나가 술 먹더라구요.

같이 가겠냐고 하기에

일할 것 있다고 쓱 빠졌어요.

엄마아빠 일로 어려움도 좀 있고

군대 이야기며 제대하고 독립할 이야기며

형제끼리 해야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서요.

집은 비어 혼자 있는데

뭔가 매우 든든하다는 느낌...

자정 딱 돼서 두 놈들 얼굴 불콰해서 들어오는데

기분이 막 좋아지는 거예요. ^^

아, 이렇게 나이 들어 가는구나... ^^



오늘이나 내일쯤은

백세주 몇 병 챙겨 들어가야겠어요.

군인아저씨하고 한 잔 해야죠. ^^



그나저나

군화 많이 좋아졌네요.

뒤꿈치도 안 까졌대요.

군대 좋아졌어요. ^^



그래도 다시 가라면

안 갈래요. -_-;

재입대가 꿈에서 사라진 지 두 해도 안 돼요. -_-;



딴 건 없고

그냥 안전하게만 제대해 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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