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밥이 잘 되었는지 보려고 밥풀을 입에 넣었는데 시어머니가 이를 핑계로 며느리를 때려죽이자, 며느리 무덤가에 그녀를 닮은 꽃이 피었다는 전설.

역사

이 설화는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문제시되어 온 고부간(姑婦間) 갈등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한을 지닌 여인’이 ‘꽃’으로 환생하였다는 점에서, 꽃 유래담의 일종이기도 하다.

줄거리

옛날에 마음씨 곱고 효성이 지극한 며느리와 성질이 못된 시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늘 며느리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시어머니는 호시탐탐 내쫓을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며느리가 밥이 잘 되었는지 보려고 밥알을 입에 넣자, 시어머니는 이를 핑계 삼아 어른보다 먼저 밥을 먹었다며 며느리를 때려죽인다. 이후 며느리의 무덤가에 붉은 입술에 밥풀 두 알을 입에 문 듯한 모양의 꽃이 피어나는데, 사람들이 이 꽃을 보며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불렀다.

변이

기본 골자는 같으나 각편에 따라 이야기 초반부에 시어머니와 며느리 외에 효자 아들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아들이 장가를 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머슴살이하러 다른 마을로 떠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며느리를 때려죽이는 이유로는 첫째는 며느리가 밥이 잘 되었는지 보려고 밥풀을 입에 넣어서, 둘째는 시어머니의 구박에 밥도 제대로 못 먹던 며느리가 배가 고파 밥풀을 몰래 훔쳐 먹어서, 셋째는 며느리가 방아를 찧다 곡식 낱알이 몇 개 절구에서 튀어나와 땅에 떨어지자 얼떨결에 주워 먹어서 따위로 다양하게 변이되어 나타난다.

분석

며느리를 죽이는 원인이 여러 가지로 나타나지만, 결국은 이 모두가 시어머니의 억지스러운 핑계일 뿐이다. 결국은 아들이라는 한 인물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대립관계에 있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서 약자인 며느리가 희생양으로 그려진다.

특징

예로부터 시집살이는 많은 문학 작품의 소재로 쓰였다. 이 설화에서는 아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밥[食]’ 한 톨조차 허락하지 않고 그녀를 죽이는데, 이는 인간 생활의 가장 기본적 욕구도 허락되지 않았던 당시 며느리들의 인생을 대변한다고 하겠다.

의의

며느리밥풀꽃(정식 명칭은 꽃며느리밥풀)은 고부 사이라는 관계에 얽매여 아무런 대꾸조차 못 하던 며느리들의 한 많은 삶의 반영이다. 또한 붉은 입술에 하얀 밥알을 문 듯한 모습의 며느리밥풀꽃은 죽어서나마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하고 그 원한을 풀려는 것으로, 원혼은 반드시 위로받아야 한다는 한국인의 인식도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