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컴퓨터를 딱 켰는데 뭔가 이상한 겁니다.



위이잉~하고 구동 소리가 나는데 딱 5초만에 전원이 꺼지지 뭡니까.



그러더니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또 5초만에 저절로 위이잉~



아아,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무한 재부팅이로구나 싶어서



혹시 한 열 번 하면 그만 하고 켜질까 하고 기다렸는데,



열 번은 커녕... 어휴...



학교 옮기면서 수는 줄어 들었지만 금년에도 시즌이 돌아와



자소서 첨삭이 장난이 아닌데 이걸 어쩌나 고민을 했습니다.



뭐, 하기야 컴퓨터 산 게 벌써 해수로 10년인데다가



아들놈들 컴퓨터 수리해 줄 때마다 거기서 나온 썩은 부품들



덕지덕지 끼워 놓은 터라, 이게 무슨 조각보도 아니고



슬슬 갈아 치워도 무리는 아니겠다 싶기는 한데



문제는 토요일도 오후로 넘어 가는데 그 부품들을



언제 어디서 사서 수리를 하고 일을 한다는 말입니까.



그래서 선택한 게 에라 밑져야 본전이다... 자고로



286 이래로 급할 땐 재부팅 아니면 지우개랬다 하고



일단 잡히는 대로 메모리 두 개랑 그래픽 카드만



분해해서 지우개로 문대고 다시 조립하니



아, 이게 또 멀쩡해지네요!



이로써 집안 내력인 컴계의 노인학대는



당분간 계속될 예정입니다.



여러분, 이건 진리입니다.



286 이래로 급할 땐



재부팅 아니면 지우갭니다.



지우개 만세!



사후 추가> '286 이래'라는 건 제 첫 컴이 286이었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