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 글을 읽고 문득 생각이 나 저도 한번 의견 내보고자 합니다. 

자영업자로 살아남기 힘든 이유가 무엇일까? 평소 생각하던 것들을 한번 써보겠습니다. 



1. 미시적으로 각 사업자의 경쟁력 문제

   (1) 자영업을 너무 쉽게 생각함. 가장 많이 창업하는 레스토랑의 경우에도 제 주변 지인들을 보면....

    연봉 8천~1억대의 직장을 그만두고 접시닦이부터 시작해서 약 6년간 주방 실무와 요리를 익힘. 

    이후 유명 맛집을 전전하며 레시피 카피? 복원? 흉내를 통해 메뉴개발 1년 이상. 

    틈나는 대로 전국 상권을 분석하고 좋은 매물/자리/조건을 찾아 (위의 기간과 중복) 헤맴. 

    똑같지는 않지만 이런 오랜 준비과정을 거쳐 창업한 2명이 있습니다. 한명은 지역의 맛집으로 자리잡아 엄청나게 돈을 벌구요

    다른 한명은 맛집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주변에 거대 상권(복합몰)이 들어오고 내부 직원들의 배신 등으로 지금 힘들어 합니다.

 

   이렇게 준비해도 성공확률이 높지 않은 마당에 아무런 스킬도 없는 퇴직자가 퇴직금을 걸고 대출을 추가해서 프렌차이즈에게 

   나 좀 장사되게 해주세요...라고 한다면? 

   

   (2) 사업주들의 자세와 태도에 문제가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종일 앉아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시는 사장님. 

   지인들과 술한잔에 열을 올리시는 사장님. 

   친척 분 중에 벌써 20년째 불패의 맛집으로 날리는 분이 계십니다. 1년에 딱 2일 쉽니다. 

   구정 그리고 추석. 

   가족 3인이 아침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매장을 관리합니다. 재료 수급, 직원 관리, 카운터, 레시피 등등. 

   검소하긴 또 얼마나 검소하신지 빌딩 건물주가 되기전까지 17년된 대우 자동차와 스타렉스(식자재 추진용)만 몰았습니다. 

   

   (3) 기타 (자세와 태도와 연관되었지만)

   FM을 안 지킵니다. 

   법과 기본을 안지키면 가뜩이나 많은 온갖 변수와 위협에 대응하기 힘듭니다. 

   지인 중에 정육점을 하는 후배가 있습니다. 영업은 9시에 끝내는데 12시에 귀가합니다. 

   왜 그렇게 늦게 집에가냐? 하니. 다음날 고기 준비하고 정리하고 청소하는데 3시간 넘게 걸린답니다. 

   한번은 방문해서 영업 끝나고 술한잔 하자 하고 기다리는데......

   닦고 쓸고 닦고 닦고 닦고 닦고 닦습니다. (철자가 이게 맞나요? ㅋㅋ)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어디 틈에 고기조각 작은거 하나 껴서 부패되면 한방에 훅 간다고. 

   이렇게 해도 재수없으면 훅 가는 수가 있다고....이야기 하는데 제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게 되더군요. 



   비단 위생뿐만이 아닙니다.

   얼마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한글표시사항을 모든 제품에 인쇄해야하는데 (너무 작거나 인쇄가 곤란한 경우는 제외)

   모양을 헤친다, 이쁘지 않다는 이유로 슬쩍 한글표시사항이 빼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한글표시사항 인쇄시 따라붙는 법적 사항이 아닌 중요내용(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이 같이 빠져버린겁니다. 

   나중에 관련 업체에서 그걸 걸고 넘어지고 우리는 엄청난 손해를 보면 제품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른 예로는 아마존 해외 셀러의 경우입니다. 

   아마존에서 하지 말라는게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셀러들은 금전적 문제 또는 귀찮다는 이유로 그걸 무시하지요. 

   무시해도 별 탈 없습니다. 아니 없는것 처럼 보입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한방에 수백명씩 아마존 계정이 날라갑니다. 이메일 문구 겁니 자극적이죠. (당신은 앞으로 영원히 아마존에서 

   물건을 판매할 수 없다...라는 식으로 옵니다) 

   하지 말라는것만 안하면 나머지는 다 해도 되는데...꼭 구태여 하지 말라는걸 합니다. 



2. 거시적 문제점 (환경적 요인) 

 (1)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문제점. 

    무한 경쟁이니 하면서 자본주의가 경쟁에 기반한 체제임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동안 우리는 기득권과 정권에 의해 

    세뇌당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정한 경쟁". 네. 무한 경쟁이라는건 이미 대공황 시절 쓸려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법 안에는 "공정한"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습니다만, 여러가지 이유로 가진자, 기득권자, 힘있는자들의 논리가 우선

    해서 실제 세부 법에 반영되었죠. 

    -결국 자영업자(특히 식당)의 가장 큰 적은 건물주입니다. 몇천만원에서 억대를 넘나드는 보증금. 

     건물주 마음대로 널뛰기를 하는 임대료. 

     수천~수억을 투자해도 보장받지 못하는 권리금. 



  (2)물가와 마진.

    자영업자도 중소기업도 유통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2014년인가 15년인가에 롯데푸드에서 런천미트 가격을 올렸습니다. (롯데햄 계열 전체 다)

    10~15%가 일괄 상승되었죠. 대기업은 참 편리합니다. 

    올리면 왕창 올릴 수 있거든요. 



    하지만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회사들은 원재료비 2-300%상승에도 불구하고 

    거지처럼 울고불고 매달려야 납품가에서 5~10% 올려받을까 말까 합니다.(저의 실제 경험담입니다) 

    주변 상권과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음식가격 올리는 순간 손님이 뚝 끊깁니다. 

    

    15년 전, 요식업계의 판매가 대비 식자재 비용의 비중은 약 20~25%정도였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신 저질의 중국산의 식자재를 사용함에도 30%는 가볍게 돌파해줍니다. 

    

  (3) 과다경쟁. 

   제 나이가 올해 46살입니다. 46살에 재취업하기 쉬운가요? 

   현재 대한민국은 지난 10년간 우량 중소/중견기업이 엄청나게 망해나갔습니다. 

   헤드헌터들이 이야기 합니다. 과거에는 대기업을 퇴직하면 중견기업 가서 재취업하고 중견기업을 나와서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는(중장년 층의 이야기입니다) 흡수층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층이 너무 얇아졌다. 

   앞날은 창창하고 애들은 무럭무럭 크는데(결혼시기가 늦어져서 45세 정도면 보통 초~중학생 정도죠. 일찍 결혼하신분 말구요) 

   돈 벌길은 없습니다. 

   창업해서 영업한다고 수백군데 영업을 들어가서 다 실패하고는...문득 담배하나 피다보니 비가 오더군요. 

   용인 어느 마을 빌라 처마끝에서 담배피다가 말고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3. 마치면서. 

이런 문제로 토론이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항상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거시적인 환경의 불합리를 이야기 하면 상대는 미시적인 개인의 문제로 반박합니다. 

임대료가 문제다...라고 이야기 하면 밥 먹고 게임만 하는 사업주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업체까지 건물주가 책임져야 하냐?

이런 소리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충 2가지로 나누어서 제 의견 올려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