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텔 CPU를 버리고 자체 개발한 ARM 기반의 "애플실리콘"으로 넘어가겠다고 몇 달 전 WWDC에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실체"는 개발자용 임대 키트 외에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었는데, 오늘 새벽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첫 애플실리콘 CPU의 명칭은 "M1"인데, 이것이 맥북에어, 맥미니, 맥북프로에 먼저 들어가게 되더군요.

1차 출시국 기준으로 주문은 오늘부터, 배송은 다음 주 부터 되는 것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성능은 인텔 기반의 기존 제품 대비 대폭 향상되었다고 수시로 강조되었습니다. 소비전력 대비 뿐만 아니라 절대 성능까지 말이죠.

그 정도 자신감이 있어서 넘어가게 된 것이겠지만, 특히 맥북에어는 냉각팬을 안 쓰고도 성능이 나온다는 점이 흥미롭더군요.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몇 주 간 온갖 매체에서 제품을 입수하면 다각도로 평가가 이루어지겠죠.

발표 중에 인텔 아키텍처용으로 컴파일된 프로그램이 기존 기기에서보다 오히려 더 빠를 수 있다고 언급이 된 점이 기대됩니다.



직접 써봐야 확실해지겠지만, 맥용 프로그램 사용은 아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덤으로 iOS용 애플리케이션도 앱스토어에서 바로 받아서 실행할 수 있게 되니 어떤 차원에서는 호환성이 증대되는 셈이겠군요.



애플 생태계 위주로 쓰는 분이면 아마 지금부터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럼 남은 문제는 MS윈도 및 거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들이 될 겁니다.



현재 ARM용 윈도로 부팅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것으로 압니다. 일단 라이선싱 문제도 있고, 부트캠프 지원도 없는 듯 해서.

그럼 가상머신을 돌리던가 Wine과 같은 솔루션으로 API 차원에서 변환해서 돌리는 방안이 남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변환된 결과가 맥용 프로그램과 다름없이 작동하게 되므로 별도의 윈도 설치가 필요 없습니다.

이걸 구현해주는 CrossOver란 프로그램은 최근 버전부터 애플실리콘 지원을 준비 중입니다.

그러므로 이것과 호환되는 윈도 프로그램과 게임은 종전처럼 쓸 수 있으리라 봅니다.



남은 건 저기서 잘 돌아가지 않아 가상머신을 돌려야 하는 프로그램인데, 이게 꼭 필요한 사람이면 당분간 관망해야 할 겁니다.

일단, 인텔용으로 컴파일된 프로그램을 애플실리콘에서 돌릴 수 있게 해주는 로제타2 기술이 가상머신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현행 버전은 사용 불가이고 별도 제작을 해야 하는데, Parallels가 애플과 방법을 논의 중이라는 얘기는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쓰는 맥에서는 필요한 윈도 프로그램 대부분을 CrossOver로 변환해서 돌리는 중입니다.

그래서 향후 업그레이드 시기가 오면 애플실리콘 기반 맥으로 넘어갈 듯 합니다.

다만 윈도 자체를 완전히 버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회사 VPN 접속부터가 안 되다 보니.

그래서 필요하면 인텔맥 내지 일반 노트북 하나를 별도로 사놓는 걸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