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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에 지나다닐 일이 그래도 한달에 두어번 이상은 됩니다. 와이프 회사가 저 근처거든요. 어쩌다가 정말 행복하게도 일찍 퇴근해서 와이프를 데리러 가야되면 ^^.. 지나가게 됩니다. 근데 매번 드는 생각은 '아니 도대체 엘지가 중국에서 뭘 했길래 이렇게 번화가 한복판에 큰 건물을 두개나...?' 였어요. 1. 중국 시장은 더 이상 이머징 마켓으로써의 가치는 없다고 봅니다. 최근 몇년 간 사드 사태를 통해서 기업들도 깨달은 바가 많을거구요. 삼성이 계속해서 공장을 철수하는 이유도, 삼성이 중국 시장에서 진짜로 가치가 없다기 보다는, 삼성 입장에서 더 이상 중국 시장에서 얻을 게 없으니 철수한다, 라고 보는 관점이 맞다고 봅니다. (그게 동일 맥락인지... 는 모르겠습니다만..) 2. 엘지는 애초에 중국에서 존재감이 그렇게 큰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한국 전자제품'의 대명사는 삼성전자 '한국 자동차'의 대명사는 현대자동차 (베이징 현대) 로 통하니까요. 물론 'LG가 어느나라 제품이야?'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갤럭시 = 비싸지만 확고한 하이엔드' '현대자동차 = 독3사나 일제에 비해서는 좀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무난한 품질' 같은 이미지 구축에 실패했다고 봅니다. 3. 가전 장사는 그냥 그런것 같습니다. 저희집은 삼성 냉장고, 지멘스 세탁기, 샤오미 TV, MIDEA 와 GREE 에어컨 정도의 대형가전을 사용합니다. 통일된 메이커 조합은 아닌데요. 몇년간 중국 시장에서의 보여준 모습과 대략적인 시장 상황 (안 팔리는 메이커 고르면 나중에 골치아프니까...) 그리고 당시의 할인폭을 기준으로 결정한 결과물인데요. 엘지는 없습니다. 종합해보자면, 가전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것도 아닌데, 이렇다할 눈에 띄는 마케팅도 없으면서, 할인도 안함 정도가 되겠습니다. 4. 스마트폰은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지요.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상황을 보면 화웨이가 1/3정도를 잡고 있습니다. 애플은 자체 OS 이니 논외로 치더라도, 화웨이 기기는 직접 써보면 솔직히 잘만들었다는 느낌 듭니다. 빠르고, 배터리 오래가고, 사진 잘나오고, 튼튼한 편이죠. 물론 가격도 비싸긴 합니다만, 나름대로 이정도면 (단순히 결과물만 놓고 봤을 때) 삼성한테 비벼볼 생각이 들겠다 싶습니다. 근데 그게 홈그라운드라면? 당연히 화웨이가 유리합니다. 글로벌 1위인 삼성도 중국 내에서는 화웨이는 물론 오포 비보 샤오미에도 밀리고 있습니다. 근데 하물며 엘지가?? 당연히 안됩니다. 홈 그라운드인 한국에서도 20%가 채 안됩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같은 값이면 삼성 정도가 아니라, 같은 값이면 샤오미가 우선 선택일 정도에요. 그리고 애초에 중국 시장에서 그렇게 열심히 장사를 한것같지도 않습니다. 점유율 보니 북미쪽에서 그나마 열심히 장사 했네요. 5. 그렇다고 삼성물산처럼 건물을 짓나? 그것도 아닌거같습니다. 6. 그럼 디스플레이? 이건 솔직히 당분간은 중국에서 쫓아오기 어려울거같은데요. 중국 업체들의 기술 역량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건 맞지만, 이건... 그렇게 하루이틀만에 가능한건 아닌거같습니다. 이게 그렇게 빠른 호흡으로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좁혀지고 하는 업종은 아닌거같아요. 그래도 결론은 맞게 내린것 같습니다. 인건비가 올랐죠. 많이. 부지 확보 어렵죠. 땅을 임대해서 써야되는데, 규정이 복잡하고 '아냐, 괜찮아, 이렇게 해도 문제 안될거야' 하고 임시방편으로 진행받아놓고, 정작 나중에 규정대로 처리하면 뒤통수 맞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환경보호. 외국기업만 털리는거 같지만, 중국 내 기업도 많이 털립니다. 다만 그들은 당에서 한다고 하면 겉으로는 뭐라고 안하는것 뿐이에요. 2차 산업 분야에서 메리트가 많이 사라진건 사실이죠. 하지만 3차 산업 분야에서 여전히 큰 시장인것도 맞습니다. 서로 다른 정치/국가/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서비스가 태동하고 있고, 그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서비스를 우리도 갖고 있죠. 아직은 할만 하다고 봅니다. 물론 당해본(..) 경험도 많아진 만큼, 조금 더 신중할 필요는 있겠죠. 추천:그리운이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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