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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투피의 회원님들 가운데에도 의사들이 있기에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고민하면서 작성하다보니 한시간을 썼네요. 긴 글에 죄송합니다.) 1. 제도적 측면에서 지방의사 인력의 부족의 원인 : 의학전문대학원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의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도입입니다. 물론 지방 거점국립(사립)대의 영향력과 순위 하락도 같이 수반되는 문제이지요. 지난 수십년간 각 지역의 고등학생 중 우수 학생이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의 의과대학을 진학하여 졸업 후 수련과정을 마치고 지역에서 터를 잡고 개원을 하거나 공직의로 일을 하면서 지역의료를 받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나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으로 지역의 의과대학에 서울/수도권 대학의 졸업생들이 지역 의전원에 진학하여 졸업 후 다시 수도권으로 진입하여 개원을 하는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서울 수도권의 유명 국립,사립대의 자연대/공대에서 1-2등을 하는 학생들이 연구원이나 대기업에서 개고생하며 일하는 미래에 회의를 느끼고, 의사로써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많은 수입을 벌 수 있는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서울/수도권 대학의 의전원 정원은 한계가 있으니 지방 의전원에 입학을 하고 다시 본인의 터전인 수도권으로 다시 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지방의 삶의 수준은 서울에서 누렸던 것처럼 편리하지 않으니 많은 돈을 쥐어준다고 해도 서울로 올라올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대학의 측면에서는 의전원 제도를 받는 조건으로 교수 정원을 2배로 늘렸고,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았으며, 학생 등록금으로 한학기 1천만원 이상을 받고 있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의과대학으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쉽지 않은 것이죠. 군대를 다녀온 후 진학하는 의학전문"대학원"의 특성이 농어촌지역의 공중보건의사를 부족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2. 공공의료의 붕괴와 역할의 중요성 우리나라의 의료는 공공재적인 성격에 비해 민간의 의존율이 매우 높습니다. 정부가 각 지역에 국립병원을 세우는 것보다 사립대학 또는 민간이 운영하는 병원들이 각 지역의 의료를 맡아오고 있었습니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도권 대형병원의 몸집 불리기가 커지면서 공공의료의 역할을 하는 지방의 중소병원들은 경영의 어려움으로 폐원을 하거나 돈이 안되는 진료과를 축소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응급의료와 산부인과의 부재입니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1시간 이내에 처치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부족하며, 야간에 신생아 출산을 받아줄 수 있는 산부인과가 없는 것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정권에 상관없이 오래전부터 이 부분에 문제점을 인식하고 의료취약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전개해 오고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의료 장학생 또는 공공의대 설립 등의 계획들이 수년전부터 논의되고 고민되어 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홀대받아오던 각 지방의료원들이 환자치료병상의 중심이 되면서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받던 지방의료원이 왜 필요한지 왜 지방의료원에 의사들이 배치되어야 하는지 국민들이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지방의료원에 모든 과목이 아니라 필수 진료과목의 적정 의료인들을 배치하기 위하여 공공의사가 의무 배치 또는 모셔와야 되는 것에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3. 왜 지방 공공병원에 의사들이 가지 않는가? 쉽게 생각해서 지방의 공공병원에 의사를 모셔오기 위해서는 월급을 많이 주면 되지 않느냐고 되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대로 서울에서 자라거나 서울에서 대학을 나오고 지방 의전원을 졸업한 의사에게 대구에서 한시간 걸리는 김천의료원에 두배의 월급을 받고 일하라고 하면 정년까지 일할 수 있을까요? 경상북도에서 자라고 대학을 나온 졸업생이라면 대구에서 터전을 잡고 김천의료원으로 출퇴근하는 공직의의 삶을 고민할 수 있겠지요. 서울 목동에는 의사들이 많이 삽니다. 물론 다른 전문직도 많이 있지만 초등학교 학부모회에 가면 부모가 의사들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부모는 인천, 부천, 김포지역에서 병원을 개원합니다. 강남과 분당에 살면서 개원할 수 있는 곳은 청주까지라는 말도 있습니다. 강남에 살고 목동에 살면 편리한 환경에 살면서 자녀들에게 괜찮은 학교와 좋은 학원을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사립대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교수는 가족들과 주말부부 생활을 합니다. 그러면서 그만두고 서울에서 개원할 생각을 합니다. 이런 사례가 일반화 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지방에서 일하지 못하는 한가지 요인이 될 수는 있습니다. 4. 이번 파업은 왜 지지를 받지 못하는가? 현재의 의료체계 구조는 비정상적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공공재적 성격의 의료에 민간이 90% 이상을 담당하면서도 의료행위에 대한 적정한 지불은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십수년째 제자리인 의료수가로 인해 개원가의 의사들은 본인들이 기대하는 소득을 받기 위하여 비타민주사, 미용시술, 도수치료 등 비급여 행위에 몰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의료수가를 인상하지 않으면 국민들은 건강보험료를 인상되지 않으니 좋습니다. 그러면서 민간의 의사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현 정부의 의료보장성 강화 정책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현 체재에서 의료보장성이 강화되면 개원의사들은 수입이 더 줄어들게 됩니다. 국민건강을 위해 의료보장성은 더욱더 강화하고, 의료수가는 인상하는 대신에 무분별한 의료행위는 통제하고, 개인소득자의 건강보험료는 정확히 받아낸 후에 전국민의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전공의들이, 의학생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는 의무복무 이후 의사 증대로 인해 본인들이 일할 수도권에 의사들이 넘쳐나게 되고 경쟁을 하면서 수입이 줄어들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료계는 의사증대로 인해 무분별한 진료행위와 의료비의 지출이 급증하여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국민은 없을 것입니다. 전략도 잘못되었습니다. 한의학 첩약건강보험 적용과 원격의료 반대는 의학과 한의학의 갈등, 대형병원과 개원의사들의 갈등과 같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이라고 비쳐집니다. 공공의료의 적정인력이 배치되어야 하는데 의사를 존중하고 처우를 개선해야 하라고 두리뭉실하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 의사를 배치하는데 공공의대 신설이 아닌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의사들이 기피하는 과목에 대한 적정 또는 더 높은 수가를 받고 종사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하고 이것이 국가의 의료체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낮은 비용을 지불하고 높은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좋은 의료체계를 가진 나라가 없습니다. 국민들 또한 건강보험료 인상과 건강보장성 강화로 인해 받게 될 개인적/사회적 이익이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추천:나는야! 패들러 추천:4007 추천:과객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dadfortwin 추천:heparin 추천:평범한이공계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Rockhee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의천장무기 추천:ohmi0530 추천: 존케이지 추천:행복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모모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장풍高手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Woo&Jeong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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