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이 의료보험을 강제로 한 이후로

우리나라의 의료 수가는 생명을 다루는 분야일수록 저수가로 관리를 해왔습니다.



그래도 다른 걸로 돈을 벌 때는 오른쪽 주머니로 번 돈을 왼쪽 주머니에 넣어서 괜찮았죠.

의약분업을 하면서 약을 떼버린 대신 특진료를 만들었는데 왜 더 내야 하냐고 하면서 없앴습니다.

그리고 국가 보조가 적은만큼 비급여라는 제도를 숨을 쉴 수 있는데 이것도 없애고 있습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비급여라는 제도를 통해 저수가하에서도 신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 싸게 강제하고 있어 앞으로는 발전의 여지도 사라졌다고 봅니다.



그리고 대학병원/수련병원들은 전공의라고 하는 새싹들을 쉴틈을 주지 않으면서 돌려 이익을 만들어냈습니다.

최근에 법으로 보장된게 80시간이고 노동자의 2배이죠. 



바이탈과(생명을 다루는 분야)의 의사들이 저수가와 삭감 하에서도 그럭저럭 버텨오던 것들이

온갖 소송 특히 소아청소년과 조수진 교수의 구속 아래에서 모든 새싹들이 지원을 포기하기 시작합니다.

의료라는게 100% 성공률이 없고, 내시경을 하던 수술을 하던 정맥주사를 놓던 어느 정도의 합병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합병증들마다 소송을 걸고 민사와 형사를 함께 걸면서 생명을 다루는 분야가 앞뒤로 봉착에 빠졌습니다.

출산(분만)이 걸어들어 오지만 걸어나갈 수 없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의사가 관여하지 않으면 20%라고 하는 것들이 의사가 5%로 줄였다고 가정합시다. 

그런데 그 5%에서 살인마니 어쩌니 하면서 피켓들고 소송하고 어쩔 수 없는 것들도 의사가 책임져라고 합니다.

변호사의 말을 빌리면 판사들도 의사가 돈을 많이 버니 니가 좀 보상좀 해주지 그러냐는 태도들이라고 합니다.

민사 소송까지는 그래도 버텼는데 형사 소송까지 걸리면서 이젠 새로 들어오는 유입이 줄어듭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 냈는데 생채기 났으니 책임져라는 거죠. 네가 좀더 잘 했으면 안그랬을텐데 라면서...

심지어 최근에는 상식적인 치료 경과를 밟았는데도 결과가 나쁘니 책임지라는 판결도 나왔습니다. ㅠ.ㅠ



의사 숫자가 줄었다는게 말장난인게 

일단 우리나라는 외국의 5-6배는 진료를 해야 하는데 숫자가 적다고 늘려야 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의사도 수명 연장으로 실제 활동하는 의사는 이전 보다 훨씬 늘었습니다.

심지어 소아청소년과 의사도 총 인원은 늘었습니다.

그런데 위에 기술한 것처럼 생명을 다루는 분야의 부담감들때문에 있던 사람들은 도망가고, 새로 들어지는 않는 형국이죠.



이렇게 어려운 바이탈과를 살리려면

원가 이하의 수가를 정상화하고, 재판의 부담없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해주면 됩니다.

수가를 정상화하면 돈 잘 버는 의사가 돈이야기만 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바이탈 분야가 돌아가려면 원가이하의 구조에서는 다른 곳에서 빌려와야 합니다.

이국종 교수님이 하던 외상도 치료할 수록 손해가 났었죠. 이게 말이 됩니까?



김윤 교수나 안기종, 정형선 같은 사람은 대놓고 의사 월급을 절반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가 대학교수로 있었을 때나 다른 의과대학 교수도 잘해야 연봉이 2억이고 그렇지 않은 교수 많습니다.

부교수나 조교수는 더 낮겠죠. 

같은 시기 D모 회사에서 근무하는 제 친구는 제 연봉의 2배가 되었고 차도 제공받네요.

출장을 가도 저는 모텔에서 자고 저가항공을, 친구는 국적항공사에 호텔을 다니네요.

8-10억을 투자해서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들의 수입도 제각각이고 폐업율도 5% 전후반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에도 적었지만 해마다 병원<의원<치과의사<한의사<약사 순으로 수가를 올려주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경우 1-2% 정도로 의료직역 가운데는 가장 낮은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소수의 잘 버는 사람을 들먹이며 낮춰야 한다고 말하는 건 교촌회장 들먹이며 치킨사장 월급 낮춘다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어쨌든 작금에 어려운 환경에서도 바이탈을 비롯한 전공과목을 하겠다고 전공의들이 지원을 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도 작은 숫자지만 손잡고 Big 5병원을 들어갔구요.

아마 바이탈과에 대한 지원책이 나왔으면 앞으로 지원율이 더 올라갔을 겁니다. 



그런데 OECD가 어떻고 하면서 항상 말하는 의사숫자만 내세우며 분위기를 만들어 갑니다.

그럼 그렇게 의사가 많은 OECD에서는 의사 만나기가 쉬운가요? 우리나라보다 좋던가요?

보험진료를 통해 국가가 관리는 하되 투자는 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의사를 더 관리하기 쉬운 건

의사를 나쁜 놈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나씩 있는 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삭감이 모두 의사가 나쁜 놈이라서 그런 것처럼 몰아버리죠.

교과서의 기준과 임상에서 보는 공감대보다 정부가 정한 기준이 더 중요하고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버리죠.

심정지 환자를 살리려고 심폐기를 돌려도 70대에게 왜 했냐면서 천만원을 삭감하는 것처럼요.



아뭏든 윤석열은 디올백이 되었던 총선의 전략이 되었던 의사를 희생양으로 삼기로 한 것 같습니다.

2000명이라는 인원은 어떤 근거도 없고, 실제 의과대학에서 교육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옛날 학원처럼 200명 강의실 만들어서 오전반, 오후반 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의대생을 교육하는 건 강의실보다 그 밖에서 더 많이 행해지고, 병원옆 침상에서 이뤄집니다.

그런데 숫자가 많아서 못하면 시뮬레이션으로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제가 의학교육, 그리고 시뮬레이션에서 손에 꼽을만 하게 일해왔다고 자부합니다만, 

저 복지부의 이야기는 80년대 국민학교 오전반 오후반 교육이고, 프라모델 가지고 교육하라는 것가 똑같습니다.



그리고 2000명을 증원한다고 해도 지금의 MZ들 어디가 유리하고 나쁜지 다 압니다.

지금의 바이탈과는 흔한 소송과 저수가와 싸우는 환경이 바뀌지 않는한 안 가는게 유리합니다.

환자 치료하는 매 순간마다 내가 소송에 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싸워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까요?

능력되는 학생들은 해외로 나갈 겁니다. 이미 영국과 유럽, 캐나다 그리고 다른 제3국가들의 똑똑한 친구들이 그렇게 미국으로 갑니다.

그리고 유럽의 빈자리는 아시아나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의 의사들이 채웁니다. 

무조건 숫자를 늘리면 언젠가는 바이탈과를 하는 애들도 있을 거 아니냐는 낙수효과를 말씀하시는데요.

의대 교육이 얼마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지, 그리고 국가적으로 그렇게 인재를 부어 넣는게 손해인지는 말안해도 아실 것 같습니다.

이미 이공계 학생들 난리났죠? 오죽하면 공대교수들이 걱정하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글을 보네요.

또 가면 소송걸릴 미래를 보고 4-5년 번 돈을 다 바치거나 감옥갈 생각을 하는데 거기를 얼마나 갈까요?

안그럴거라고 하시는 분은 본인이 의대를 가서 공부해서 의사하시면 됩니다.

의전원 만들 때 그렇게 의사가 반대해도 이기적인 놈이라고 욕했지만 , 결국에 의과학자니 다양한 진로는 개뿔...

군의관, 공보의 없어지고, 오히려 임상의사만 늘었습니다.



이제 윤석열이나 전공의는 우리 손을 떠났습니다.

전공의 파업 아닙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아 사직하고 다른 길을 찾는 겁니다.

헌법에 보장된 자유 아닌가요?

그렇다고 지금 응급실에, 중환자실에 의사가 없나요? 교수가 있고, 전문의들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근무량을 줄이겠죠.

그리고 전문의를 더 채용해야 하는데 적자가 나겠죠.

애초에 전공의를 굴려서 만든 이익들이었으니까요.



전공의 중에 안과나 피부과 등 일부 전공의만 돌아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부와 전공의들은 법적 소송들에 들어갈 것이고 1-2년간은 혼란스럽겠죠.

정부의 의지대로 2000명은 각 학교에 배정될테고 학교는 돗데기 시장같이 엉망이라도 학기를 보내겠지요.

그렇게 불충분한 교육을 받아도 머리가 좋은 애들이니 시험은 거쳐서 의사가 될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교육을 시켰을 때 교수로서 마음에 안타깝고 애석한 마음은 어쩔 수 없겠죠.

이제 바이탈과를 하면 못나올 수 있고 노예처럼 매인다고 생각할테니 더더욱 지원을 안할 겁니다.

엊그제 미용학회에서 3년차 내과 전공의를 만났습니다.

40넘어 의전원에 들어와서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내과 전공의를 떠났지요.

그 친구가 떠나고 싶어서 떠났을까요? 

그런 친구들을 윤석열은 떠나게 만든 겁니다.



3년 후 대통령이 바뀌고 의료의 초석을 단단하게 만든다고 해도 10년간은 공백이 쉽게 채워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내가 내킬 때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은 자랑이 아니란 것도 알았으면 합니다.

길게 이야기한 것이 의사의 이기주의라고 하면 해외에 나가서 1년만 살다가 와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값싸게 편하고 수준높은 의료를 위해 정부가 돈을 내었는지 환자가 돈을 내었는지... 



저는 이글을 끝으로 웬만하면 의료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합니다

제 마음에서 포기했거든요.

퇴직금 3500만원으로 교수생활 18년을 마무리하면서 

세 아이들 대학등록금 걱정에 정든 학교를 떠나야만 했던 아픔도 이젠 잊을 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