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시골인 본가에 다녀왔습니다.

시골이라 하기엔 위치상으로는 일산보다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시골은 시골이죠.



여기 위치가 행주 나루터라고 

자전거 타시는 분들은 잘 아시는 곳입니다.



점심 즈음에 동네 분들이 모여서 얘기하는데,

나는 두번째야... 그이는 한번이잖아

이러시네요.



뭔얘기인가 들어보니

고추가 올해 비싼가 봅니다.

고추가 빨갛게 될 때쯤 따러 나가면 

빨간색이 다 사라져 있답니다.



누군가 와서 따간거죠.

그렇게 안당한 집이 없네요.



동네 어르신들이 소일삼아 농사지어서

자식들한테도 보내고

일부는 팔아 몇만원 용돈도 버시는 건데

그걸 따간답니다.

밭이 집에서 떨어져 있으니 

누가 따가는지도 모른답니다.

고추가 빨갛게 되는걸 보면서 내일은 따야지 하고

나가보면 빨간색이 싹 사라져 버린답니다.



서울에서 가깝고 지나가는 외지인이 많다보니

외지인 소행으로 보입니다.

동네는 이미 젊은 사람이 드물고 제 또래 정도가 젊은 사람이니..

노인정가면 70 노인이 막내하고 있고. 

80 노인네는 부지런히 방바닥 쓸어야 한다고... 

90은 넘어야 좀 쉬면서 앉아 있는..

그런 조그만 동네인데..



나는 두번째야 하면서 속상해하시던

할머니 모습에 

제가 다 죄송스럽더군요.



다행히 저희 밭은 

집 바로 뒤라서 아직 피해를 입지는 않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