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월요병과 치열하게 싸우고 계십니까? 자게에 글을 남기다니... 두근두근하네요. ^_^



노조가 없는 LG 계열사에 십몇년을 다녔습니다. 

아주 절박한 뭔가가 있진 않았지만 지내다 보니 노조가 있는 게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1년에 몇번 노경협의회라고 사장님 포함해서 밥묵고 하하호호 덕담 좀 나누는 기구가 다였다는...)



인사팀에서 정기 제도 개편 설명회를 나올 때면 순진한 후배님들이



"선배님, 이번 제도 개편은 어떤 의미가.......?" 



물으면 전 이렇게 답하곤 했습니다.



"이래저래 해서 이거이거는 우리에게 유리하고 이건 주판 좀 튕겨 봐야 하고..."

"귀찮으면 그냥 반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면 됨, 회사는 너에게 10원 한장 더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이유가 없단다. 제도 개편 10건이 있으면 윈윈 개념이 30%를 넘기는 아주 힘들다고 생각하면 됨!!"



대기업 계열사임에도 성과급이 거의 없는 회사였는데요.

이익이 나면 내년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서.... 손해가 나면 당연히 성과급을 주지 않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어느해에 누가 절 노경협의회 대표로 추천했다고 인사팀에서 자꾸 귀찮게 해서

"전 노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노경협의회 대표가 되면 추진해도 되는가?" 라고 했더니 그 뒤로 전화가 없었습니다. 

(진짜 노조를 만들 게 무서워서라기보다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 걸로..)



그러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사회악에 가까운" 노조를 가지고 있는 현대차 계열사로 이직을 해서 몇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도 옮기기 전에 워낙 악명높은 현대차 계열사 노조는 정말 어떤 모습인가? 많이 궁금했었는데요.

와서 보니 아닌 부분도 있지만 뭐.... 외부에서 보던 것처럼 문제가 많다는 것도 확실해 보이더군요.





서론이 엄청 길었습니다만 제가 이곳에 와서 고민하게 된 건....

"현대차 노조는 왜 이런 모습을 보이는가? 왜 공감받지 못하는.. 돈에 환장한 것으로 보이는 노조가 되었는가?"



노조라는 것이 구성원의 이해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이해단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에 노조가 돈에 환장 (실제 그렇든 보기에 그렇든..)하는 건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독점 시장 하에서 현대차가 국민들한테 삥을 많이 뜯었으니 

노조도 있겠다, 같이 나눠 먹는 건 당연하겠죠? 여기에 토를 달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제가 이곳에 있기 전에도



"현대차 노조, 이것들은 돈에만 눈이 뻘개가지고...." 하는 사람들이 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없는 돈 달라는 거 아니고 남은 돈 좀 나눠 먹자는데 3자가 왜 난리여?



5년이나마 짧은 시간 옆에서 지켜보면서 회사의 장기적 경쟁력이나 이런 뭔가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뭔가 멋드러진 것들을 노조는 얼마나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잘 모르겠더라구요. ㅎㅎ;;



분명한 건 현대차 그룹도 회사 입장에서나 노조 입장에서나 곧 해법을 찾아야만 하는 시간이 오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시장환경이 좋지 않으니까요. 그 시기에 양측 다 좋은 방법을 찾아서 공생의 길을 찾기를 바래 봅니다.



정말 이상적인 노사 관계라는 게 가능하긴 한 지 궁금해지는 5년이었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ps. 글을 쓰고 나니 다시 유령회원으로 돌아가야겠네요. 글쓰는 거 생각보다 너무 힘든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