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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le #1 : 20200523_172316.jpg(325.8 KB), Download : 67 |
유명하다는 국숫집을 찾아다닌 건 아닙니다.그럴 여유도 없고, 그만큼 간절하지도 않아요. 그냥, 밖에 나와 있는데 때 돼서 한 끼 때워야 되면 혹시 국숫집 있나 먹자골목 간판들 기웃거리는 거죠. 부담 없고 덜 자극적이고 주머니도 덜 신경쓰이고... 멸치국수, 잔치국수, 칼국수, 밀국수, 열무국수 같은 건 그냥 먹습니다. 조리법이 달라도 다 맛있어요. 그런데 비빔국수는 좀 다릅니다. 어머니 손맛 때문에요. 어머니 비빔국수는 잔치국수 만드는 가느다란 국수에 양념을 묽지 않게 해서 거의 국물이 나오지 않아요. 대개 시장통에서 비벼 팔던 비빔국수는 다 이래서 예전에는 어딜 가나 어머니 비빔국수 느낌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국수 면발이 굵어지고 양념이 묽어져서 마치 진한 국물에 말아 먹는 느낌이 들게 돼 버렸어요. 그게 싫다는 건 아닌데, 옛 맛이 아니어서 좀 아쉬웠죠. 국수가 맛있다고, 특히 비빔국수가 좋다고 해서 가 보면 유명하다는 맛집들이거나, 그 조리법을 흉내낸 집들이 대부분 이렇게 평준화됐더라고요. 물론 맛은 좋지만, 어머니 비벼 주시던 비빔국수 맛에 익숙한 혀와 뇌가 어딘지 모르게 이긔 아닌듸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요. 그런데 어제, 검정고사장 운영하고 지쳐 돌아오다가 동료 선생님이 한 집 근처 국숫집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몸이 지치면 밥 챙겨 먹기도 괴롭고, 먹어도 부담되니 속는 셈치고 한번 들러나 보자 하고 찾아 갔지요. 그랬더니 이게 대박이네요. 딱 기대한 그 맛인 거예요. 적당히 삶아 부드럽게 끊어지는 잔치국수 면발에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하게 매운 맛이 도드라지는 양념이 국물처럼 흘러내리지 않고 면발에 착 붙어서 싹싹 긁어 먹으면 그릇 바닥에 흔적도 거의 안 남아요. 돼지고기 대신 낙지를 쓰는 만두까지 정말 맛있었습니다. 위치를 보니, 아니, 이 가게를 도대체 왜 못 봤나 싶어요. 단골 병원, 약국, 안경원, 슈퍼마켓, 빵집 다 있는 골목 모퉁이만 돌아 가면 있는데, 차 타고 몇 번이고 다닌 코앞에 있는 국숫집을 못 보고 지나쳤으니, 이거 원... 그래서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는 건가 봅니다. 오늘 저녁에 둘째 데리고 또 가려고요. 주책없이 아침부터 기대가 되네요. ^^ 이상, 맛있는 비빔국숫집 찾는 썰이었습니다. 비 오는 덕에 집에서 하루 쉬는 어리보기였심다~. 감사합니다~. ^^ * 댓글로 궁금해하는 분이 계셔서... 수원 일월도서관 건너편 율천고 옆 오늘국수입니다. 그냥 평범한 작은 가게예요. 추천:복합기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월레스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이무기 추천:아산두 추천:조은컴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띠리리 추천:의천장무기 신고:나무그늘1 추천:나무그늘1 추천:지니78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별치기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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