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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더라 꽤 오래전이었습니다. 10년이상 잡고. 신혼집을 구했습니다. 당시에 전세가가 사상 최저점을 찍었죠. 강남구청역 근처에 있는 XX캐슬도 2.5억이면 들어갔습니다. 잠실도 2억대. 여차저차해서 한강변에 뷰가 끝내주는 아파트를 2억 전세로 들어갑니다. 지금 생각하면 ㅎㅎㅎ 가능할까요? 여하튼 그렇게 전세를 구했는데.. 우연찮게 집주인이 어디서 본듯한 얼굴입니다. 서로 한참을 보다가 서로 알아봤죠. 예전 얼굴만 아는 직장동료 였습니다 ㅎㅎ 여하튼 그것도 인연이라고 전세금도 좀 깍고 이것저것 쓰던 가구도 나눔받고. 기분좋게 신혼살림을 시작했습니다. 첫 2주간은 정말 그야말로 환상이었죠. 집에오면 거실에 한강뷰가 펼쳐지는데.. 제 짧은 어휘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냥 멋져부립니다. 특히 퇴근 시간즈음이면 노을과 함께.. 강변북로와 그 일대 차들이 그려놓는 풍경은 그야말로 예술. 한 2~3주간. 정말 집에 갈맛이 나더군요. 하지만 행복은 딱 거기까지 ㅎㅎㅎ 환상에서 깨어나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더군요. 일단 강변북로에서 쏟아져 나오는 먼지와 소음. ㅋ 뭐 창문은 그냥 24시간 열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제인 층간소음 ㅠㅠ 처음엔 잘 몰랐었죠. 그게 층간소음인줄.. 하지만 창문을 닫고 지내기 시작하면서.. 실내의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쿵.쿵.쿵.쿵 드르륵 드륵.. 좔좔좔좔... 슈아아앆~ 가끔은 자다가 내가 맞춰놓지 않은 시간에 알람소리에 깨기고 하고.. 압권은.. 새벽에 어디선가 들려오는 여자 울음소리... 이 모든게 층간소음이란걸 깨닫는데도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더군요. 하아~ 이게 또 고역인게.. 그 소리가 한번 들리기 시작하면.. 계속 그 소리에 집중하게 되는 신기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건 경험해 보지 않으신 분은 잘 모르실 겁니다. 그 때문에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는데.. 다 접고.. 제가 층간소음에 대해서 모든걸 체념하게 된 사건이 있습니다. 하루는 집에서 쉬고 있는데.. 또 쿵쿵쿵쿵 소리에 너무 짜증이 나더군요.. 윗집으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뭐 이런 저런 하소연 등등으로 좀 이야기를 하고 내려왔죠. 그런데 또 쿵쿵쿵쿵 소리가 나는거 아니겠습니까.. 이건 뭐 이런 XX같은 경우가 있나~~~ 이러면서 또 뛰어 올라가려던 순간.. 잘 들어보니.. 그 소리는 그냥.. 평상시 걷는 소리였습니다.. ㅎㅎㅎ 그걸 깨닫고 나니 너무 허탈하더군요. 아니 내 집에서 그냥 걸어다니지도 못하는게 무슨 내집인가.. 라는 생각에.. 전세기간 2년 채우자 마자.. 지금 살고 있는 다가구 3층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물론 2년후에 전세값이 미친듯이 치솟은 것도 이사하는데 일조를 하긴 했지만요. 결론은.. 현재는 층간소음 같은건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뭐 가끔 아래집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있긴 합니다만.. 그건.. 뭐 다들 아시겠지만.. 윗집에서 오는 소리하고는 느낌이 전혀 다르지요.. 여하튼 저는 현재의 생활에 만족합니다. 그리고 다시 아파트로 가고 싶은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만.. 예전에 층간소음에 시달렸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곤 하지요.. 뭐 층간소음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개인적으로 좀 불편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배려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배려..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내 집에서 걸어다닐 자유는 주어져야 하는것 아닐까요? 내 집에서 그냥 걸어다니는 정도의 소음도 줄여주지 못하는 집이 과연 그 가격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건지? 묻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물론 2010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들은 층간소음에 대한 규제탓에 많이 보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아파트들은 내 집에서 최소한의 내 개인생활을 영위하기도 어려운 수준의 방음기능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층간소음 가해자로 몰아넣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파트 분양가격은 나날이 치솟고 있습니다. 바라건데.. 고공행진하고 있는 그 분양가격속에 층간소음에 대한 보완책이 꼭 들어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참.. 그렇다면 다가구 주택은 과연 파라다이스 일까요? ㅎㅎㅎ 그냥 한가지만 말씀드리면.. 오늘도 화장실 누수로 앵글밸브 교체 유튜브 동영상을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단언컨데 다가구 주택 이사후 DIY스킬이 약 300% 정도 증가했다고 확신합니다 ㅋㅋㅋ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이만 줄입니다~ 좋은밤들 되시길. 추천:멋장이 추천:신지유하 추천:루디(Rudy)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미니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고구마 추천:Maxx 추천:일급실수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수우 추천:돌파리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월레스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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