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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어깨가 아프다. 그러니까 삼각근과 상완삼두근 외측두와 내측두가 아린다. 어제 4번째로 실내 암벽등반을 가서 초급자 운동을 한 영향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를 나는 안다. 아내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4km 조깅을 하고 들어왔다. 아내도 잠에서 깨어 늘 하던 대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요가 메트를 깔아놓고 스트레칭과 108배, 점프 스쿼드, 크런치, 팔 굽혀 펴기, 다리 찢기, 런지 같은 것들을 자신만의 루틴에 따라 수행하는 거다. 얼굴이 벌겋게 되어 땀을 흘리며 운동하던 아내는 나를 보고는 자세를 봐달란다. 그래서 로키 발보아를 훈련시키는 미키의 심정으로 성심성의껏 푸시업 할 때의 팔의 위치, 자극이 와야 하는 부위,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따위를 알려주며 훈계질 해줬다. - 한 개 더 해 이 게으른 자식아!! 아내에게 지적질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이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잘난 척해주지 않으면 좀처럼 기회가 없다.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아내가 진짜로 로키 발보아처럼 펀치 훈련까지 할 생각임을 말이다. 그렇게 푸시업을 하던 아내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가드를 올렸다. 그리고는 쉭쉭 소리를 내며 주먹을 뻗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디서 뭘 보고 왔는지 알 수 없지만, 가볍게 원투 잽을 던진 후에 머리를 슥슥 흔들더니 앞으로 파고들며 짧게 원투 펀치를 꽂아 들어온다. 어쩌겠나 나도 대비를 해야지. 왼쪽 어깨를 뒤로 빼서 측면으로 서서 공격당할 수 있는 면적을 최소화하고, 어깨를 내주고, 뒤이어 들어올 충격에 대비해야 할 밖에. 순식간에 파밧 파바박 하고 오른 어깨 쪽에 주먹이 박힌다.  알리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라고 했다. 생각해보면 결혼 초에도 지형씨는 종종 내게 이렇게 장난을 치고는 했다. 귀엽게 웃으며 나비처럼 팔랑팔랑 손을 뻗어서 꿀벌처럼 토닥토닥 했었다. 물론 지금도 너무 나비처럼 날아서 아주 벌처럼 쏘는 느낌이다. (대왕박각시가 소리 없이 날아와서 장수말벌처럼 쏘고 간다고나 할까.) 여튼 그렇게 아내는 내 삼각근과 상완근에 강려크한 주먹질을 한 후에 만족한 표정으로 씻으러 들어갔다. 자존심 상 차마 아내 앞에서 아프다고 문지르지 못하고 참았다. 아프다. 자존심 따위! 퉤! 오른쪽 어깨가 점점 마비되는 느낌이다. 팔꿈치가 저려온다. 임지형 이 알리 같은 가시내. 좋아 이렇게 된 거... 자네 전국체전에 나가지 않겠는가? 밀리언달러붸이비 스타트! ===========
^^ 간만에 글 남겨봅니다. 다들 잘 계시지요? 2019년에는 투피에서 더 자주 봽겠습니다. 더 더 행복한 일 가득하세요~ 추천:도둑이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네로5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홍타이지 추천:카이샤잉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꾸쟁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고앤고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꾸러기1000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주스팅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미리내3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신나게즐겁게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신지유하 추천:그림자_ 추천:bezzangee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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