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10월인가 컴퓨터를 사줬습니다. 주말에 한번씩 PC방 가는 모습에 코로나도 신경쓰이고 해서 집에서 하라고 한대 사줬습니다.
엄청 좋아하더군요.
다만 규칙을 지키고 게임하라고 했습니다. 구몬과 엠베스트 일일할당량을 채우고나서 밤10시까지 게임하라고 했어요.
그러던중 꼼수로 할당량을 채운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구몬같은건 네이버구몬카페에서 답안지를 보고 베끼더군요.
1월달에 한번 부딪혔습니다. 그런 꼼수와 제대로 된 학습을 하지않고 거짓말로 일관하는 모습에 본체를 아이방에서 빼버렸습니다.
그러다 2주정도 지나고 다시 얘기를 하고 들였습니다.
그리고 3월말쯤 자유를 달라며 울부짖는 모습에 자유를 줬습니다.
그 자유라는 것은 10시30분까지 해야할건 할테니 그안에 게임을 먼저하든말든 놔두라는 거죠..
알았다고 했습니다.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고 허락해줬습니다.
다만 중간고사 10%안에 들지못하면 다시예전처럼 돌아간다고 약속했습니다. 공부잘했던 아이입니다. 반에서 2-3등정도 하니까요.
근데...
시험날에도 게임만 하더군요. 가만히 놔뒀습니다. 약속했으니까... 3일의 시험기간동안 게임만 하더군요.
애엄마에게도 약속한거니 가만히 놔두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속이 부글부글....
시험결과는 이번주말쯤 나올거라 대충 엉망일것을 예상하고 있는데(상위30%안에도 못들걸로 예상) 그러던중 어제 일이 터졌습니다.
할거 다했다고 게임하는데 엠베스트 출석시간 5초해놓고 엄마가 따지니까 눈동그랗게 뜨고 다 했다는 겁니다.
제가 아이 어릴때 공부못해도 된다. 거짓말하지마라. 거짓말하면 계속 더 큰 거짓말로 막아야하기때문에 인생이 엉망이 된다.
신신당부를 하며 가르쳐왔는데
거짓말을 너무 당당하게 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존에도 사소한일에도 아무렇지않게 가벼운 거짓말하는 모습에 가르치고 또 가르쳤지만 정말 어제 그 당당한 모습을 보니 속이 뒤집어집니다.
그래서 어제 즉시 게임을 중지시키고 컴을 끄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PC방가면 컴퓨터 분해해서 판다고 했는데
아이는 PC방에 갈꺼라고 단호하게 말을 합니다.
보통 이런분위기에서는 PC방에 안간다고 하는게 정상아닙니까? 어떻게 약속을 먼저 어겨놓고 PC방에 갈꺼고 PC뺄려면 빼라고 할수 있습니까?
바로 컴을 뺐습니다.
분해해서 팔고나면 이제 영영 돌이킬수 없기때문에 신중해야합니다.
PC방 간날은 집에서 물빼고 아무것도 먹지말라고 했고 모든학습,학원 정지시켰고 한달후에도 아니다싶으면 끊을려고합니다.
오늘2시간 30분정도 PC방에 다녀왔더군요. 그래도 밥은 먹였습니다. 속상해도 내 아이라서 굶는건 보기힘드네요.
최소한 PC방에 가지말라고했을때 안간다고했으면 이렇게까지 화가 나지않았을겁니다.
어제 속상해서 건강상의 이유로 끊었던 술을 다시 마셨습니다. 오늘도 낮부터 마시고 이렇게 글을 적네요.
공부는 못해도 됩니다. 아빠도 못했고 인간이 먼저되어야된다고 했습니다. 아이에게 항상 얘기했습니다. 사람이 솔직해야한다.
거짓말을 하게 되면 그걸 막기위해서 더 큰 거짓말로 인생이 피폐해진다.
하지만 아이는 저 혼자 키우는게 아닙니다.
아이엄마는 저와는 생각이 조금 다르고 저보다 훨씬 현명합니다. 결론은 그래서 공부를 끊을수는 없습니다.
괴로운밤이 또 흐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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