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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에 벚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봄이 오는 건가요. 지난해 포도나무 한그루를 사서 심었습니다. 생각보다 쭉쭉 잘 자라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추운 겨울이 되니 베란다에서 있던 녀석도 잎이 짙은 포도색으로 바뀝니다. 포도나무는 낙엽 색깔도 포도색이군요. 겨울 내내 앙상한 가지만 있어서 죽었나 살았나 내심 걱정도 되고 궁금했는데 2주전에 작은 봉오리가 올라오더니 쾌속 성장을 합니다. 잎이 자라는 속도가 한시간마다 달라요. 쑥쑥 크는게 눈에 보이네요. 지난해 남았던 포도잎 몇개가 보입니다. 신구의 조합인가요.  겨울내내 성장이 멈췄던 파인애플구아바도 급속히 성장을 시작합니다. 지난주부터 급히 자라기 시작한 잎의 색상은 연두색입니다. 달려~~~! 뭐 이런 느낌이네요. 반면에 뒤에 보이는 커피나무는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듯 전혀 자라지 않고 있습니다. 커피나무 뒤의 뱅골 고무나무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식물마다 자기가 자라는 시절이 있나 봅니다.  어제는 결혼 25주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전부 학원이 10시나 되어야 끝나기에 아내하고 둘이 식사를 하였습니다. 좋은데 가서 맛난거 먹자해도 아내는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하여 집앞 만원짜리 스시집 가서 먹었네요. 그래도 기념이니 맥주 한병 시켜서 둘이 건배했습니다. 25년을 같이 살았고 중간에 힘든 시기도 많았지만 요즘은 그냥 동지애로, 전우애로, 우정으로 살아갑니다. 아내보다 더 좋은게 친구 아니겠습니까? 1996년 3월 9일은 제가 - 처음 결혼을 해보고 - 처음 김포공항을 가보고 - 처음 해외 여행을 타보고 - 처음 비행기를 타보고 - 처음 어떤 일의 주인공이었던 그런 날입니다. 25년간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힘든 시절도 많아서 오히려 제게는 지금이 인생의 봄날 같습니다. 봄이 제게 오는 것 같습니다. 총총. 추천:keen 추천:아이언이글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만사여의 추천:아!만수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주지스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냉철심장 추천:창고 추천:네로5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미니바 추천:오늘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ilzzang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고구마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인간주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루디(Rudy) 추천:월레스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rocom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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