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얘기 나오니까 생각난 것인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흥미로운 역사 관련 음모론이 하나 있다면...
"문명 초기화 설"입니다.
문명이라는 게 일직선으로 고도화되어 오지 않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아실 겁니다.
주력 문명의 흥망성쇠에 따라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가도 퇴보하곤 하는 게 여러 번 반복되어 왔습니다.
고대 로마, 그리스 시대에 이뤄진 건축, 학술 등의 성과가 한 때 수백 년 간 후퇴한 것이 대표적이죠.
문명의 진보는 집을 지으면서 벽돌을 쌓아올리듯 앞 세대의 지식이 전수되면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게 끊기게 되면서 원점으로 돌아가는 꼴이 되는 겁니다. 열심히 게임하고 있는데 세이브 안 했다가 캐릭터 죽은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는 지난 수백 년간 큰 틀에서 끊김 없이 전수가 되면서 꽤 높은 수준이 되었죠.
그런데 음모론에서는 과거에도 이 정도(또는 그 이상) 다다른 적이 있지만 1번 이상 초기화가 되었다고 봅니다.
진화론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인류의 신체나 뇌 구조는 10만 년 이상 거의 그대로라는 점.
역사 기록은 6천 년 이내(고대 이집트 - 5,250BC)이지만 유적은 1만 년 넘는 것도 있다는 점(터키 괴베클리테페 - 1만BC).
고대 문화 남아있는 것 중에서도 현대 기술로조차 재현하기 까다로운 게 다수 있다는 점.
그래서 얼마든지 훨씬 과거부터 문명을 쌓아올릴 여지가 있었고...
1번 이상 리셋이 되었지만 일부 기술은 계승되어 고대에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식입니다.
이른바 "고대 외계인" 음모론과 일정 부분 논리를 비슷하게 가져가지만 주체가 외계인이 아니라 현생 인류라는 게 다릅니다.
현재 문명이 핵무기 등의 개발로 상호확증파괴(MAD)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면...
과거에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갔을 경우 리셋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정론으로 삼기에는 증거가 부족하지만 나름 흥미로운 가설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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