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직원들에게 대출이자를 면제해준 방식은 소위 '페이백', 현금으로 돌려주기입니다.

1억 원을 빌리면 이자 2.87%를 다음해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인데, 보통 3,4%였던 대출이자를 감안하면 1% 미만의 이자만 내는 셈입니다.

농협이 국회에 제출한 내부 문서에는, 직원이 빌린 주택자금의 이자를 어떻게 현금으로 돌려주는지, 자세히 적혀있습니다.

이렇게 매년 직원 수백명에게 이자를 돌려주는데 11년간 430억 원 이상이 쓰였습니다.

저금리로 대출이자 자체가 낮아지다보니 이자 전부를 돌려받는 직원들도 늘어 올해는 0%, 아예 무이자 대출을 받게된 직원도 15명이 나왔습니다.

농민들이 출자한 돈을 갖고 대출을 해주는 곳이 농협이지만, 농민들은 꿈도 못 꿀 혜택입니다.

[농협대출 이용 농민] "대출은 4.5% 받고 있죠. 특정 계층만 덕을 볼까? 대부분 사람들은 농협에 큰 이득을 못 보죠. 조합원이지만…"

작년 국정감사에서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자 농협은 이자를 절반만 돌려주겠다는 개선안을 내놨지만 올해도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해왔습니다.

직원에게만 특혜를 준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농민장학금 규모를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올해 2억원이 줄었습니다.

농협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세금 8천억원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매년 40억원 가까이 드는 직원 특혜 대출이 온당하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정운천 의원/바른미래당] "농민들이든 또는 서민들이든 한 1% 이자만 내린다고 해도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거든요. 어려운 농촌 현실에 맞게 우리 농민들에게 그러한 혜택을 더 빨리해주는 게 더 우선이다…"

농협 측은 첫 주택을 구입하는 사원에게만 혜택을 주고 있었고, 이자 보전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노조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취재: 황성희 김동세 / 영상편집: 우성호)

김세진 기자 (blue32@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