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것은 이는 조국 개인에 대한 감정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역학의 중심에 조국이 서있는 위치와 역할 때문이다. 안티 조국 현상의 과열과 지나침, 이것은 우리나라 정치판을 읽는 열쇠이다. 야당이 당력을 총집중하여 전력투쟁하는 그 배경이 무엇일까? 그 지나침과 극한적 의지가 느껴져서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조국이 지니는 상징성 때문이다. 

야당은 조국 개인을 잡아족치려는 것이 아니라 조국이란 한 사람이 지니는 정치적 상징성 때문에 그에게 집착한다. 조국은 문정부의 대표적 아이콘이다. 그를 클릭하면 문정부의 모든 정책과 노선이 드러난다. 사법개혁과 공수처 설치,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 만들기의 모든 정책과 전략은 조국이라는 인물을 통하여 드러나고 추진되었다. 그리고 그는 엄청난 대중정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서울대 법대 교수라는 묘한 카리스마와 나이스한 남성 이미지와 합리적 지성 스타일은 합리적 보수와 중도 노선의 시민들을 문정부에 연결시키는 강한 고리였다. 야당은 이 고리를 끊고자 조국 아이콘을 망가뜨리고 지우고자 하는 것이다. 조국을 저지하면 문정부를 흔들 수 있고, 조국에게 흠집을 내는 만큼 정치적 실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차기 대권주자 주저앉히기 전략의 성격이 짙다. 

다른 대권 후보들이 등장하면 선거라는 특수한 지형에서 한판 붙어볼 만한데 조국이 최종적인 대선후보가 되면 대책이 없다. 사실 우리나라 정치사를 보면 김영삼 정부 이후 태통령 후보자의 최종적인 선택은 '얼굴' 상관성이 매우 컸다. 일단 잘 생겨야 한단다. 통계에 의하면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누가 당선되겠느냐고 질문을 하면 주로 잘 생긴 인물을 고른다고 한다. 그런데 대개 초등학생들이 사진만 보고 찍은 그 후보들을 국민들이 선택한다고 한다. 이것은 서구의 유명한 실험적인 통계라고 한다 야당은 조국의 이념보다 그의 얼굴을 더욱 두려워 한다. 그 얼굴을 위선자의 얼굴, 가면을 쓴 얼굴로 만드는 것이 공격전략의 초점이다. 단지 장관을 주저앉히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쉬 알 수 있다.

셋째, 좌파 이념 논란을 재점화하기에 가장 적절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조국이 진보적 이념을 학습하고 활동한 경험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유럽이나 서구나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새로운 정치지도자들치고 젊은 시절 진보적 이념이나 활동을 접하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다. 훌륭한 삶의 족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분단 구조에서 지구 최후의 냉전체제를 지속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조국의 사노맹 관련 활동은 책잡기 좋은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 황교안의 등장 이후 전개하였던 ' 좌파 독재' 프레임을 다시 가동시키기에 적절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과거 이력을 다 뒤집으면 한나라당 내에도 솎아내어야 할 인물들이 수두룩하다. 허나 이념 파헤치기는 효과가 없다. 과거의 행적이고 이미 재판을 받고 댓가를 치렀다. 게디가 장관 후보자 청문회 하나로 좌파 독재 프레임을 구축하고 전사회적으로 유포시키기에는 사안이 너무나 국지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이라 한나라당은 헛다리를 짚는 전술을 택한 것이나 진배 다름 없다.

넷째, 공수처 설치와 사법 개혁을 저지하려는 목숨 건 저항이다.

공수처가 설치되고 사법 개혁이 추진되면 한나라당은 과거처럼 안정적인 자금 모금을 할 수 없고 의원들 역시 정치자금 확보나 보장된 부의 축적을 더이상 꾀할 수가 없다. 언제나 감시의 촉수가 자신들을 겨낭하고 있고, 기업들이나 뇌물제공자들은 위축된다. 이는 머 민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일 게다. 조국을 잡지 못하면 정치로 하는 돈벌이도 시원찮게 되고, 여차하면 체포되거나 감방에 가게 되기 때문이다. 묵숨 걸고 조국을 막아야 자기들 목숨이 보전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공격 수위가 지나치다 못해 광적이다.

다섯째, 조중동과 언론의 공포감이다. 

조국은 조중동의 친일적 행각과 노선에 대해 명확한 비판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가 있다. 조국이 법무부장관이 되면 조중동은 알아서 꼬리를 내릴 것이다. 아마 지나친 가짜뉴스 생산을 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조국을 잡으면 가짜 뉴스나 교묘한 뉴스만들기로 문정부를 얼마든지 흔들수 있고 그만큼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다른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조국이 존재하는 한 마음이 편치 않다. 정의와 진실을 세울수록 가장 불편한 세력은 대중여론을 적당하게 조작하고 정치인들에게 압박을 가하여 생존해가는 언론세력이다. 조국 대전을 일으키는 야당의 의혹 폭로?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하는 공중파와 언론들의 열정에서 조국을 부담스러워 하는 최후의 적폐 언론의 두려움을 읽게 된다.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언론들의 태도는 흥미로운 분석거리이다. 매우 적극적이고 공세적이고 의혹이 아니라 마치 사실인 듯이 의혹을 공개하며 야당에게 편안한 무대를 깔아주고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다.

여섯째, 독재 이미지 심어주기 전법이다. 

야당은 어차피 조국을 밀어내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간 문재인은 야당의 지나친 후보 검증과 임명 저지를 무시하고 장관들을 임명해왔다. 인사권이 권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인사 농락'론이 겨냥하는 것은 바로 문정부가 일방 독주식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는 반의회 정부라는 식으로 몰고가려는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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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러면, 앞으로의 스토리가 어떻게 될까? 아무도 모른다. 나의 예측으로는 결정적인 법적인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조국은 법무부장관에 임명이 될 것으로 본다. 청문회 과정에서 그의 신사적 이미지와 당당함과 날카로운 반론과 논증이 오히려 빛을 발할 수도 있다. 여튼 지금 야당은 일개 대학교수이자 정무수석이었던 사람을 대물로 키워주고 있다. 거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위기를 극복하면서 만들어진다. 거물은 어떻게 등장하는가? 정치적 쟁점이 되고 논란거리가 커질수록 거물이 된다. 야당은 자신들이 지금 조국 키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아마 모르고있다. 아니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조국을 잡아야 자기들이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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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장관 임명 확률은 90프로 이상이다. 야당의 총공세는 가공할만한 것처럼 보이지만, 잠시 논란을 일으키다가 잠잠해진다. 조국 청문회를 명분으로 장기적인 장외집회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사안이 대통령친인척 스캔들이나 대형 비리나 간첩단 사건이 아니라 한 인물에 대한 검증이라는 절차적 이슈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뒤집어지는 듯했던 뉴스거리나 대형사건도 대게 보름 정도면 대중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다른 화제 거리가 곧장 스크린과 대중의 관심을 채우는 것이 사회적 공식이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이미지를 '인사농정'이라는 유치한 워당으로 마구 연결시키려는 야당의 감각은 가히 유아적인 수준이다. 황교안의 '폭정' 워딩도 슬로건으로는 빵점이다. 시민의 인권이 유린되고 공공연한 공포정치를 해야 폭정이라고 말할수 있는 게다. 에그.

지금의 정세상 야당의 총공세의 이유는 더더욱 간단하다. 아베의 경제적 보복으로 보수정당과 한나라당에 덧씌워진 친일정당 이미지로 결정적인 수세에 몰려 있는 형국에 전투력을 상실한 자기 대열을 다시 결집하고자 하는 것이다. 황교안이 자기 생존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분석은 그다지 적확하지 않다. 수세에 몰린 야당이 공세로 전환하기에 가장 적합한 청문회 정국이 전개되고 그 타켓은 반드시 조국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의 입장에서도 조국을 지켜내지 못하면 핵심 공약 실행과 사법 적폐 청산이라는 프로세스의 동력을 결정적으로 잃게 된다. 생사를 건 일전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다. 국민 여론의 70% 이상이 '조국은 안돼!'라고 하지 않는 이상 조국은 임명이 될 것이다. 사실 야당은 조국 주저앉히기를 목표로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한번 잘 싸웠다는 자위를 하고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의회의 소명이므로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잠시 싸우고 지나갈 일에 에너지를 과도하게 투입할수록 임명 후 그 공허함이 큰 게임이란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북미대화라는 변수와 일본이라는 변수가 다른 그 어떤 정치적 이슈보다 대중의 관심이 되는 정세가 지속되는 한, 인사청문회 투쟁은 매우 국지적인 연례행사로 지나가게 된다. 북한이 미사일을 그렇게 쏘아대어도 국민들은 전혀 두려워하거나 난리를 치지 않는 이 국면의 특수성을 읽어내어야 한다. 청문회라는 연례행사를 전면적 대여투쟁의 전선으로 펼치는 것은 한나라당의 자유이다. 그러나 전선을 너무 넓고 두껍게 설치하고 있다. 조금 더 유연하게 전개하는 것이 허탈감을 줄이는 처방이 될 것이다.

아베에게 그렇게 선명하게 쌈질 하지 않는 이유가 참으로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