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장사 중에서 가장 많이 쉽게 이윤을 남길 있는 장사를 '물장사'라고들 한다. 여기서 말하는 '물장사'는 술, 피, 료 등을 파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음식 장사에 비해 원료 가격이 낮기 때문에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 한 집 건너 한 집씩 있는 커피전문점이 물장사의 대표선수라 할 수 있다. 원재료인 물과 원두가격만으로 본다면 가장 이익이 남는 큰 장사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커피를 전문적으로 파는 카페가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을 것인가? 일반적으로 카페를 열기 위해서는 점포를 임대하여야 한다. 거기에 카페 집기와 인테리어 비용으로 수천만 원을 지불하여야 하고 에스프레소 기계 등의 구입으로 또 수천만 원이 지불된다. 카페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기세, 상하수도세가 비용으로 지출된다.

한 잔에 3000원씩 하는 아메리카노를 하루 평균 100잔을 판다고 했을 때 하루도 쉬지 않고 커피를 팔게 되면 월 평균 약 3000잔의 커피를 팔게 된다. 기타 빵 등을 곁들여 팔면 한 달 매출 1,000만 원을 간신히 올리게 된다.

한 달 매출 1000만 원을 올리면 많이 버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여기에 요구되는 각종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아메리카노는 볶은 원두와 물, 그리고 테이크아웃 컵만 있으면 된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에스프레소 원 샷을 기준으로 약 7~8g의 원두가 필요하다. 손실분까지 감안해 10g이라고 하면 2만 원짜리 원두 1Kg으로 약 100잔의 아메리카노를 추출할 수 있다. 테이크아웃 컵과 뚜껑, 그리고 홀더까지 100원 정도 한다.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물의 원가를 0원이라고 하면 총 원가는 300원인 셈이다.

300원의 원가로 아메리카노 한 잔에 3000원을 받으니 약 10배 남는 장사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보통 사람들이 계산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의 원가다.

하지만 여기에서 빠진 원가가 적지 않다. 매장 임차료, 직원을 쓰기 위한 인건비, 전기요금, 상하수도요금 등 고정비용, 그리고 카페집기와 인테리어에 대한 감가상각, 에스프레소 모신과 그라인더, 에어컨 등 각종 기계에 대한 감가상각이 포함되어야 한다. 더 따지자면 매년 교체해야 하는 정수기부터 매장 조명 등 인테리어 비용도 있다.

인테리어와 매장 집기를 약 5년간 사용한다고 치면 결국 가치가 1년에 20%씩 사라지는 셈이다. 카페집기와 인테리어에 7000만 원이 들어갔다고 하면 매년 1400만 원이 줄어드는 것이다. 여기에 임차료가 월 200만 원 (좋은 위치는 더 비쌀 수도 있다), 직원 인건비가 매달 150만 원씩 나간다면 이 세 가지만으로도 매달 467만 원의 비용이 든다. 추가로 전기요금과 상하수도요금이 지출되면 커피를 한 잔도 팔지 못하더라도 매월 490만 원이 고정비용과 감가상각으로 지출된다.

이처럼 고정비용과 감가상각을 감안하면 아메리카노 한 잔의 원가는 약 2000원까지 껑충 뛰어버린다. 가계마다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아메리카노 한 잔의 원가는 모두 다르겠지만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 한 잔에 3000원씩 받는 아메리카노의 원가가 2000원이기 때문에 카페 주인은 한 잔을 팔면 1000원을 번다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여기에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 또 있다.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납세의 의무, 즉 세금이 남아 있다. 동내에서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면 보통 간이사업자로 분류되어 일 년에 한 번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 부가가치세는 매출금액에서 매입금액을 제한 마진에 부과하는 것인데 대체로 전체 매출 금액의 3~5% 정도로 산출된다. 거기에 전체 매출의 1.5~3% 정도가 종합소득세로 부과된다. 세금이 전체 매출액의 4.5~8% 차지한다는 의미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3000원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팔게 되면 카페주인의 순 이익은 비용 2000원과 세금 약 600원을 제외한 약 400원이 된다. 처음 원두와 테이크아웃 컵만 계산했을 때는 2700원이 남았지만, 실제 고정비용과 감가상각 그리고 세금까지 반영하고 나니 이익이 터무니없이 줄어들게 된다. 물론 우유와 시럽 등이 들어가는 커피의 경우 아메리카노보다 가격이 500~1000원 정도 더 비싸기 때문에 조금은 더 벌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 또 있다. 바로 카페 주인의 인건비다. 아침 10시에 문을 열어 저녁 9시까지 영업을 한다면 하루 11시간의 영업을 하는 것이며 한 달에 330시간 일을 하게 된다. 최저 시급 6470원으로 계산해도 카페 주인이 받아가야 하는 임금은 매월 213만5100원이다. 카페를 보통 차릴 때 약 1억2000만 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벌어들이는 순이익이 시간제 근로를 해서 벌어들이는 것보다 못할 수도 있다.

더 절망적인 것은 매년 원재료 값이 오르고 최저시급이 오르기 때문에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상승한다. 유일한 해결책은 판매량을 늘리거나 아르바이트 직원을 쓰지 않고 가족들이 나와서 운영을 하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절약이 아니라 가족이 다른 일을 했을 때 벌 수 있었던 기회비용을 이 카페로 돌리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커피 한 잔의 원가가 얼마나 한다고 3000원씩이나 받느냐고 우리는 쉽게 이야기 하지만 이는 카페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당사자가 되어보면 카페를 열어 커피를 팔아 돈을 번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금방 깨닫게 된다고 한다.

...진짜 죽어라 일만하는 사람은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