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냥 바꾸면 돼."
"왜? 저속 기어로 바뀌어서 위험하지 않아?"
"이 차는 저속 기어의 개념이 없어. D와 L은 운전 모드의 차이야."
이번에 산 전기자동차 몰면서 아내와 하던 얘기를 약간 풀어서 써봤습니다.
이 차의 변속기에는 P, R, N, D, L이 존재합니다. 운전 중에는 D나 L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죠.
이렇게만 보면 여느 차량들과 딱히 다르지 않습니다만, D와 L은 일종의 토글 스위치처럼 선택이 된다는 점이 다르죠.
그것도 그럴것이, 실제로 D와 L의 차이는 가속 페달을 떼었을 때 차가 반응하는 방식에만 있습니다.
D는 일반 차량과 유사하게 반응합니다. 떼면 동력이 안 들어가고 탄력운행이 되죠.
L은 페달을 덜 밟은 정도에 따라 회생제동이 점점 더 들어갑니다. 다 떼면 회생제동이 매우 강하게 되어 정지까지 가능합니다.
일명 원페달 드라이빙이라고,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브레이크 안 밟고 운행이 되는 스타일입니다.
회생제동 걸리는 느낌이 마치 일반차량이 L 또는 1단으로 변속했을 때 엔진브레이크 걸리는 것과 비슷해서 L로 한 듯 합니다.
이런 상황이라, 변속기에 그냥 주차/후진/중립/전진만 있고 모드 변경을 다른 버튼으로 해도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놓고 보면 변속을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차량의 주행 방향과 정차 상태만 정하는 것이 되는데요.
실제로 전기차는 이 차를 포함해서 대부분 변속기어란 게 없습니다. 엔진에서 고정비인 감속기만 한 번 거쳐서 구동축으로 갑니다.
그냥 엔진의 출력 조절만으로 정지부터 최고속도까지 다 내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저속 기어, 고속기어 이런 걸 안 쓰죠.
덕분에 차량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었던 변속장치("밋션")란 게 없어졌고, 앞뒤좌석 바닥 가운데에는 튀어나온 부분이 없습니다.
이렇게 기술이 달라지면서 차량의 디자인과 운행방식 모두 달라지고 있네요.
추천:vendetta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BBQMAN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또삐부친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표범
추천:미니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아사랑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