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원래 만들던건 이게 아닙니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뭔가를 뚝딱뚝딱 만들고 있었는데

오늘은 플라스틱 부품을 절단하기 위해서 조각기(전동 그라인더)를 꺼냈습니다.







요렇게 생겨먹은 놈입니다.

나름 안전을 챙긴다고 마스크에 고글까지 끼고 작업을 했는데...

플라스틱 가루가 엄청나게 날리더군요.



진공청소기를 들이대고 작업을 해도 도저히 막을 수가 없어서

클린벤치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작업이 산으로 가는거죠....



원래 클린벤치는 이렇게 생긴겁니다.







TV나 영화에서 보셨을텐데요.

양손을 구멍에 쑥 넣고 작업을 합니다.

작업공간은 외부와 격리되어있고 필요에 따라 양압이나 음압을 걸어서 한 쪽의 오염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저는 외부로의 오염(분진, 찌꺼기 등)을 막기 위해서 만드는거죠.



이러저러해서 초간단 클린벤치 제작기 나갑니다.





1. 다이소에서 이딴걸 샀습니다. 슬라이딩박스(?) 라고 부르는 수납함이네요.

양손이 쑤욱 들어갈 수 있는 크기라서 샀습니다. 5,000원







2. 안을 볼 수 있는 구멍을 낼겁니다.

가루 날리니까 화장실에서 작업합니다.





3. 이런거 하는 사람들은 모서리에 구멍을 먼저 뚫어주더군요. 흉내내봤습니다.







4. 조각기로 선을 따라 잘라줍니다.

플라스틱을 갈아내는거라 북 찢는 소리가 나면서 엄청 시끄럽고 가루도 많이 날립니다.







5. 절삭면을 칼과 사포로 다듬어줘야 합니다. 엄청 거칠어요.







6. 투명한 비닐을 붙여줍니다. 아크릴판을 대면 좋겠는데 다이소에 없네요.







7. LED 조명을 준비합니다.

안쪽이 어두우면 작업이 안되니까 조명을 달아줘야 합니다.

마침 LED바를 사둔게 있어서 잘라 씁니다.

원래 DIY 용으로 연결하는 클립이 있는데 아까워서(...) 직접 전선으로 납땜하기로 했습니다.

엄청 후회됩니다. 제가 납땜을 잘 못해서 엄청 힘들었습니다.







8. 새로 산 전선탈피기. 잇힝~

항상 칼이나 가위로 벗겼는데 이거 신세계네요.

정말 잘 샀습니다.







9. 조명 연결상태 테스트

한 번에 된게 아닙니다. 납땜 잘못해서 몇 번이고 다시 했습니다.

돈 몇백원 아끼려다 한 시간 홀랑 날아갔습니다.







10. 전원 공급 구멍

여기로 전선이 들어올겁니다.







11. LED바 부착

양면테잎이 붙어 있지만 이게 분명히 떨어질꺼라서 테잎을 더 붙여 고정했습니다.

참고로 저 노란 테잎은 3D 프린터용 마스킹 테잎인데 손으로 잘라지고 접착력 좋고 찌꺼기 없이 말끔히 떨어져서 매우 편리합니다.

아... 생각해보니 가격이 비쌌던거 같은데... 깜빡하고 막 잘라 썼네요....







12. 손들어가는 곳을 적당히 막아줄걸 고민했습니다.

모르겠다 싶어서 비닐을 발처럼 드리우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써보고 별로다 싶으면 다른걸 시도해봐야겠네요.







13. 완성된 모습입니다.

안이 밝게 빛납니다.

입구는 뭔가 부실해보이네요.







여기서 작업하면 보안경 안써도 되니까 훨씬 편할것 같습니다.

엉뚱한걸 만들고 말았지만 아무튼 오늘은 산출물이 확실하네요.

앞으로 재미난걸 만들 수 있겠습니다.



저 처럼 방한구석에서 뚝딱거리며 DIY 하시는 분들은 클린벤치 꼭 고려해보세요.

그럼 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