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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지인이 감자탕의 감자는 돼지등뼈의 옛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더군요. 20대에 먹던 감자탕엔 돼지등뼈 국물에 감자였거든요. 그래서 짬을 내서 찾아 보고 개인 SNS에 올렸습니다. 투피 자게에 맞춰 다시 작성할 시간이 없어서 제 개인글을 그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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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왜 요즘 감자탕엔 감자가 없을까 하고 아쉬워 하던 참에 감자탕의 '감자'가 사실은 돼지등뼈라는 해괴한 소리를 들었다. 감자의 뜻이 때와 곳에 따라 다르며, 심지어 돼지 등뼈라는 뜻도 있다는 나름 정연한 설명이었다.
낙성대에서 서울대 후문으로 가는 길에 해마다 봄이면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폈던 시절, 낙성대에서 내가 먹었던 감자탕은 돼지등뼈보다 감자가 훨씬 많았다. 급궁금해져서 옛날 신문기사를 찾아보니 아마도 1960년대부터 돼지등뼈 고은 국물에 감자를 넣어 먹는 원조 감자탕이 유행하고 (일설에는 인천에서 유래했다한다. 역시 마계인천!) 90년대 후반 들어 감자탕에서 감자가 줄거나 빠지고 뼈다귀가 주류로 바뀌기 시작한다. 그 시작은 분명 강남 모 식당이었고 급속히 다른 지역으로 퍼졌다. 그 내막은 확실하진 않지만 값싸지만 고기를 더 선호하는 풍조와 1998년 감자가격 폭등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뒤로 점차 감자탕에는 감자가 줄어들거나 완전히 사라졌으니 요즘 사람들에게는 감자 없는 감자탕이 이상할만도 하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감자의 다른 말이 감저이니 이는 달 감(甘)에 돼지 저(猪)일테고 그렇다면 감자탕의 감자는 potato가 아니라 돼지의 등뼈이겠다고 추측한 이 드라마틱한 설명이 사실확인도 없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마치 전염병처럼 퍼지고 말았다.
사실 감자탕의 감자를 뭐라 추측하든 큰 문제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인터넷과 SNS에서 손쉽게 얻은 정보를 큰 고민 없이 사실로 받아 들이고 이를 다시 확대재생산하는 행태이다. 얼마전 이슈가 되었던 '심심한 사과' 역시 같은 맥락의 문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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