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피에는 의료계에 속한 분들도 여럿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여쭤 봅니다. 



어릴 때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얘기하던 두드러기 증상이 꽤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한번 두드러기가 나면 위치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둥글게 솟아올라서 가렵고... 

암튼 고생이 많았습니다. 덩달에 부모님도 저 때문에 고생이 많으셨죠. 

보통 2~3일이면 약 먹고 바르고 해서 나았지만 심할 때는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었지요. 

이게 중학교 2~3학년 때까지 수시로 반복됐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또 두드러기가 심하게 나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수액 꽂고 있는데 같은 병실에 입원하신 어느 아저씨가 제 상황을 보고

본인의 경험을 얘기해 주셨습니다. 

저와 같은 증상으로 오래도록 고생하셨는데 어떤 약을 두달간 먹은 후로 두드러기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겁니다. 



부모님은 수소문을 해서 그 약을 구해오셨습니다. 

아주 조그만 캡슐 형태의 알약이었고 매일 복용했습니다. 

나를 치료해 준다는 데도 약 먹는 것조차 귀찮아서 20여일 복용하다 말았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 후로 40대 중반까지 두드러기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40대 중반 쯤 한번 잠깐 어릴 때와 동일하게 증상이 있었는데 그게 전부입니다. 

약의 효과가 너무나 놀라웠기에 부모님도 저도 지금까지 그 약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근데 최근에 그 두드러기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2~3일이 아니라 4주 째 증상 개선이 거의 없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ㅠㅠ

물론 병원에 가서 약도 처방받고 바르는 약도 받아서 꾸준히 복용하고 바르고 있습니다.



처음 병원에 간 날 의사 선생님한테 저의 과거 경험을 이야기 했더니 

두드러기는 어느날 갑자기 연기처럼 인생에서 사라지기도 하며 

한방에 두드러기를 없애는 약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우연일 것이라고 꽤 단정적으로 얘기하더군요. 



제 경험으로는 제 몸에 이 약만한 효과를 내는 치료제는 어디에도 없는데 

의사는 약 이름을 물어봐도 모르겠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중간에 약을 바꾸기 보다 지켜보는 게 좋다는 의견을 얘기하네요. 



하지만 몇 주째 증상이 계속되어 불편한 입장에서 계속 이렇게 가는 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해 온 치료를 포기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하나 하는 고민이 있구요. 

또 다른 고민은 현재의 의사든 앞으로 만날 의사든 간에 

의사의 판단 앞에 제 경험을 내 놓고 같은 약이나 또는 성분이 같은 약을 처방해 달라고 하는 요청을 하는 게 적정한 일이겠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수년에서 수십년간 여러 환자를 통해 보편적으로 수렴된 의사로서의 경험에 의한 판단을 존중하지만

아쉽게도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가 개인의 특정한 경험에 의한 단편적인 판단을 제시하며

처방의 기대치를 본인에게 맞췄으면 하는 바람을 얘기해도 될까 하는 얘깁니다. 

이게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도 아니고 티스푼으로 땅 파는 수준을 가지고 덤비는 모양새로

최선을 다해 준 의사에게 마음에 상처주는 소리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말이 정리가 잘 안되는 것 같기도 한데 



요약하면 

1. 청소년기까지 고생하던 두드러기를 특정 약으로 완전히? 회복한 경험이 있다. 

2. 최근 다시 나타난 두드러기에 의사의 처방대로 치료중이지만 개선이 없다. 

3. 의사에게 경험 속의 그 약이나 또는 동일 성분의 약으로 처방해 줄 수 있느냐 라고 요청해도 될까요?

(그러나 의사는 그 약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느껴지며 현재의 처방을 유지하려 한다)



3의 요청을 받는다면 의사의 입장에서 어떠신가 해서요. 



아 참고로 그 약의 이름은 비스타릴(Vistaril)이었고 

찾아보니 약 이름은 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성분은 Hydroxyzine Pamoate 라고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