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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쩄거나 등교를 시작할 모양입니다.20일 고3을 필두로 27일, 6월 2일 해서 줄줄이... 몇 차례나 등교 수업 일정이 발표되었다가 무산되는 기간, 이틀 사흘이 멀다 하고 회의에 협의에 연락에 연수에 아크릴 칸막이에 개인 위생 도구 세트에 학급별 학년별 위생 도구 상자에 거리두기용 바닥 표시에 방역 지침 게시물에 건물 소독에 손소독제... 날마다 바뀌는 지침이며 매뉴얼 따라 온갖 준비를 갖추고... 잔뜩 긴장해서 등교 준비했다가 연기 소식에 맥 탁 풀려 해롱대고... 그거야 다 좋습니다. 학교에서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니 해야죠. 그런데 문제는 막상 등교가 시작되면 생깁니다. 아직 코로나19 감염 사태는 종식된 게 아니거든요. 참 불안합니다. 건물 하나에 적게는 수백 명에서 수천 명, 한 교실에 삼십 명 위아래 인원이 한 시간 단위로 거의 움직임 없이 모여 있어야 하고 그 시간마다 다른 교사가 들어와 수업을 하고 고학년이라면 많게는 전체 교과 중 절반이 선택 과목이라 그 중 또 절반은 시간별로 헤쳐모여를 해야 하고... 점심 시간, 쉬는 시간 동선이란 게 뻔한데 피끓는 아이들이 마스크 훅훅거리면서 얌전히 앉아 있을 리도 없고 학교 생활 싫은 아이들은 증상 있다고 하고 합법적인 탈학교를 시도할 것이고 점수 중요한 아이들은 증상 있어도 없는 척 학교 나오고 싶어할 거고... 하루 두 번 모든 학생들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고 증상 발현시 즉시 격리, 후송하고 학교를 폐쇄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하지만 그런다고 완전한 방역이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사실, 누구도 손쓰기 어려운 무증상 감염자가 아닐까 합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갖추어져 있다면야 무증상 감염자가 있더라도 얼마든지 사전 사후 조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겠지만 학교 전체에 단 한 명이라도 무증상 감염자가 있다면 수백 수천 명 단위의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것은 순식간이 될 테지요. 현장에서는 어느 학교에서든 그런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다는 불안한 이야기들이 오갑니다. 그 학교가 이 학교가 되든 저 학교가 되든. 그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지만 이번 이태원 감염 사건을 보면 과연 피할 수 있을까 하는 위험한 의문이 들어요. 대학입시 일정만이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인근 공군부대에서 시험장으로 학교를 빌렸고 다음 토요일은 해마다 두 차례 있는 검정고시 시험장으로 학교를 빌려 주게 됩니다. 오늘 뉴스에 공무원 시험 치른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셨겠지만 법으로 규정된 일정들을 더이상 미루기 어려운 때가 된 거지요. 국가 기본 기능들이 작동하도록 해야 하는 거니까요. 이해는 합니다. 그래야 할 겁니다. 하지만, 과연 안전할까요? 어쩔 수 없으니 지침과 매뉴얼에 따라 열심히 준비를 하지만 불안과 긴장은 어쩔 수가 없네요. 학부모도 방역 당국도 다 같은 마음이겠지요. 후우... 그건 그렇고, 아이들이 등교를 하면 수업을 해야 합니다. 당연하게도 말이죠. 그런데,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해야 합니다. 학생도 교사도. 이게 문제인 게, 학생 쪽에서는 호흡 가쁘고 얼굴 뜨뜻한데 수업이 제대로 들릴 리 없고, (겪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마스크 쓰고 앉아 있으면 졸음이 솔~솔...) 교사 쪽에서는 마스크 쓰고 다스 베이더마냥 후욱훅거리면서 수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게 뻔합니다. 무엇보다, 입을 가리고 말을 하면 듣는 사람 쪽에서는 전달력이 절반 아래로 뚝 떨어져 버리죠. 큰일입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어느쪽이 좋을까요? 입 모양이 안 보여 집중은 안 되겠지만 성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는 것과 성량이 줄어들겠지만 얼굴 전체가 보여 표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런식의 페이스 쉴드를 쓰고 수업을 하는 것,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요? 조건은 무선 핀마이크를 쓸 수 있다는 것과 서로에게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마스크를 쓰면 보안경을 함께 착용하게 되고 페이스 쉴드를 쓰면 의료용 부직포로 비말 전파 통로를 차단한다는 것으로 하지요. 참, 별 걸 다 고민하게 되는 시절입니다. 거 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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