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버릇처럼 이 시각이면 변기의 손잡이를 내리곤 했다.

오늘도 여지없이 그 생의 흐름도를 쫓는 것.

그랬다,

다음 순서는 냉골을 좋아하여

차게 자기를 마다않는 내게…

밤새 고슴도치 같이 굳어진 세포덩이에게 커피 한 잔을 붙는 것.

벌써 따스하게 텁텁한 입 속과 목 젓을 넘어가는 원두의 향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 소실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장서들도 이 같은 환락을 적어 놓진 못 했으리…

“옴~마~아”,

이건 현실이다.

일 때문에 생활하고 있는 이 원룸의 수돗물이…

.

.

.

안 나온다.

미덥지 않은 수도꼭지는 벌써 나를 향해 여러 번 인사를 했고

계속하여 난 인사를 강제한다.

.

.

.

허나 부질없는 목례일 뿐.

.

.

.

아까 화장실에서의 장쾌한 물 소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

‘

‘

아~,

탄식과 함께 사이펀 기능인지 효과인지 변기 상단의 트랩 속 물이 마지막 발광하며 내려간 것.

그 발광을 인지 못한 내게,

현실은 알렉산드리아 상징 같은 히파티아의 종말이 다가 오고 있었으니….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깨달음의 경주가 불비하여 노승의 죽비를 맞기 전

젊은 중놈의 표정처럼 평온 하였으니…

경쾌한 리듬으로 여명의 혼돈 속을 달리는 나는

스쿠터(Scooter) 위에 앉아 있다.

정말 잘 지어진 별명이다.

누가 처음에 ‘애마’라는 희대의 단어를 탈 것에게 붙혔는지?.

언어학자도 사회학자도 아닌 내겐,

그저 ‘애마’라는 단어는 삶의 꼭지까지 함께하고 싶은 묘한 뉘앙스인 것이고,

알베르 카뮈의 ‘부조리’라는 단어와도 같이 불원의 느낌인 것.

애마 위에 탄 사유는 이랬다.

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고, 관리실은 9시경 문이 열릴 것이고,

정작 수리를 위해 바삐 움직인들…

하여, 생수와 최소한의 예의(양치질)를 위해 세면 도구들과 동승 하였음이다.

비록 찰나였지만 ‘이 새벽에 나의 목적지는 어디인가?.’

가까이 지하철 역사내의 화장실이 내 머릿속에 좌표로 각인이 되었고

먼저 편의점으로 들이대는 나를 보고 있다.

편의점이 시선에 들어 올쯤,

그 놈의 아스콘 덩어리가 이 글을 쓰게 하였으니,

나중에라도 상이나 주어야 겠다.

그래!, 방지턱, 과속방지턱.

3자가 보아도 멋 있게 넘었던 방지턱은 ‘쉬’만 보았던 내게 ‘큰 것’ 보았는지를 묻는 것.

급한 아래 쪽의 신호는

교감신경, 비교감신경을 모두 자극하며

IQ 2자리의 뇌에 당도하였느니…

산통이라도 본 초산의 여인네 꼴이었다.

뇌 속, 뉴우런들의 자극은 광기에 다가가고 있었고,

이 애마로 지하철까지 못 갈 것이라는 예감과 함께

3쌍둥이는 낳을 것 같은 신기의 호흡이 시작되었다.

‘트랜스 젠더’란 이런 것일까?.

나올 땐 남자, 이젠 여자!.

누가 ‘겉 모습으로 구분해야’한다 했는가?,

필경 지금은 여자다.

‘지하철 역사의 대안은 무엇인가?’,

가지런한 생각을 하기에는 호흡이 너무 가빴고,

애마의 머리는 골목을 달리고 있다.

연신 다가오는 저 솟은 것들은 무엇이고?

우리 동네에 이렇게 많은 방지턱이 존재할 줄이야?.

넘을 때 마다 산고의 고통이란…

어떤 예언자는 광야에서 고행을 했다는 데,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광야란 어디란 말인가?.

내겐 정말 광야가 필요했고,(바로 까면 될 터)

도시의 광야 찾기가 이리도 버거 울줄은…

오~호!, 사회주의자 성향이 강한 내가 신을 찾다니?.

그래도, 한 줄기 서광이 존재 했으니,

가까이 동네의 공원이 인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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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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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남자로 돌아 왔다.

말레, 파말레의 가름에서 신체의 특성을 파악하고 제대로 입실한 것.

환희의 고주파와 저주파 음은 밀실에 울렸고

인지할 수 있는 이 감각을 주신 그 무엇에 감사하다.

내게 이런 악기가 존재 하다니.

S석에서 관람하는 어떤 오페라도 이 보다 황홀하진 못하리…

소프라노와 테너가 같이 등장 했음은 여러 분도 인지할 것이며

유난히 테너의 존재가 각별 했음은 이 자리를 빌어 밝힌다.

이제 밀실의 바닥에 시선이 간다.(편안해 진 것)

‘장미의 이름’이란 책에 등장하는 호르헤 노수사 처럼,

이리도 정직했단 말인가?

그 촌극에도 풀페이스 헬멧은 뒤집어 쓰고 행차 하신 것.

호르헤 노수사가 어찌 죽었던가?,

내가 그 처럼 가겠네.

껄끄러운 생김새는 모델감이지만

계속 보니 지겹다.

칫솔질이 바쁜 내내,

거울에 비친 나를 보고 ‘오스카 주연은 따 논 당상’이란 자조적인 평을 해 본다.

원룸으로 돌아 왔고,

건물 앞을 살펴보니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물 넘침이 보인다.

생수 2통과 칫솔과의 아침 드라이브! 끝.

[뱀다리]

차를 몰고 나가기에 세울 곳이 마땅치 않아 애마와 눈이 마주친 것인데

결국 골목길에서 그 효용가치는 증명되었으니…

아참 오늘 아침도 온도계를 보니 원룸의 온도가 16도를 표시합니다.

저는 얼어 죽는 것이 극락이요 18도 넘으면 아수라입니다.

그 더운 동남아로 여행가는 사람들 저로 선 이해가…

홍콩 애플샵에서 16인치 맥북프로 CTO로 그냥 준다 해도 가고싶지 않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