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에서 출시한 x86 CPU 시리즈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8086이 출시된지 4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인텔에서는 이를 기념해서 i7-8086K CPU를 출시한다고 하네요.

클록이 무려 4GHz, 터보부스터시 5GHz라고 합니다.

요즘에는 클록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x86의 시작을 기념하는

네이밍을 한 작품인 만큼 잘 만들었겠죠?



관련기사 : http://www.kbench.com/?q=node/188195



뭐 아무튼 그건 그렇고 5GHz클록 하니까 생각나는게

8086 CPU가 5MHz짜리 CPU였지요.

그것도 시간 동기화를 위해 4.77MHz로 동작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였다는...



8086은 내부와 외부 인터페이스가 모두 16비트로 만들어진 진짜 16비트 CPU였는데

출시 당시 대부분의 주변 부품들(버스콘트롤러, 램, 롬 등)은 8비트 제품이 대다수였습니다.

외부부품까지 완전한 16비트로 컴퓨터를 만들자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었겠죠?

(잡스가 매킨토시 이전 제품 리사를 그렇게 만들어서 당시 금액으로 1200만원씩 받아먹다가

폭망하고 다시 매킨토시를 좀 더 저렴하게 800만원에 만들어서 팔다가 애플에서 축출당했죠)

그래서 인텔은 내부는 16비트 외부인터페이스는 8비트인 8088 CPU를 추가로 출시하고

당시 IBM PC는 이 8088 CPU를 사용해서 IBM-PC/XT를 만듭니다. (4.77MHz클록)

16비트 컴퓨터의 시작은 절반짜리였던거죠.



IBM-PC/XT와 리사는 똑같이 1983년에 발매가 되었습니다.

XT는 반쪽짜리 16비트 컴퓨터이고 인텔이 자사의 8비트 CPU인 8080과 호환성을 위해서

설계를 ㅈㄹ같이 하는바람에(286, 386, 팬티엄 만들 때도 그랬죠) 16비트 CPU치고는

성능이 별로 였던데다가 버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애플 리사에 사용한 모토롤라의 68000 CPU는 진정한 16비트 CPU라는 말을 듣는

멋진 성능의 CPU 였습니다.

인텔이 8비트에 발목 잡혀 반쪽짜리로 만들었다면 모토롤라는 기존 6800 8비트 CPU와의

호환을 포기하고 오히려 32비트 시대를 대비해 내부 레지스터를 32비트로 설계하는 등

최고 성능의 CPU로 만들 것이죠.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쉬운게 아니였던 것입니다.

8비트 주변기기 사용으로 저렴한 시스템 설계가 가능했던 8086계열은

완전한 고성능을 선보인 68000을 애플 리사와 함께 벼랑 끝으로 쳐박았던 것이죠.

거지같이 만든 CPU가 세상을 석권 했습니다.





8비트 컴퓨터(금성 FC-100, FC-80, 삼성SPC-1000, MSX, MSX2 등 애플II는 잠깐 만져본 정도...)에서

베이직, 기계어, 어셈블러, BIOS 주무르기 등 날고 뛰던 저에게 

프로그래밍에서 첫번째로 좌절을 안겨주던 포인터라는 놈이 등장하는 CPU가 8086입니다.

사실 16비트는 표기할 수 있는 숫자가 최대 0에서65535까지입니다.

따라서 64K의 메모리 번지만 사용할 수 있었죠.

근데 이미 8비트 컴퓨터에서도 벌써 메모리 부족이 이슈화 되던 때라

640k 까지의 메모리를 사용가능하도록 만들었는데 그 방식이 64k메모리 10개를 스위치로

선택해서 동시에는 64k만 사용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였죠.

(이미 메모리 레지스터는 20비트 였기에 좀 더 다른 방식을 사용했다면

1MByte까지는 스위치 없이 다이렉트로 읽기가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많은 사람들을 프로그래밀 계에서 퇴출되도록 만든 악명 높은

세그멘트:옵셋 방식 메모리 억세스로 C언어에서는 near포인트, far포인트라고

명명되어 있죠.

요즘은 이미 저런 구시대의 유물은 언급도 되지 않는 시대지만

더 어려운 가상화니 하는 xx같은 개념들이 등장해서...



그래도 메인스트림 프로그래머 업계에선 퇴출 되었어도

어렸을 때 공부했던 프로그래밍으로 전자, 전기 업계에서 밥 잘 먹고 살 정도는 되었네요.

ㅎㅎㅎ





아 점심시간에 기사 하나 보는 바람에 쓸데 없는

옛날 이야기나 하고 있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