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수학 천재를 보니..... 



1. 

고등학교 때 1년 선배인 분이었는데 이 선배에 대해 천재라는 소문이 자자했죠.

수학을 국어처럼? 공부한다고.... 



수학을 푸는게 아니라 그냥 국어책이나 소설책 읽듯이 눈으로 읽고 답을 적는다고 하더라구요. 

같이 공부하면 자괴감이 컸다고 합니다. 

누구는 한 문제를 몇 십분씩 끙끙대고 있는데 

옆에서 이어폰 끼고 펜도 안들고 눈으로 풀고 있는 걸 보면 화도 나고 그랬었다고..... 



어느 날 학교 공중전화 앞에 그 선배가 평소처럼 이어폰 귀에 꽂은 채로 고개를 까딱거리며 제 앞에 서 있더라구요. 

그때 제 동기 녀석 하나가 그 선배한테 문제집을 들고와서 질문을 했습니다. 



"저 선배님. 선배님한테 물어보면 알려줄 거라고 하던데 이 문제 어떻게 풀어요?"



선배가 이어폰을 귀에서 빼고는 3초쯤 문제집을 바라보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거 정석 XXX 페이지 밑에서 두 번째에 보면 같은 유형 문제 있어. 그거 풀이 참고하면 돼"



그냥 읽는다는 줄 알았더니 정석을 통째로 외워버렸더라구요!!!

그리고 필요할 때 즉시 뇌에서 로드해 버리더군요!



하지만..... 자신도 공부 잘하는 걸 알고 남들도 인정하고 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솔직히 좀 자만이 있어 보였습니다. 

결국 그해 서울대 의대에 지원했다 떨어졌죠. 

그래도 이듬 해에 거의 최상위 권으로 붙어버리더군요. 



2. 

이 녀석은 제 동기였습니다. 

중딩 때도 공부 잘했던 녀석인데 언젠가부터 이 녀석이 컴퓨터에 푸욱~ 빠져버렸습니다.

방송반 활동을 하던 친군데 80년대 후반에 286? 개인PC를 방송실에 사다 놓고는 매일 그것만 두드려댔죠. 



시험을 보는 날도 쉬는 시간마다 다음 과목 보는 친구들과는 다르게 컴퓨터 서적만 뒤적였습니다. 

좋았던 성적이 점점 바닥을 치더니 결국 전교 순위로 뒤에서 탑10쯤까지 하락했습니다.



당연히 선생님의 호통이 이어졌고 보통의 부모님들이 흔히 하시는 멘트를 선생님께서 날리셨죠.

"넌 머리도 좋은 놈이 쫌만 하면 잘 할 것을 ..... "



이후로 이 녀석이 며칠 동안 공부를 하더군요. 

정신을 차렸나 싶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달 기말고사를 치렀습니다. 

결과는...... 전교 탑10에 (뒤에서 말고 앞에서....) 들어 버리더군요. 



쫌만 하면 잘할 수 있는 머리 좋은 놈이라는 걸 증명시켜 주는 

일종의 시위? 같은 거였던 셈이죠. 



그 후로는 또 다시 컴퓨터에만 몰입해 댔고 성적은 뒤에서 세는게 쉬웠지만 

선생님들은 그 친구한테 더 이상 잔소리?를 하지 못하셨습니다. 

쫌만 하면 잘할 수 있는 녀석인 걸 확인하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