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처음 등장한 휴대전화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어 휴대전화의 천국인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국내에선 휴대전화의 버그(프로그램 오류)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핀란드 컴퓨터 보안업체 에프-시큐어는 휴대전화 무선 이어폰을 통해 퍼지는 세계 최초의 휴대전화 바이러스 카비르(Cabir)가 작년 6월 등장한 이후 최소 세계 12개국에서 감염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휴대전화 관련 회의, 3GSM에 참여한 보안업체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총 6종류의 휴대전화 바이러스가 등장했다고 밝힌 상태다.
또 휴대전화 백신 사업도 태동하기 시작했다. 에프-시큐어는 핀란드 이동통신 업체인 엘리사와 스위스콤에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공급했다. 서비스 가입자들은 월 2유로를 내면 백신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작년 이미 휴대전화용 바이러스 백신인 V3 모바일을 개발해 SK텔레콤에 공급했다. 또 SK텔레콤은 고객들에게 V3 모바일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최신 프로그램이 들어가 있는 고급 전화를 사용하는 국내에선 휴대전화 바이러스 대신 버그가 문제다. 서울YMCA는 작년 11월 설립한 ‘휴대전화 불편·피해 고발센터’에 버그로 추정되는 오작동 피해사례가 총 800여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70만원대의 휴대전화를 구입한 대학생 모씨는 전화벨이 울리다 툭하면 전화가 끊어지고 전원이 마음대로 들어왔다 나가 마음 고생을 했다.
또 글을 입력하면 나중에 액정화면에 표시가 나타나고 문자메시지 전송을 위해 전송 버튼을 계속 눌러대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수차례 애프터서비스를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입력해 놓은 주소가 날아가고 돈을 내고 내려 받은 벨소리 등 콘텐츠가 사라지기도 했다.
이 밖에 피해사례는 액정이 뒤집혀 보이거나, 통화목록이 사라지고, 폴더를 닫아도 전화가 끊기지 않는 등으로 각종 버그가 소비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서울YMCA는 “휴대전화 생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제품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버그 예방과 프로그램 패치 등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백강녕기자young10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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