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말에 한 번 걸리고 이번에 두 번째니까 일 년 반만에 다시 걸린 셈입니다. 지난 번과 달리 이번에는 많이 앓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약이 좋아서 쉽게 열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초반에 열 좀 나나 싶더니 39도 가까이까지 후딱 올라가는 걸 보고 식겁하기도 했었죠. 역시 병원에 가고 맞는 약을 찾아 먹는 게 중요하구나 싶네요.
두 번 코로나에 걸려 보니까, 확실히 알게 된 게 있습니다. 후유증인데요, 한창 앓을 때는 신경 쓰지 못했지만, 다 지내고 나니 아, 이게 그 여파구나 싶은 게 있더라는 겁니다.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는 손바닥에 땀이 많이 나는데, 이게 질어진달까, 걸어진달까, 끈적거려진달까, 하여간 그런 느낌으로 변한다는 겁니다. 그냥 땀이 나는구나 정도가 아니고, 이상하게 찐득거린다는 느낌입니다. 돼지고기 비계 많은 덩어리나 닭고기 지방층 같은 것 주물럭거리다 보면 그 기름이 손에 엉겨붙는 느낌 있잖습니까. 그런 느낌이 든단 말이죠. 안 씻어서 그런가 하고 비누로 열심히 씻어 봐도 전혀 지워지는 느낌이 아닙니다. 그러고 보면 손에 뭐가 묻었다는 느낌이라기보다, 내 손 손바닥이 고양이 발바닥 말랑젤리처럼 변해 가나 싶은 느낌까지 듭니다.
둘째는 기면증 비슷한 증상이 온다는 겁니다. 졸음이 오는데, 어 졸리는구나 싶다가 잠이 드는 게 아니라, 뭔가 열심히 하다가 정신을 차려 보면 자고 있는 거지요. 식곤증이나 피곤과는 달리, 전혀 느낌이 없다가 갑자기 덜컥하고 잠으로 빠져 들어가는 증상이라는 겁니다. 이거 운전하다가 이런 증상 나타나면 큰일이겠다 싶은데, 지난 번에도 출근하면서부터는 싹 없어졌으니 이번에도 오래 가지 않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학교에 학생 하나는 코로나 이후 비슷한 증상이 심해져 휴학까지 한 사례가 있어서, 어쨌거나 코로나 후유증이긴 한 것 같습니다.
셋째는, 뭐랄까 호흡 이상이랄까요, 그다지 이상 증세라기엔 약한데, 쇠 냄새, 물 냄새 같은 게 자꾸 납니다. 이건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데요, 왜 머리 감다가 콧구멍으로 물 역류하면 코 깊은 곳에서 쇠 냄새 확 퍼지면서 찌잉하는 느낌 나는 경우 있잖아요? 수영장에서 다이빙한 후에도 비슷한 증상 있고요. 그런 느낌이 예고 없이 일상 생활 중에 밀려드는 겁니다. 가벼운 현기증하고 함께요. 제가 호흡기가 민감해서 늘 신경을 쓰는데, 다른 때는 이런 일이 없다가 확실히 코로나 앓은 직후 이런 증상이 나타나네요.
투피님들도 코로나 많이들 앓으셨잖아요? 비슷한 증상들 혹시 겪으셨나요? 저만 이런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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