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장: 세부 내려보려 1차 시도했는데 날씨 넘 안 좋아요. 마닐라로 갈래요.
회사: 얌마, 회항하면 비용이 얼만줄 알아? 실력도 없는게 헛소리 말고 세부 내려.
기: (우쒸 이러다 엿되겠는데) 일단 시도해 보겠음.
...2차 착륙 시도하다 비행기 일부 파손. 브레이크와 스포일러에 유압 공급 안됨...
기: 세부에 비상착륙 하겠음.(니들 말 듣다 이꼴 난거는 아냐?)
기: 사무장, 승객들 비상착륙 대비해 주세요.
...비 내렸지, 브레이크 안되지.. 당연히 못 멈추고 활주로 이탈...
인명 피해 발생 안하도록 잘 멈춘 기장 칭찬합니다. 추천:견지꾼
항공사 근무자여서 잠깐 말씀 드려봅니다.
이번 사고는 운항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최종적인 원인이 산출될 겁니다. 분명 잘못된 것도 있을 테고 놓친 게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는 두고 봐야 할 듯 합니다.
다만 항공기의 이 착륙에 있어서 비정상적인 회사의 외압이나 그에 따른 규정에 위배되는 조작은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절대 일어날 수 없습니다. 전적으로 여러가지를 고려한 기장의 판단에 의한 것일 겁니다.
비행 데이터는 단순 항공기 궤적이 아닌 연료량, 비행 중 지상 교신 내용 등 블랙박스가 아니더라도 FDR이라고 하는 항공사가 접속이 가능한 장치에 모두 기록됩니다. 블랙박스밖에 남을 수 없는 기체 완파의 지경이 아니면 이 데이터는 오롯이 획득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데이터는 특이점이 있는 비행 후에 무조건 항공사 안전부서로 들어가 일일이 분석되는데요.
기장별 이 데이터가 비행을 수행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쌓이기 때문에 기장의 비행 버릇, 조작미숙, 그에 따른 연료의 불필요한 소모 등 많은 것이 드러납니다. 저희 회사도 저 데이터 보는 날은 기장들의 예민함이 극에 달합니다.
이 데이터에 따라 기장이 조금이라도 규정에 맞지않게 비행하면 페널티가 부여되기도 합니다.
그런 데이터에 분명 외부자의 판단 주입이 있다면 통신 등 모든 게 남기 때문에 색출이 가능할 테고 그러한 행위는 기본적으로 발생할 수 없기 때문에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저 장치는 기체 제작사가 만들기 때문에 기록자체는 손 댈수 없습니다.
대량의 사람을 싣고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며 사고가 나면 대형 사상자를 낼 수 있는데 스트레스가 없을까요. 어쩔 수 없는 필연적 사항입니다. 감내해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