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에 당시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아내가 선물한 필립스 전기면도기를 잘 쓰고 있었습니다.
면도날이 3구짜리인데, 청소 중에 한 구에 들어간 스프링이 맛이 가버렸더군요.
힘이 약해져서 얼굴에 맞대지 않고는 면도날이 제대로 회전을 못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의 수명은 여기까지인가 하고 대체할 제품을 일단 알아봤습니다.
15년 동안 기본 디자인이 크게 바뀐 건 없는 대신 자잘한 기술들이 많이 늘었더군요.
심사숙고 끝에 하나 지를까 하다가, 혹시 몰라서 고장난 위치를 한 번 뜯어보았습니다.
보니까 스프링이 어딘가에 찡겨서 이상하게 접혀버렸더군요.
간신히 펴낸 뒤 이런저런 도구로 스프링 모양새를 최대한 복원해 보았습니다.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오진 않았지만 탄성이나 움직임은 크게 문제가 안 될 정도까지는 되더군요.
부품들의 체결 구조가 대략적으로 파악이 되어서, 다 분리한 상태에서 스프링을 원래 위치에 넣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작동시켜 보니까 고장나기 전의 상태와 거의 같게 되더군요. 당분간 쓰는데는 지장에 없겠더군요.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해당 부품을 해외에서 따로 파는 업자도 있긴 한 걸 확인했습니다.
가격이 좀 애매해서 실제로 살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죠.
결국 이번에 새로 구입하는 건 잠시 보류하고, 좀 더 천천히 제품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고친 게 얼마나 버틸지 모르는 상황이라 시간벌이를 한 정도라고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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