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이야기는 한치의 거짓말이 없다고는 말을 못하겠지만, 엄혹했던 80년대 국딩으로서 직접 경험했던 일임을 밝혀둡니다.
* 기억의 왜곡과 5%의 MSG가 있을 수 있습니다.
5살에 한글을 마스터한 저는 국민학교에 입학하고 항상 받아쓰기 100점을 도맡아하는 수재였습니다. ㅡ.ㅡ
어느날 전교 천하제일 받아쓰기 대회가 개최되고, 언제나처럼 예고 100점을 선언하고 시험에 임하는데, 그날따라 발음 좋으신 저희 담임선생님이 아니라 옆반 선생님께서 받아쓰기 문장을 불러 주셨습니다.
총 10문항이었었는데, 다른 부분은 별로 문제될게 없었는데, 마지막으로 불러주신 문제가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내비에요." 였습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지만, 열심히 추론을 했습니다. 나비? 매미? 뭘 말씀하신거지...?
한번 더 불러주시기를 기다리는데, 다시금 친절하게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내비에요." 라고 말씀하시는 선생님 앞에서 멘붕이 왔습니다.
소심한 학생이었던 저는 내비가 도대체 뭔가.. 내가 모르는 물건인가, 생물인가 하다가 결국 답안지에 "내비"라고 쓰고 말았습니다.
결국 1학년 재학 중 최초로 받아쓰기 90점을 받게 되었고... 분한 마음이 들어 집에도 하소연 하였지만 부모님은 허허 웃기만 하셨습니다.
오늘 서울 출장왔다가 비행기타고 내려갈랬는데, 왠지 기차가 타고 싶어 기차로 바꿔타고 내려가며 창밖을 보는데 불현듯 잊혀져가던 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 정작 정답은 기억이 안났는데, 선생님이 불러주셨던 것이 "네비(Navigation)"가 아니었을까...
선생님은 미래인이었을지도... 하는 쓸데없는 생각과 그냥 비행기 탈걸 하는 후회를 하다가 노트북 꺼내 뻘글 써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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