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떠난 보낸 후 생활자체는 사실상 많이 어지럽습니다.
누가 뭐라 하지도 않을뿐더러 아이들은 다 성인이 되어 각자 할일이 바쁘니 아비에게 신경쓴다고 해도 ...
어쨌거나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서랍속에서 한가지 물건을 찾았습니다.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
바로 이 물건입니다.
한창 연애하던 시절 저는 학생이고 아내는 직장인이었죠.
저는 문과생이었지만 저런 전자제품도 아주 좋아했고 특히 아기자기하고 작고 깜직한 것들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2년정도 사귀었을 무렵 어느날 아내가 저 워크맨을 선물해 주었을떄 정말 엄청 기뻤습니다.
볼때마다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저는 패기가득한 가난한 학생이었기에 무심한척 돌아서곤 했던 물건이었거든요.
건전지를 넣어 전원을 넣어보니 아예 반응이 없었고 생명을 불어넣어 사용해보자. 그러면서 아내를 느껴보자는 마음으로 아들을 시켜 수리를 해오라 했습니다.
벌써 3주가 흘렀는데 중간에 라디오 칩이 너무 삭아서 문제다 어떻게든 한번 해 보겠다 하는 소식이 들어왔고 어제 최종적으로 수리를 못하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아... 세운상가에서는 저 정도는 어렵지 않게 고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었는데 수리를 못한다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정상작동하거나 부품용으로 나온 동일기종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죠?
저 물건이 꼭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저 물건도 당연히 수명이 있고 저도 영원히 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저 물건도 꼭 살아있었으면 하는게 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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