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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한번 쉬어 갔으니까, 이제는 다시 공부 모드로 전환합니다. 그렇다고 이게 뭐 대단한 공부는 아니니까 맘 편하게 생각하세요. 사실 제가 가르치고 배우면서 한국 사람들이 느끼는 발음에 대한 그 뭐랄까 설명하기 힘든 야시꾸리하고 멜랑꼴리한 그런 강박 아니 뭔가 자격지심 같은 것을 종종 목도하게 되는데요. 사실 발음 좀 구려도 괜찮습니다. 특히나, 영어는 미국이나 영국 같은 국가에서만 사용하는 지역 언어가 아니라, 외려 비영어권 국가 출신 사람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세계어적 개념이 더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진짜 원어민처럼 혀굴러가유 식의 발음 보다는 원어민이든 비원어민 외국인이든 서로 다 소통할 수 있는 발음을 구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나 한국 사람이 실패하는 발음 1위, water를 예를 들어보죠. 저는 이걸 원어민처럼 발음하는 방법은 아는데, 발음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원어민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 사투리식 발음을 말합니다. 한국에서 워터라는 발음보다는 “워러”로 알려진 이 water는 절대로 “워러”로 발음하면 안 됩니다. 그냥 우리 한글 표기대로 “워터”라고 발음하는 게 소통적 측면에서는 훨씬 도움이 됩니다. water가 워러로 들리는 원리는 이렇습니다. wat- 까지 발음하면 “으옽-”가 됩니다. 여기서 잠시 세종대왕님 모십니다. 세종대왕님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 그 모양을 허투루 만드신 분이 아닙니다. ㄱ + 1 = ㅋ ㄷ + 1 = ㅌ ㅁ + 1 = ㅂ or ㅍ ㅅ + 1 = ㅈ ㅈ + 1 = ㅊ ㅇ + 1 = ㅎ 서로 닮은 것들은 발음의 위치가 똑같습니다. 자 따라 해봅시다. “도토리” “도”를 말할 때 혀 위치와, “토”를 말할 때 혀 위치가 똑같고 발음하는 방법도 똑같습니다. 한 끝이 추가될 때마다 거칠어진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죠. 그럼 다시 water로 돌아갑니다. “으옽-”에서 발음을 잠시 멈추고, 혀의 위치를 확인해보세요. 입천장에 붙어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어”를 추가해볼까요? 이 과정을 부드럽게 할 수 있으면 아마 미국인과 비슷한 발음이 구사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애당초 포기했습니다. 우리가 “워러”라고 하는 이 발음은 원어민은 분명히 혀가 천장에 닿았다가 들릴락 말락 하게 t가 d발음으로 났다가 뒤의 –er 발음이 남는데,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포기하세요. 그리고 편한 마음으로 “워터”합니다. 그게 싫으시면 “으와타”도(영국식) 괜찮습니다. 오늘의 팁은 안 되는 발음 억지로 하지 말고 과감하게 포기하기입니다. 정확한 모음 발음이 안 되면, 연음으로 발음할 때 어색하고 억지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귀는, 개인별 차이가 너무 심해서 내 귀에 이렇게 들린다고 그게 진짜 그런 소리가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 들린다고 들리는 대로 발음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아시죠? 그럼 다시 세종대왕님 불러 모시고, 오늘은 자음 편에 들어갑니다. 1편에서 “장모음”을 다룬 것은 사실 장모음만 발음이 어느 정도 되면 상당한 발음 개선 효과가 있어서입니다. 이제는 자음을 살짝 건드려 보겠습니다. 오늘 다룬 내용까지만 잘 소화하면 발음이 상당히 교정될 것입니다. 일단 앞서 세종대왕님께서 자음이란 이런 것이라고 한글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주셨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어려운 자음 발음이 뭐냐고 하면 f와 v발음 th- 발음을 이야기합니다. 저도 그 코스대로 가보겠습니다. 그런데 아까 세종대왕께서 알려주신 꿀 팁 있었죠? “ㅁ – ㅂ – ㅍ”입니다. 이 세 가지 자음은 같은 입모양으로 발음합니다. 영어에는 각각 m –b – p입니다. “므”해보시면, 네, 두 입술이 붙어 있다가 슬쩍 떨어지면서 발음이 납니다. 그래서 이 셋은 쉽게 해결이 됩니다. 남은 것은 우리말에 없는 f와 v 발음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위 이빨이 아랫입술을 깨물듯이 발음하면 됩니다. 한국어에 없는 발음이라서, 순경음 ㅂ(ᄫ)이나 순경음 ㅍ(ᅗ)이 각각 v나 f에 대응한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참고로 v발음은 경상도 사투리로 “와, 더버죽겠네”라고 할 때 “버”의 발음과 비슷합니다. 실제로 이 때 “버”라고 할 때 윗니가 살짝 아랫입술을 건드리고 갑니다. 이 발음은 꼭 구분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이건 따로 더 가르쳐 드릴 방법이 없네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fart[fɑːrt]와 part[pɑːrt]를 둘 다 파트라고 써도, 엄연히 전혀 다른 소리니까, 소통을 위해서는 발음을 훈련하는 게 맞습니다.(어렵지 않습니다. 조금만 신경 쓰면 됩니다) 두 번째 r과 l 발음입니다. 둘 다 “ㄹ”로 대응하는데, 문제는 l을 그나마 괜찮은데, r은 한국어에 없는 발음이라 좀 어렵죠. 간단하게 말하면 r은 혀가 천장에 닿지 않고 “ㄹ”소리가 나게 하면 됩니다. th- 발음은 “드” 혹은 “뜨”로 발음하는데, 조건이 있습니다. 혀를 꼭 깨물면서 하세요. 세게 깨무셔도 됩니다. 자꾸 깨물다 보면 나중에는 안 아프게 깨 물게 되고,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th- 발음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자음은 지금 이야기한 b, p vs v, f 발음과 th-발음, r과 l 발음 이 세 가지만 제대로 구분하면 한국사람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 구분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말에 없는 발음이기 때문이지 다른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좀 못해도 괜찮긴 한데, 이걸 잘하면 상당히 매끄러운 수준의 소통이 가능하죠. 사실 발음의 문제는 문자의 문제가 아니라, 각 언어가 가지는 특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McDonald’s를 예를 들어보죠.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맥도날드”라고 표기합니다. 일본에서는 “마끄도나르도”라고 발음하더군요. 원래 McDonal’s라는 발음에 비해 분명히 “마끄도나르도”보다는 “맥도날드”가 원래 발음에 더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외국사람 귀에는 아마 “마끄도나르도”가 더 친숙하게 들릴 겁니다. 어차피 맥도날드라고 해도 못 알아 듣거든요. 근데 “마끄도나르도”는 일본 문화의 세계 침투로, 슬프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익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한국인은 좀 유리한 게, 원어민의 발음에 듣기에 더 비슷하게 “맥다널즈”라고 표기할 수 있고, 이 정도면 충분히 상대가 알아듣습니다 - 사실은 제일 비슷하게 발음하면 “먹다널즈”입니다. 아마 맥도날드를 “먹다널즈”라고 표기하면, 난리가 날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왠지, 먹는다는 의미가 들어가니 그럴듯해 보이기도 하네요. 보통 한국 사람의 귀에는 Mc가 맥으로 들리지만, 사실 잘 들어보면 “먹”이라고 발음하는 게 맞습니다. 그게 아주 여린 소리이기 때문에, 우리 귀에는 “맥”으로 들리죠. ) 알파벳은 표음문자일지 모르지만, 실제 표기와 발음은 너무 상통하지 않고, 너무나 많은 발음의 예외고 있고, 도대체 똑 같은 단어를 여러 가지로 발음하고, 뭔가 굉장히 귀찮고 구린 언어입니다. 제가 항상 말하지만, 영어가 후진 거지 우리가 후진 게 아닙니다. 무려 100만개의 어휘를 가진 언어입니다. 사용 지역도, 인구도 너무 넓고 많습니다. 그래서 일부 또라이가 아니면, 적당히 이 언어 사용자들은 타협할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우리가 알고 있는 멋진 영국식 발음, 그 실체는 알고 보면 돈 좀 벌기 시작한 영국 평민들이 지들 끼리 멋져 보이게 발음해보려고 원래 있던 발음을 고쳐서 만들어낸 발음입니다. 오히려 미국 영어나 캐나다 영어가 원래 영어 발음에 더 근접합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웹스터라는 양반이, 독립전쟁 후 미국이라는 국가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사전도 만들면서 슬쩍 악명 높은 이 철자를 좀 더 편하게 바꿉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센터가 centre지만, 미국에 가면 center가 됩니다.( 땡큐 웹스터형!) 뭐 영어 발음에 따로 정통 발음이 있고 그런 거 없습니다. 알고 보면 지들도 다 웃기는 짜장이고 짬뽕입니다. 영어는 늘 변하고, 빨리 변하고, 자꾸 변하는 언어입니다. 한국어도 변하고, 일본어도 변하고 세상의 모든 언어는 변하죠. 그 중에서도 특히 빨리 변하는 영어는 우리말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마치 중국어가 국어에 유입되어, 한자 어휘가 우리말에 포함되듯, 영어 어휘도 우리말 여기저기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사실 요즘 아이들 영어 잘하고, 이전 세대 보다 발음 같은 것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훌륭합니다. 다만, 양이의 것이 좋다하여 남용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게 제 바램입니다. 이제 영어는 특정 국가의 언어가 아닙니다. 한국인과 일본인, 한국인과 중국인, 한국인과 브라질인, 한국인과 크로아티아인이 영어로 소통하는 게 어색하지 않은 시절입니다. 좀 투박해도 괜찮습니다. 좀 틀려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굴려서(?) 족보 없는 발음 하는 것 보다는, 그냥 우리말, 우리 문자에서 자연스럽게 쫒아갈 수 있는 수준으로,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알아들어야 하니까, 우리말에는 없지만 좀 특별하게 구분되는 것들은 발음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사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다보면, 특히 우리말에 없는 모음이나 자음 발음을 익히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원어민 수준의 발음도 구사가 가능합니다.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유엔 사무총장 하셨던 반기문님의 경우도 그렇죠. 투박하지만 적절한 어휘와 표현, 액센트 그리고 확실히 구분되는 자음과 모음 발음으로 유창한 영어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죠. 또 김영철(개그맨)이나 아카데미 조연상 노미네이트의 윤여정의 경우도 그러합니다. 두 사람 다 한국인으로 구사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영어를 구사합니다,( 아무래도 살아본 탓인지 윤여정님식의 영어가 좀 더 매력적이고 편안합니다.) 두 사람 다, 자신이 자라는 단어로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옮겨내는 재주가 상당합니다. 김영철은 좀 과장된 면이 있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한국에서 혼자 공부해서 저 정도면 정말 굉장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또 윤여정님은 진짜 외국인이 영어를 구사할 때는 이렇게 하는 게 정석이라고 생각할 만큼 쉽고 편하게 영어를 구사하더군요. 부러웠습니다. 이 글의 결론은 그렇습니다. 1. 영어 발음 구리다고 스트레스 받지 말자! 2. 다만, 현실적인 소통을 위해 몇 가지 모음과 자음만큼은 가급적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을 익혀두자. 3. 정작 크게 쓸모는 없다.(네 정말 쓸모가 없네요. ㅠㅠ) 추천:레드플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vendetta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미니바 신고:미니바 추천:라뿌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efeju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바부돼지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갈라파고스거북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ZeRoTp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바람소리 추천:푸우 추천:릴라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가돌이아빠 추천:우리우리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하늘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vizl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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