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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에 나온 한글학회장님 기고문이라네요.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3855000 기고] 정보의 평등 이룬 한글전용 공문서 최근 신문에는 '농단'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 이 단어의 뜻을 잘 모르는 독자라면 국어사전을 찾아 그 뜻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한글로 쓰니 뜻을 모르지, 그래서 한자어는 한자로 써야 하는 것이야'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농단'을 '壟斷'으로 표기하면 그 뜻이 명쾌할까? 우선 저 획수 많은 글자는 배워서 익히기도 어렵거니와 '언덕 농'과 '끊을 단'이라는 뜻을 안다고 해서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한다'는 의미를 이해할까? 어떤 사람이 높은 언덕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고 물건을 사 모아 비싸게 팔아 이익을 독점하였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명을 들어야 아는 것이다. 한자어라고 해서 반드시 한자로 적어야만 의미가 파악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국어기본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한글은 국어를 표기하는 우리의 고유글자임을 밝힌 국어기본법 제3조와 공문서의 한글전용 작성을 규정한 제14조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한글은 우리의 고유글자이며,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춰 한글로 작성하도록 하면서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려운 경우나 전문어, 신조어는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어를 병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공문서를 한글로 작성하는 것은 공적 영역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확보하고 효율적·경제적으로 공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며, 국민은 공문서를 통해 공적 생활에 관한 정보를 얻고 자신의 권리, 의무와 관련된 사항을 알게 되므로 국민 대부분이 이해할 수 있는 한글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자어를 굳이 한자로 쓰지 않더라도 문맥으로 뜻을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뜻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또는 전문용어나 신조어는 괄호 안에 한자를 같이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은 우리의 글자생활에서 한글만 쓰는 것이 편리할 뿐 아니라 누구나 글자를 통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시대적인 흐름을 받아들인 것이어서 환영할 만하다. 실제 우리가 한글만을 쓰는 것은 국어기본법이 강요해서가 아니다. 한글만 쓰는 것이 편리하고, 자연스러운 글자생활이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한글만 사용하는 것은 온 국민이 함께 누리는 글자생활의 평등이기 때문이다. 만약 일상 글자생활에서 국한문혼용을 한다면, 글자생활에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한자를 섞어쓰면, 한자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에 정보량에서 큰 차이가 생기고, 글자생활의 평등이 깨진다. 만약 신문, 공문서 등에 한자를 섞어쓴다면, 국민 상당수는 일상생활과 행정의 수많은 정보에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이는 정보가 생명인 현대 사회에서 시대를 거꾸로 가는 일이다. 한자 해독률이 낮은 상황에서 신문이 한자를 섞어쓴다면 독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인터넷신문 기사와 거기 딸린 광고에 한자를 섞어쓴다면, 그 신문과 광고는 문을 닫을 것이다.한글전용은 글자생활의 과학화와 정보화를 위해서도 가치가 있다. 컴퓨터 문서작성이나 휴대전화 문자전송에 한자를 섞어쓴다면, 그 불편함은 충분히 짐작할 것이다. 최근 수십 년간 국어 정보화가 국민들의 언어생활을 윤택하게 하였다. 여기에 한글이 얼마나 크게 기여했는가는 휴대전화 사용자라면 누구나 아는 일이다. 국한문혼용을 주장하는 일은 현대 과학화와 정보화 사회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되돌리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합리적인 글자생활을 멈추고, 평등한 글자생활을 불가능하게 하는, 글자생활의 정보화와 과학화를 가로막는 국한문혼용 주장으로 국력을 낭비하는 논쟁은 더는 없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뜻에서 헌법재판소의 한글 정책에 대한 결정을 환영한다 추천:복합기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vendetta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좋은하루님이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추천:치즈버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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