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무리 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드라마라고 하지만, 보면 볼 수록 현재의 우리 모습을 그대로 투영을 하는군요.
문자를 독점해서 권력을 유지하는 사대부 체제의 병폐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온 백성이 배울 수 있는 쉬운 글자를 만들어보겠다는 세종.
쉬운 글자가 반포되면 누구나 글을 읽고 쓰게 되어, 평민이나 노비들도 벼슬길의 기회가 열리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자신들의 통치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 무서운 밀본.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관료들이 나라야 망하건 말건 집단으로 등원을 거부.
세계의 중심인 중국 중심의 국가기틀(이라고 하지만 자신들의 통치 기반)이 흔들릴까 두려워하는 사대부와 밀본.
모든 이에게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먼 미래의 찬란한 국가 부흥을 도모하는 세종.
모든 게 나라와 백성을 위한 것이었다고 외치던 소리는 표면적인 외침에 불과했고 결국 그 밑바닥에는 백성들이야 어찌되건 말건 자신들이 집권을 하겠다는 밀본과 사대부.
대부분의 백성은 먹고사느라 바빠서 시시비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무지함을 유지.
드라마를 보면서, 요즘 의료계 상황에 맞춰봐도 고개를 끄덕끄덕, 정치 상황에 맞춰봐도 끄덕끄덕.
참 잘 만든 이야기라는 생각과 함께 500년이 지나도 바뀐 게 없는 정치권과 기득권의 모습에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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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대사는 밀본 본원이 "글은 소양을 갖춘 사람이 써야 하는 것이다. 누구나 읽고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면 그 글은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글자란 그렇게 위험한 것이다."
이부분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소양이 안되는 사람이 글 쓰는 법을 알게 되어서 엉터리같은 기사나 양산하는 기자가 된다거나, 다른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까지 하기도 하는 악플러가 존재하는 모습을 볼 때, 과연 글을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도 헷갈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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