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집에서 홈서버로 라즈베리파이를 씁니다. 그리고 최근에 성능이 많이 향상된 라즈베리파이 4로 교체했습니다. 라즈베리파이 4는 usb 3.0 포트가 있습니다. 나스로 쓰고 있고, 토렌트 다운로드도 받고 있다 보니 3.5인치 외장하드를 usb 3.0에 꽂습니다.
근데 이놈이 시간이 좀 지나면 마운트가 풀립니다. usb 2.0에 꽂으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꼭 3.0에 꽂으면 마운트가 풀립니다. 3.5인치 하드라서 외장 전원을 쓰고 있기 때문에 전원 문제는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구글링을 해 보니 유사한 문제로 여기저기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대답을 요약해 보자면....
* 3.5인치 외장하드는 모터 구동을 위해서 12v를 사용한다. 이건 꼭 어댑터가 필요하다.
* 근데 usb 연결에서도 데이터를 제대로 읽으려면 5v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 이 5v가 충분히 들어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유전원 usb 허브를 이용하는거다.
그래서 유전원 usb 허브를 검색합니다. 제일 싼건 만 5천원 정도 하는군요. 주문을 넣습니다. 그런데 검색하는 도중에 뭔가 이상한걸 발견합니다. usb 허브에 들어가는 전원은 5v 2a.... 근데 어떤 허브를 보니까 어댑터를 안주는 대신에 usb 허브에 마이크로usb 포트를 만들어 놨네요. 필요하면 여기에 usb 충전기 꽂아서 전원으로 쓰랍니다. 생각해보니 허브는 안되는 usb 5포트 충전기가 출력이 5v2.1a..... 어라?
바로 회사에 있는 usb 허브 뜯고, 허브 내부에 전원 커넥터 뚜껑 뜯어내고, 간당간당하는 usb 케이블 하나 찾아서 아마도 커넥터 쪽 접촉이 불량일테니 과감하게 한 뭉탱이 싹둑 잘라서, 피복 벗기고, usb 충전기에 연결한 다음, 피복 벗긴 전선을 조심스럽게 커넥터에 연결.....
되는군요. 허브에 전원도 들어가고 충전도 됩니다. 이거 확인하고, 바로 usb 허브 주문 취소했습니다. 이제 저래도 집에 들고 가서 조심스럽게 납땜질만 해 주면 되겠네요. 여기까지 확인하는데 한 15분......
다 해 놓고 보니 괜히 허탈합니다. 근무시간에 일하다 말고 이게 뭔 짓을 하고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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