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종종 아파트 건설 현장에 일용직으로 알바를 다녔더랬지요.



어느 날 현장에서 소장 쯤 되는 아저씨가 플래카드를 건네주더니 따라오라고... 

그렇게 따라간 곳은 아파트 13층 쯤 되는 곳이었는데 

공사중이어서 콘크리로 벽만 있고 겉에는 비계(이게 아시바라고 하는 거 맞죠?) 구조물만 격자로 쳐진 상태였죠. 



거기서 분양 안내 문구가 적힌 그 플래카드를 비계를 타고 밖에 매달린 채로 

잘 보이게 게시하라더군요. 



무서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이게 웬만한 높이를 넘어서니 별 감흥이 없더라구요. 

스스로도 뜻밖인 게 그냥 무덤덤하게 매달고 나왔습니다. 



소장이 이거(비계) 계속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더군요. 

웃으며 넘겼습니다만 솔직히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점심시간에 그 높이에서 수직 봉에 발을 X자로 걸친 채로 

가로 봉에 누워 주무시는 비계 작업 하던 아저씨를 보니 

저렇게까지는 못하겠다 싶어서 말았지만 

그때 진로를 바꿨더라면 돈 좀 벌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