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까 옆동네에서 쓴 글인데요..아무래도 투피분들과 생각을 좀 나누고 싶어서 옮겨왔습니다.

사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공정한 채용과는 좀 다른 문제기인 한데요..그냥 어쩌다보니깐 두개를 섞어서 글을 써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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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것과 관련해서 어떤분이 매우 분개해서 쓴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요지는 죽도록 공부해서 정규직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아직도 못들어간 사람들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쉽게 뽑힌 (노력을 상대적으로 덜한) 비정규직들이 그냥 정규직으로 전환되는건 부당하다는 취지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좀 과격하게 쓰셨었지만, 큰 줄기는 위와 같았습니다.



저는 그분이 표현을 약간 점잖게 하였으면 이에 동조하는 분들이 좀 더 많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글 쓰신분의 의견이 아주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공정성"을 어떤식으로 이해할것인가에 대해서 약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100명이 어떤 공사의 정규직에 입사하고 싶어하는데, 정작 거기서는 10명밖에 안 뽑는다고 할 때 어떤식으로 10명을 뽑는게 과연 "공정"한 것일까요?



일단 그 일을 하는데 필요한 능력이 안되는 사람은 안뽑는게 기본이겠지요. 

만약 그 일을 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지원자 100명중에 60명정도가 가지고 있다고 하면, 60명중에서 채용을 하는게 맞겠지요. 

그럼 60명중에서 10명을 어떤식을 뽑는게 "공정"한 것일까요?

지금은 일단 "노력"을 많이 한 사람을 뽑습니다. 

업무와 별로 상관이 없지만 각종 시험을 봐서 한문제라도 더 맞은 사람을 뽑는게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맨 처음에 이야기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에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나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공정한 채용의 기준이 "업무의 적합성"이 아니라, "노력"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원자 100명중에서 60명이 업무를 하는데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면, 

60명중에서 죽도록 경쟁시키고 노력시켜서 업무과 별 상관도 없는 점수를 1점이라도 더 얻은 사람 10명을 골라서 뽑는게 정말로 "공정"한 것일까요? 

그리고 그게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인지 저는 좀 확신이 없습니다.



그럼 어떤식으로 10명을 뽑는게 좋을까요..저는 약간 황당할 수도 있는데 다음의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공정"하다는 것을 이런식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데 필요한 능력이 되는 사람들에게는 동등한 확률로 기회를 준다." 

결국 100명중에서 60명이 그 일을 할만한 능력이 된다면 (이걸 알아내려면 시험같은게 필요하겠지요,

다만 등수를 내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자격이 되는지 아닌지를 알아보기 위한 시험입니다. 즉, 상대평가가 아닌거지요), 

그 다음에는 그냥 "추첨" (정말로 부정이 없이 공정한 추첨)으로 10명을 뽑는겁니다.



모든 채용을 이런식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무한경쟁해서 조금이라도 더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하는 분야가 분명 있습니다.

예를들면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면 100m 달리기하는데 10초 이내면 무조건 뽑아서 추첨으로 대표를 정할수는 없지요.

그 분야는 9.9초보다는 9.8초하는 사람을 뽑는게 공정한거지요.

다만 달리기 선수 뽑는데 영어시험봐서 1점이라도 더 높은 점수 받는 사람을 뽑는건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아무리 100m 달리기 선수를 뽑는다고 해도 어쨌든 영어점수를 1점이라도 더 높게 받으려면 분명 노력도 더 많이 했을테니깐 노력한 사람을 뽑는게 "공정"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나요?



제가 보기엔 지금 많은 분야의 채용도 비슷해보입니다.

"노력"한 사람을 뽑는게 "공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업무와 큰 연관이 없는데 어쨌든 1등부터 10등까지만 뽑아야하니깐 업무와 별 연관이 없는 시험을 봐서 뽑는 방식이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고,

그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특히 그나마 취업을 하는 10등까지는 그나마 괜찮지만, 나머지는 너무 낭비잖아요)



취업의 기준을 "업무를 할 수 있는 능력 혹은 자격"으로 생각한다면 사실 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느냐에 대한 불만도 조금은 달라질거라고 봅니다.

얼마나 "노력"을 해서 입사했는가가 아니고, 업무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가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하겠지요.



저는 이미 직장생활을 18년가까이한 노땅이라서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20대분들의 생각과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저희 큰애도 이제 몇년 지나면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을 알기에, 현재 청년 취업문제를 남의 문제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