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마트에 갔었습니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나선형 진입로에 차들이 많이 막혀 서 있더군요. 

앞차 따라서 조금씩 브레이크 밟았다 풀었다 하며 내려가는 중이었어요. 

좀 지루하던 차에 하~~~~품이..... 

그 순간 몸에서 힘이 좀 풀렸나봐요.



하~~~~~ㅍ...콩!?

입 찢어지게 하품하는 중에 뭐지 싶은 미세한 충격이...!

깜짝 놀라 앞차를 보니 운전자 분이 창문을 열고 뒤를 돌아보시네요. 

얼른 차에서 내려 앞차 운전자에게 실수했다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그분이

"아~ 네~ 괜찮아요!"

라고 하시네요.



차들이 이동 중이라 어쩔 수 없이 제차로 돌아왔고 

막혔던 주차장에 여유가 생기면서 앞차도 저도 비슷한 위치에 차를 세웠습니다. 

주차하고 후딱 차에서 내려 그분에게 가보니

뒷범퍼를 살펴보고 계시더군요. 

"괜찮으세요?"

라고 죄송한 자세로 여쭤봤더니

"네. 원래 범퍼에 흠집이 있었던 거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라고 말씀하시네요. 

더욱 죄송했던 건 차에 딸로 보이는 초등학생이 타고 있더라구요. 



요즘 세상에 워낙 스치기만 해도 드러눕는 사람들 얘길 많이 들어온지라 

미안함과 고마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마트를 돌면서 약소하지만 인사로 건넬 빵을 좀 사서 주차장으로 다시 갔는데

이미 장 다 보고 떠난 뒤더군요.

저도 개인적으로 범퍼는 그냥 범퍼일 뿐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기는 흔치 않은 일이라 지금도 고맙고 미안하고 그러네요. 

그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여기에 글로라도 남깁니다. 



PS.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