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마을에서 만난 두 할머니.
1. 나이는 60 중반 되었을까. 컬러 셔츠에 청바지 차림. 450년 되었다는 집의 정갈하게 정리된 마당에서 외국인이 섞인 탐방객들에게 한국어, 영어, 몸짓 섞어서 열심히 설명해 주시고 할아버지는 마당 한쪽 의자에서 그 모습를 보고 계신다. 일군의 탐방객들이 몰려 가고, 귀찮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국을 찾은 손님이고, 우리 동네를 찾아 온 손님인데 반갑게 맞고 열심히 설명해 주는 게 당연하다고.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차 한잔 얻어 마시고 나왔다.
2. 나이는 82. 할아버지는 먼저 가시고 혼자 사시는 권씨 할머니. 그 연세에도 160은 되어 보이는 키. 시집 왔을 때는 동네에서 제일 크셨다고. 골목 안의 조그맣고 살림하는 티가 나는 초가집이라 들어와 보는 이가 없는지 집 앞에 나와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지식자랑을 하신다. 딸은 서울에 살고 아들은 미국에 산다. 손자가 하버드와 예일에 다닌다고 집에는 학교 깃발을 걸아 놓으셨다. 미국 가 봤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자 뉴욕, 워싱턴, 시카고, 보스톤, 토론토 등등등 다녀오신 도시 자랑이 늘어지신다. 자식들이 서울 오라 미국 오라 하는데 자식들 간장 된장 걱정에, 열몇시간 비행기 탈 걱정에 고향에 사시는 할머니. 경주말로 속사포같이 쏘아대시는 통에 옆에 있던 아들 녀석은 한마디도 못알아듣겠다고.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고 돌아 나오는데 등에 대고 마지막 한마디. "우리 아들 효자인더" 아마도 그 말이 하고 싶으셨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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